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주년 기획 특집 ③ 2014년 발 공약 점검 (군수 편)
창간 8주년 기획 특집 ③ 2014년 발 공약 점검 (군수 편)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7.06.29 11:03
  • 호수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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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공약사업 정작 시행위한 최종본에서 제외시켜 아쉬움 남겨
오는 7월 1일은 군수 등 자치단체장과 의회의원까지 내손으로 뽑은 지방자치 부활 22년을 맞는다. 22주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과연 우리지역의 자치는 성숙했나? 지역을 위해 일하겠다고 자청하고 출마했던 선출직들은 진정 지역을 위해 일을 했을까? 하고 군민들에게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아마도 상당히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자질논란에 인기영합, 공무보다는 표를 의식해 사적으로 편향되게 공무를 보는 등 선출직들의 성적표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6월 18일로 본보는 창간 8주년을 맞는다. 본보는 이번 창간 8주년 기획으로 우리지역의 자치 성적표는 어느 수준일까 평가하고 2018년 치러질 지방선거를 겨냥하고 있는 출마예정자의 면면을 살펴보고 우리지역의 미래 비전을 담을 수 있는 정책을 출마자가 던져주는 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주민이 중심이 되어 고민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편집자)

민선 6기 3주년 공약이행률 보은군은 '모두 정상'으로 평가

민선6기 보은군은 2014년 지방선거 직후 정상혁 군수가 제시한 공약을 검토해 최종 36개 사업을 확정했다.

현재 보은군이 공약으로 관리하고 있는 사업은 △농업의 6차산업화 기반육성 △한우 사과축제 △농촌 부족일손 지원사업 확대 △개방화 시대 지역특화농업 육성 △속리산 산약초 걷기대회 △농촌용수 개발사업 △전국 제1의 현장학습 체험장 조성 △삼년산성 고분군 역사테마공원 조성 △속리산 바이오휴양밸리 조성 △속리산둘레길 조성 △달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 △보은산업단지 조성 및 분양 △병무청 사회복무교육원 건립 △보은읍 도시가스 공급 △경제살리기 태양광설치사업 △노인여성복지 확대 △장애인복지확대 △다문화가정 정착자립 지원 △청소년문화서업 확대 △응급환자 이송체계 구축으로 생명구조 △노인치매예방 주간보호센터 운영 △보건소 시설현대화 △보은군 전 지역 상수도 보급 △회남 마을하수도 정비사업 △오지마을 사랑택시 운행 △재해예방을 통한 안전한 보은 만들기 △소각로 및 생활자원회수센터 설치사업 △기간 도로망 확충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 △항건천 하천환경 조성 사업 △안전한 보은 만들기 기관단체 안전협의회 운영 △재해위험 저수지 정비사업 △재해대비 수리시설 개보수 사업 △보은읍 취약지 지역개발사업이다.

내용 좋았던 공약 군 공약 관리에선 빠져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선택할 때는 잘 모르는 경우 선거공보물에 제시한 공약이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민선6기 정상혁 군수의 선거공보물에는 적시됐던 상당수 좋은 공약들이 있었다. 실제 군수로 취임하면서 관리공약에서는 빠져있는 사업들이 있다.

농업 6차산업 기반 육성사업 중 1차 생산분야에 농업소득 연간 1억원 선도농가 200호 육성 공약이 있었다. 1년 12개월 중 봄에 씨를 뿌려 가을에 수확한 농산물 1년을 살아야 하는 농민들에게 농업소득을 높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가격 폭락으로 생산원가도 못건지는 사정의 농민들에게 연간 농업소득을 높이는 일은 농민이나 농업을 지원하는 행정기관의 과제이다.

농업소득 1억원 선도농가 육성은 그만큼 부농으로 잘사는 농촌을 만들 수 있는 공약이었지만 최종 관리공약에서는 제외됐다.

읍면 1개이상 특화품목 집중 육성도 마찬가지다. 수한 오이가 지역 특화작목으로 자리잡은 것처럼 탄부 양념 작목, 회인 마늘처럼 지역 특화품목은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이 됨으로써 농가의 소득향상을 꾀할 수 있는 사업이었지만 역시 군의 공약사업에는 빠져있다.

