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님, 군의원님, 해외시찰 한번 다녀오시죠
군수님, 군의원님, 해외시찰 한번 다녀오시죠
  • 편집부
  • 승인 2017.06.22 10:34
  • 호수 3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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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재

보은군은 일찍이 2012년 농어촌버스 단일요금제를 도입하였습니다. 종전의 기본요금으로 어디를 가든지 얼마를 가든지 상관없이 말입니다. 이는 당진군, 금산군, 옥천군에 이은 4번째로서 앞서가는 보은군의 행정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시행에 앞서 주민공청회와 물가대책회의를 거쳤음은 물론입니다. 당시 군 당국자는 "인접자치단체인 옥천지역과 (당시)청원군 미원, 영동군 용화 주민들이 농어촌버스를 이용해 보은시장 이용과 속리산 등 관광지 방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경제가 활성화가 예상된다"며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지요.

그리고 2016년에는 청주와 보은 시내버스 무료환승 요금 공동부담에도 선뜻 나섰습니다. 청주권과 밀접한 회인·회남면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주시는 시내버스를 대전, 세종, 진천, 보은 등 인근 지자체까지 운행하고 있는데, 2005년 무료환승제를 도입하면서 청주시내 밖에서 탑승한 승객의 환승요금으로 인해 재정적 부담이 커지자 해당 지자체와 공동 부담하는 협약을 추진한 것이지요. 청주시 관계자는 보은군 외 다른 시·군은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협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해당 시·군의 무료 환승을 금지하고 인하된 구간요금도 원상 복귀할 작정이라고 말해 보은군의 주민을 위한 능동적인 행정추진을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정책은 어느 지자체를 막론하고 예민한 문제입니다. 청주시의 경우, 지난 2013년 일부 시내버스 업체(노조)가 시내버스 무료환승 손실보전에 불만을 갖고 단일요금제 보이콧을 선언해서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한 푼이라도 더 받아내려는 사업자의 속성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시내버스 회사에게 주는 보조금은 시민의 혈세로 지급되는 것이기에 허투루 낭비할 수 없는 돈입니다. 그럼에도 해를 거듭할수록 지원금은 늘어나는데 반해 대중교통 이용률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줄어드는 것이 대체적인 현상입니다. 이런 현상은 보은군이라고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외국의 사례를 한번 살펴볼까요. 2013년 10월 21일 SBS 8시뉴스는 프랑스 중부의 작은 도시 샤토루(Chateauroux)시가 대중교통 이용자의 감소에 따른 시내버스 적자폭 증가와 보전의 악순환 고리를 끊은 것은 전혀 새로운 발상, '무료 시내버스'라고 보도했습니다. 오래된, 2001년부터 무료 대중교통 정책을 시행하여 성공한 사례입니다.

오마이뉴스(2014년 4월 2일)도 <'무상버스' 모델은 프랑스? 실상은 이렇다 - 무상버스 도입 13년 된 프랑스 샤토루를 가다>를 보도했죠. 장-프랑소와 마이예(Jean-Francois Mayet) 샤토루 시장은 무료 시내버스를 추진한 까닭을, “당시 우리 도시 버스 운영은 경제적으로 한참 적자였습니다. 연간 버스이용률이 22.5%였는데, 이는 다른 도시의 버스 이용률(44%)에 반도 안 되는 수치였습니다. 버스 승차비로 들어오는 금액이 버스 전체 운영비의 14%(40만 유로)에 해당했는데, 이 돈은 당시 차표 판매원과 검사원 3명의 연봉과 비슷한 금액이었습니다. 결국 무료버스를 운영하게 되면 이 비용이 삭감되니, 경제적으로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거죠."라고 말했습니다.

적자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요금 인상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오히려 반대로 무료버스를 생각했냐는 질문에 "버스요금을 인상하면 이용객 숫자가 더욱 낮아지리라고 여겼기 때문이죠. 나의 제1 목적은 시내버스 이용을 활성화하자는데 있었거든요. 우리 도시는 노령 인구가 많은데(60세 이상이 35% 차지), 이들이 집 안에서 혼자 고립되어 사는 대신 시내로 나오게 하는 방법으로 무료버스를 생각한 거죠."

샤토루 시내버스는 불과 1년만에 81%의 운행 상승률을 보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고, 시민 1인당 연간이용횟수가 61회로 무료 이전에 비해 이용 횟수가 3배나 상승했다고 합니다. 그간 노선거리 45% 증가, 승객 210% 증가 등 침체됐던 도시가 활력을 찾았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자가용을 꼭 보유 운행할 필요가 없어졌고,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도로에 차량이 줄고 대기오염이 감소했으며, 버스운전자는 '검표원' 역할을 하지 않아도 돼 운전자와 승객간의 관계가 좋아진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도 추가비용이 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버스표 판매, 검표 인력과 매표기 등을 없애 비용을 절약했고, 9인 이상 고용한 기업에서 교통 분담금을 걷어 예산 대부분을 충당한 것입니다.

샤토루 시내버스가 공영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오래 전부터 버스 운영을 사기업에 맡기는 대신 버스구입 건만은 시에서 관리하고 버스는 시 소속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서울을 비롯한 몇 개 지자체가 준공영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공영이든 사영이든 운영방식의 문제란 것입니다.

샤토루 시와 보은군은 노령인구라든지 중소도시라는 점 등 유사한 점이 있어 보이는데, 이곳을 벤치마킹할 의향은 없으신지요. 군수님, 군의원님, 해외시찰 한번 다녀오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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