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은 정원(庭園)이다
김천은 정원(庭園)이다
  • 편집부
  • 승인 2017.07.13 15:39
  • 호수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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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희 종 (정스웰)

지난 7월 2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법륜스님의 정토회에서 추진한 평화통일 기원 10000일 수행 결사중, 9100일을 마무리하는 회향식과 새롭게 100일 수행을 다짐하는 입재식에 다녀왔다. 전국의 정토법당 6천여 도반들이 모였는데, 보은에서 4명이 동행했다.

보은을 출발해 고속도로를 거쳐 김천IC를 나오자마자, 우측에 '김천은 정원(庭園)이다'는 슬로건이 눈에 선명하다.

김천체육관에 이르는 도로변에는 조선소나무의 자태가 제멋을 뽐낸다. 체육관과 부대시설인 예술회관 주변에는 온통 직경 30-40센티미터의 아름드리 70-80년생 조선솔이 웅장하다. 체육관이 2000년 완공되었다는 시설안내판을 보고 감탄했다. 벌써 17년전에 김천시 전체를 조경하겠다는 계획과 그 핵심을 조선솔로 채웠다는 것이 우연이 아닐게다. 체육관은 그저그렇지만, 세월이 갈수록 금덩어리로 변할 조선솔이 부럽기만하다.

김천 조선솔의 백미는 김천시내로 진입하는 6km이다. 진입로의 중앙경계선은 아담한 반송과 유사한 크기의 조선솔로 배치하고, 양쪽 가로수는 각양각색의 조선솔이 늘어서있다. 운전에 지친 방문객에게 상쾌한 풍광을 제공하여 김천에 대한 감탄이미지를 도장찍게 만든다.

지난 6월 29일에는 '함께하는 충북 보은군 현장간담회'가 대추연구소에서 있었다. 대부분 청주에서 오신 민관합동 위원들이어서, 청주IC에서 청주시내 진입로 4km의 플라타너스 가로수와 속리산에 방문하는 보은군 진입로의 부실한 가로수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즉, 산림이 황폐했던 1960-70년대에는 청주가로수길이 전국의 유명한 영화촬영장소 또는 연인들 데이트코스로 각광을 받았지만, 지금은 플라타너스의 꿀밤같은 열매에서 펄펄 날리는 보푸라기로 인한 알러지 부담 때문에 대부분 시민으로부터 외면받고, 가을이면 다른나무의 몇배에 이르는 엄청난 낙엽 때문에 청소에 골치아픈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런데 최근 8차선 확장공사를 하면서, 또다시 어린 플라타너스를 식재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초·중·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퇴출된 폐목을 신주 모시듯하는 청주시의 전향적인 자세변화를 촉구했다. 청주의 진입로는 충북의 진입로를 대표해서 상징성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보은군도 속리산에 이르는 다양한 진입로 어디에도 제대로 조성된 가로수가 없다. 봉황-가고-원평의 도로변과 보은-송죽-원남 도로변에는 살구나무가 조성되어 있는데, 요즈음은 살구 떨어진 난장판에 무단주차와 살구채취로 인해 위험하기까지 하다.

또, 아름드리 은행나무를 잘라내고 식재한 구인-장안-상장의 도로변의 대추나무는 고사 직전의 비참한 모습이다.

여기저기 배치된 벗나무도 의문이다. 진해의 군항제, 여의도 벗꽃길, 무심천 벗꽃보다도 늦게피는 보은의 벗꽃이 무슨 경쟁력이 있나? 수십년 지난 뒤에 장작밖에 안되는데 -----.

미원-보은간 4차선변의 가로수는 2012년 개통이후 지금까지 가로수를 매년 바꿔가며 짬뽕으로 보식하고 있다. 군청으로 들어서는 진입로는  개청당시 조성했는지 플라타너스가 흉물스럽게 버티고 있다.

가로수를 비웃듯이 보은을 상징하는 나무는 개나리이다.

말만 풍성해서 명품 속리산에 보은관광지라지만, 부끄러운 일이다.

반면, 속리산 뒤쪽에 한다리 걸친 괴산군을 살펴보면, 괴산 시내를 관통하는 주요도로는 4-8차선으로 소통이 원활하다. 최근에 괴산읍내에 식재한 가로수는 조선솔이다. 신축한 괴산군청과 체육관 주변도 김천을 벤치마킹했는지 온통 조선솔이다. 괴산의 산막이 둘레길을 찾는 관광객은 이미 속리산보다 많다. 세월이 가면 조선솔이 명품으로 변해 괴산군의 속리산이 될 수도 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보듯이, 긴 호흡으로 펼치는 군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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