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진 '아이스크림 할인점'
노마진 '아이스크림 할인점'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06.15 12:19
  • 호수 3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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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356일 반값. 수박바, 조스바가 400원
▲ 노마진 아아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김우순애씨.

무더운 날씨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연스레 아이스크림을 생각나게 한다.

보은 평화약국 사거리 근처에서 '노마진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우순애씨를 소개한다.

#돼지바 400원, 브라보콘 650원, 고급 통아이스크림도 3천원대

"연중 365일 반값입니다"

김우순애씨는 자랑하듯 자신감 넘치게 말을 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메로나, 쌍쌍바, 수박바, 조스바, 돼지바 등 가장 저렴한 아이스크림의 가격은 보통 800원이다. 그러나 노마진 하이스크림 가게는 단돈 400원이다. 또한 조금 가격이 비싼 브라보콘이나 구구콘의 정가는 1300원이지만, 650원에 부드러운 콘을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붕어빵 아이스크림도 반값인 650원이며, 가격이 비싸서 자주 먹지 못하던(?) 통아이스크림인 엑설런트나 투게더, 호두마루 등의 정가는 6천500원이지만 이또한 절반값인 3천250원이다.

"가게 문을 연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학생들, 엄마, 어르신들까지 부담없는 가격에 몰려들고 있어요"

학생들은 단돈 100원의 가격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입소문이 빠르게 전달되고 있다.

"아들한테 들으니 도시에는 지금 한창 반값 할인점이 유행이라고 하더군요"

그녀의 가게의 또다른 장점은 365일 문을 여는 것. 오전 10시부터 밤 9시 30분까지 영업을 하기 때문에 방문한 사람들이 헛걸음할 염려가 없다.

#평화약국 사거리가 젊어졌다

아침이면 이평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그녀는 농사꾼이다.

"쌀농사 조금하고, 고추, 콩, 들깨 등 그런거.. 남들하는 것 짓고 있죠"

올해로 65세인 김우순애씨는 남는 시간에는 다른 사람들 농사일거리로 품을 팔았다.

"땡볕에서 새카맣게 그을리도록 일하는 모습이 보기에 안 좋았나봐요"

청주에 사는 아들은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창업아이템을 고민하다가, 보은에는 없으며, 인구가 적어 모든 계층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생각해 냈다.

중앙사거리보다 상대적으로 가게세가 부담없는 평화약국사거리로 자리를 잡고, 페인트칠과 청소는 3남매가 도맡아 했다.

그녀의 가게로 인해 평화약국 사거리가 한껏 젊어졌다. 대게 낮에는 어르신들이, 저녁이면 술마시는 젊은이들로 부쩍인다고 하는 거리가, 낮에도 아이스크림을 사러온 학생들과 엄마들로 북적거린다.

"처음에는 괜히 시작했나 걱정했는데, 손님이 점점 늘면서 출근하는게 즐거워요. 농사일보다 덜 힘들기도 하구요"

다른집 일을 다니면서 허리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쪼그리고 앉아 일만해 관절이 많이 약해졌다는 그녀는 한껏 젊어진것 같다고 말한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손님이 방문했다. 바구니 한가득 아이스크림을 잔뜩 담은 그들에게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사실 필요 없고, 나중에 또 오시면 되잖아요"라며 아직은 쑥스러운 듯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산외면 살아요. 멀어서 자주 못오니까 한꺼번에 사야죠"

많은 양을 샀지만 가격은 고작 1만3천원이다.

"손님은 절약해서 좋고, 저는 젊어지고 돈도 버니까 더 좋죠"라며, 제2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했다며 기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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