정 군수의 공약 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 사업 중의 하나였던 로컬푸드 사업이 공약 사업에서 몽땅 빠진 것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선거 공보물을 통해 당시 정상혁 후보는 로컬푸드 지역시스템을 위한 식자재, 농민, 기업, 학교, 보은군이 협의체를 구성하고 20억원을 들여 보은농특산물 로컬푸드 판매장을 설치한다고 적시했다.

지방선거가 2014년에 있었으니까 당시 지자체마다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가고 있는 중이었다. 만약 이 사업을 공약으로 관리했다면 보은군에도 로컬푸드 판매장이 개설돼 지역농민들이 생산한 우수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함으로써 유통비용을 줄이는 등 많은 효과를 절감할 수 있었을텐데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로컬푸드 사업, 보은군 아직 손도 못대

로컬푸드 사업이 일반화된 것은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본보도 2009년 창간하면서 전국의 지자체 사업 중 선도적인 사례를 보도했는데, 당시 로컬푸드 사업으로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전북 완주군의 로컬푸드 시스템을 취재한 바 있다. 충남 홍성, 서천 등지에서 선도했던 로컬푸드 사업은 현재 나비효과처럼 번져나가 일반적인 사업으로 정착되고 있는 중이다.

우리지역과 가까운 옥천군은 물론 상당산성 가는 길에서 볼 수 있는 청주시 낭성면에도 로컬푸드 매장이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보은군은 아직 이같은 매장을 볼 수 없다. 채소만 본다면 농민들이 생산한 것을 직접 가지고 나와 판매를 하는 노점은 있지만 시장에서 파는 채소의 상당 부분은 대전 도매시장에서 경매를 받은 제품들이다. 농민들도 대전 도매시장으로 유통시키는 것이 일반화됐다.

농협의 하나로마트에도 보은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거의 없다. 보은이 농업군인데도 불구하고 보은산은 찾아보기 힘들고 오히려 외지산이 판매대를 점령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광경을 농업군인 보은군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보은농협 중앙지점 뒤에 있던 하나로마트를 보은읍 교사리로 이전 신축할 때 시장 상인들의 반대하자 조합장은 마트 내에 일정 부분은 지역 농민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파는 로컬푸드 코너를 개설하겠다는 조건을 달았으나 이전이 확정된 후 보은농협의 이 공약은 은근슬쩍 사라졌다. 이후 이에 대해 이의제기하는 상인이나 농민, 조합원도 없다. 그만큼 로컬푸드 매장에 대한 보은군민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로컬푸드 유통시스템이 갖춰져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는 물량만이라도 지역에서 공급이 이뤄진다면 농민이나 상인이나 유통비용 부담없이 안정적인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농민들이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보은으로 낼 것인가, 대전으로 낼 것인가, 구리로 낼 것인가를 재지 말고 보은이 100원 더 싸게 먹히더라도 지역으로 낸다면 연중 안정적으로 팔 수 있는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 상하차 비용 및 유류대, 포장비용 등 유통비용 감소에 고정납품처까지 확보하는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농민들에게 이익이다. 100원 더 비싼 가격에 살 수도 있지만 살아있는 모양 유지를 위해 신선제가 투입되지않은 채소를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자도 이익이다. 서로가 이익인 것이다.

이제 보니 위안부 소녀상 건립도 공약사업

위안부 소녀상 건립사업은 당초 선거공보물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사업이다. 하지만 정상혁 군수 취임 후 공약사업을 정리하면서 전국 제1의 현장학습 체험장 조성사업에 위안부 소년상 건립사업을 슬쩍 끼워넣었다.(▶사진 참조)

▲ 정군수 취임 후 현장학습 체험장 조성사업에 위안부소녀상 건립사업을 끼워넣었다.

당초 선거공보물에는 전국 제일의 바이오산림휴양밸리 완공이라는 제목으로 체류형 친환경 산림, 치유, 휴양전문시설 57동 건립, 속리산 지역 유기농식당화, 법주사템플스테이와 연계, 탄부면 친환경쌀단지 유기농화, 산외면 충북알프스·속리산바이오산림휴양림 내 산채재배 단지화만 적시했다.

