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분교 폐교 물건너 가
삼가분교 폐교 물건너 가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06.22 11:16
  • 호수 3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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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만장일치 폐교관련 투표권 행사 않겠다 포기

삼가분교 폐교문제가 학부모들의 '찬반투표 거부권' 행사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보은교육청은 2018년 3월 1일자로 삼가분교를 폐지할 계획을 수립하고 학부모 및 주민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6월 15일, 삼가분교 학부모회의를 통해 '폐교 관련 투표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들은 "폐교가 아니더라도 큰학교를 원하면 지금이라도 전학가면 그만이다. 전학은 언제든 선택할 수 있는 문제이고, 폐교와는 별개의 문제이다"고 말했다.

현재 삼가분교는 총 4가정의 아이들 중, 2가정이 청주와 보은읍을 생활권으로 두고 있다. 삼가분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청주와 보은으로 전학가면 그만인 것이다.

무엇보다, 70년의 역사를 가진 삼가초를 소수의 학부모가 투표로 폐교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자신들의 범주를 넘어선 영역이라는 것이다.

또한 작년과 재작년에 2가정이 이사를 오고, 나머지 2가정은 올해 삼가리로 이사를 와 지역생활을 한지 얼마되지 않은 이주민(?) 4가정이 결정하는 것은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몫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그동안 학교를 살리기 위해 마을주민과 동문들이 힘을 모으고, 산촌유학과 내실있는 작은학교 교육프로그램의 성과를 생각하지 않고 4가정에 결정권을 맡기는 것은, 교육청의 무책임한 자세라는 것이다.

학부모회는 보은교육청의 '농촌학교 적정규모화' 계획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작은학교의 장단점을 설명한다고는 했지만, 폐교를 전제로 둔 설명회였다"고 꼬집었다. 80년대 적용되던 교육부 통계방식으로 삼가분교를 재단하고, 폐교에 대한 청사진은 있지만, 학교유지에 따른 교육발전 계획이 부재하다는 것은 폐교를 전제로 두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수정초로 통합된다고 해도, 교육청이 주장하는 적정규모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어서 명분이 부족한 폐교논의라는 것이다.

이어, "작은학교의 학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보통의 학교처럼 떡볶이집이나 햄버거 하나 사먹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학부모회가 할 수 있는 정기적 모임을 갖기로 했다. 작은 실천으로 간이 떡볶이집을 열거나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학부모 참여할동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통폐합 논의로 작은학교에 대한 장단점을 충분히 고민하는 자리가 됐다. 앞으로 학교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지역과 마을이 함께 하며 순환과 공생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보은교육청은 2020년까지 삼가분교, 송죽초, 회인초, 회인중, 종곡초, 세중초를 통폐합할 계획을 수립하고, 가장 먼저 삼가분교 폐교계획을 세웠으나 첫단계부터 난황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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