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에도 품격이 있다
욕에도 품격이 있다
  • 편집부
  • 승인 2017.06.15 10:21
  • 호수 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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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사람이 욕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욕을 하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욕을 통해 당사자의 응어리진 감정을 표현하거나 승화시키는 일이라고 한다.

욕은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있지만 막상 해보면 마음속의 화가 입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을 가져다 주는 인간 감정 조절의 순기능 역할도 있다.

또 사람은 욕을 함으로써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상태를 알리고 자신의 난처한 상황을 이해해주거나 도움을 바라는 측면도 있다.

욕을 적당한 타이밍에 잘 맞춰쓰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무분별한 된 소리의 욕은 당사자를 천박스럽게 보이게도 한다.

욕에 쓰이는 단어를 보면 인간과 가장 친밀한 동물이나 인간의 본능적 행위, 말초적 감정행위의 단어를 사용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상이며 연구대상이다.

필자의 미술관 반대 1인 시위에 대해 보은군수가 미친개라는 표현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는 美親犬(미친개)로 유연하게 받아드렸다.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며칠 전 군수의 속리산면 순방에서는 보은군의 스포츠파크 사업을 비판하는 군민들에게 정신병자라는 표현의 막말, 욕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워낙 천방지축 경거망동의 욕설에 군민들은 면역이 되어서인지 그러려니하는 분위기다.

군수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워낙 욕에 대해서 일가견이 있으시지만 욕도 군민들께 불쾌감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표현하시는 것도 군수의 품격입니다. 욕도 품격있는 언어로 해주십사하고 요청합니다.

사람의 인격은 그의 언어와 화내는 방식에서도 나타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법구경에 이르기를 '칭창만 받는 사람, 비난만 받는 사람, 이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이후에도 없을 것이다' 위대한 성인들 조차도 비난과 비판을 받았다.

진리를 얻기 위해 설산에서 고행했던 부처님도,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광야에서 방황했던 예수님도, 도를 얻기위해 세상을 철환(轍環)했던 공자님도, 그 시대에는 비난과 비판을 엄청 받았는데 하물며 대한민국 시골의 보은군수가 칭찬만 받기를 바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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