일기
일기
  • 편집부
  • 승인 2017.07.13 15:49
  • 호수 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쁨

오래두 걸렸네, 학교 문덕을 넘는데 이렇게 좋을수가 있을까

이제 내 이름을 쓸 수 있어.

어디가는 시내버스인지 난 알지

길가에 간판도 내손안에 있소이다.

저녁먹고 누우면 천정을 기어다니고

그놈을 붙잡어다.

여보 사랑해 써본다

김옥순(59, 장안 장안, 흙사랑 한글학교)

눈물

나도 모르게 흐는 눈물

흙사랑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얼마나 다니고 싶던 학교이던가

얼마나 배우고 싶던 한글이던가

학교가는 날이면 버스타러가는 먼길도 한걸음에 달려가네

조옥(77, 보은 교사, 흙사랑한글학교)

나는 몰라

차라리 도둑질이라면 야밤에 훔치러라도 가려만

왜그때 학교에 가지않았는지 나도 몰라

밥 굶지 않을 만틈은 살았는데

아버지 왜 절 학교에 보내주지 않으셨나요

그때 학교 간다고 떼라도 쓸걸 왜 안그랬는지 나도 몰라

이금순(82, 보은 장신, 흙사랑 한글학교)

어려워라

왜 이리 어려운건가 한글 깨우치기가

보고 들어도 자꾸만 잊어버리네

한귀로 들어와 한귀로 나가 버리는

얄미운 한글아

이제 5년의 세월 화살처럼 굴러가고

그래도 고생 헛되지 않아

새벽럼 어렴풋이 다가오는 반가운 한글아

강정자(76, 보은 교사, 흙사랑한글학교)

소개

남자 여자 만나는 것도 소개

맘에 드는 땅 사고파는 것도 소개

쌀 보리 파는 일도 소개

하고 많은 소개중에 이웃집 예쁜아가씨가

흙사랑학교 소개해 주었지

소개받은 후에도 기읏기읏

몃날몃달 벼르고 별러 어렵게 어렵게 흙사랑 만났네

조성자(73, 보은장신, 흙사랑 한글학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