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장님, 우리 읍장님
읍장님, 우리 읍장님
  • 편집부
  • 승인 2017.06.15 10:30
  • 호수 3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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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방송을 하면서 모바일 방송을 겸하고 있는데, 보은을 좀 더 많이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수요일마다 게스트 초청 대담을 하는데 첫 게스트는 지난 대추축제 때 여섯 분의 재경68회 회원들이었고, 이후 도의원님을 비롯해 군의원님들, 그리고 예술계와,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셨어요. 모두들 보은의 유명 인사들답게 말씀도 잘하시고 방송경력 짧은 저를 편하게 대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기막힌 사건이 하나가 생겼는데 바로 읍장님과의 대담이었지요. 사람에겐 기억하고 싶은 일만 기억하고 싫은 기억은 잊게 하는 그런 뇌의 구조가 있다고 하는데, 저는 읍장님과의 대담을 깨끗이 잊고 싶었습니다.

사건인즉, 전통시장으로 방송되는 마이크와 모바일로 나가는 마이크 중, 모바일용 마이크는 한 대 뿐이라서 마이크를 주거니 받거니 20분쯤 열심히 대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김 팀장이 급하게 와서, "소리가 하나도 안 들려요~!" 뭔 소리람? 방송기기가 오장칠부를 가졌는지 그날따라 밖으로 송출이 안된거지요. 띠용~! 머릿속이 멍~해졌습니다.

방송실 유리창 밖에서 보고 있던 사무장은 읍장님과 제가, 전에는 하지 않던 대담연습을 하고 있는 줄 알았다는...우째쓰까요?

순간, 곤란해진 상황을 판단하신 읍장님은 골대 앞의 축구선수 호나우두 같은 순발력을 발휘, 기기점검이 끝나자마자 얼른 마이크를 잡으시더니 자세를 바로 하시고 대담 질문에도 없는, '읍민들께 드리는 말씀'이란 내용의 방송으로 응급상황을 마무리 하셨습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머리라도 들이밀고 싶다. 라는 말을 얼마나 생생하게 절감했는지요. 아후~! 개뿔, 쥐뿔. 닭뿔~! 인생은 생방송이라고 송대관씨가 노래 했던가요?

인생이든 방송이든 생방송은, 방금 깨져 버린 연인들 속내같이 날선 비수처럼 예민해서 한치 실수 없이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깊이 깨달은 아픈 경험이었고, 그 후 읍장님은 호나우두나 조인성보다 제겐 멋진 스타였어요. 구세주였거든요. 정확한 판단과 현명한 리더십, 부디 보은을 위해 크게 쓰이시리라 믿으며 이제야 정신 차리고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읍장님, 우리 읍장님~! ^^

박 태 린(보은전통시장 음악방송 DJ)

음악신청 ☎544-6637 (평일오후 2시~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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