그러나 2014년 7월 정 군수 취임 후 공약 최종본인 '민선6기 보은군수 공약사업 추진계획서'에는 전국 제1의 현장학습 체험장 조성이라는 제목의 공약으로 조정되면서 위안부 소녀상 건립을 끼워넣은 것이다. 이 과정을 유추해보면 선거 당시에는 지역주민들이 위안부 소녀상 건립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확인이 안되고 또 전국적으로도 소녀상에 대한 인식이 안됐던 상황에서 만약 이 사업을 공약으로 적시했다가 당선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당선된 후 끼워넣은 것 아닌가 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사실 우리고장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홀로 지내고 있는데도 그동안 지역사회단체에서 소녀상 건립에 대해 일언반구 논의 한 번 없었다. 그러다 올해 어느날 뜬금없이 소녀상 건립 건을 들고나오니까 뜻있는 주민들도 의구심을 가졌었다. 이제야 얽혀있던 퍼즐이 풀린다.

어쨌든 우리고장의 위안부 소녀상 건립사업은 학생들, 선생님의 기금 모금활동 등까지 확대되는 등 전군민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돼 1억원을 목표로 했던 건립기금 목표액도 거의 달성됐다.

군민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한 것은 아니겠지만 정 군수는 손안대고 공약사업 한 건을 완료할 수 있게 됐다.

국가 및 민선5기 사업 포함해 공약 이행률 높여

국가 및 민선 5기에 추진했던 공약사업이 민선6기 공약 사업에 포함됨으로써 정 군수의 공약 이행률을 높이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어촌공사가 시행하는 상궁·삼가·임곡저수지 중개설사업과 대전국토관리청이 시행하는 국도 4차선 사업, 병무청이 시행하는 장안 서원리 사회복무교육원 건설 등은 이미 예산이 반영돼 집행되고 있는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2014년 7월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민선 6기 이전, 2013년 이전에 사업이 확정돼 추진 중인 사업도 다수가 민선 6기 공약에 포함됐다.

창리·삼산·삼승·속리산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은 2010년에 사업이 확정된 것들로 민선 6기 이전에 이미 창리와 삼산 재해위험지구 사업은 공사를 완료한 상태였다. 또 삼승은 공사를 진행 중이었고 속리산은 용역 중이었다. 또 노후된 양수장 등 수리시설을 개보수해 주민 영농편익을 제공하겠다던 재해대비 수리시설 개보수 사업도 2012년 확정돼 사업이 추진 중이었다.

스포츠파크 조성사업과 달천 고향의 강 정비 사업은 2011년부터 추진된 사업이고, 소각로 및 생활자원순환센터 설치사업은 2012년 1월부터 추진된 사업이다. 보건소 시설현대화 사업과 보은산업단지 조성 분양도 2013년부터 추진된 사업이다.

이같이 스포츠파크조성, 속리산 바이오휴양밸리, 달천 고향의 강 사업, 항건천 환경조성사업 등도 예산까지 확보돼 정상 추진되고 있는 사업들까지 공약에 포함시킴으로써 민선 6기의 공약 이행률을 그만큼 높이고 추진하는데 부담이 없는 결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보은군이 지난 5월중순경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공약사업에 대해 공개했는데, 79.6%를 달성하고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5개 분야 36건 공약사업 중 올해 1/4분기인 3월말 기준으로 16건을 완료하고 20개 사업은 정상추진 중이라는 것.

완료된 사업은 농촌용수개발, 스포츠파크 조성, 속리산둘레길 조성, 오지마을 사랑택시 운행, 보은군생활자원순환센터 건립, 보건소 시설 현대화 사업 등 지역경제 활성화 및 주민생활과 밀접한 16개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민선6기 임기 4년 중 1년만 남았다. 남은 기간 추진 중인 공약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및 경실련에서 공식적으로 평가해 우수, 미흡, 부진 등으로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공약 이행은 하겠지만 공약을 몇 퍼센트 달성했다는 이행률보다는 공약의 세부사업내용이 얼마나 충실하게 세워져 있는지, 그리고 그 세부적인 공약사업이 완료된 후 주민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으로 공약을 평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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