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종교, 보수교!
새로운 종교, 보수교!
  • 편집부
  • 승인 2017.05.18 10:29
  • 호수 39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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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최순실·박근혜 국정 농단 사건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이다.'라는 어느 선전 문구처럼 한 꺼풀 한 꺼풀 양파 껍질처럼 벗겨질 때 마다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설마....하는 의구심은 이럴 수가...하는 놀라움과 탄식으로 종국에는 '이게 나라냐'라는 국민적 분노로 표출 되었습니다. 명명백백한 이 사실에 천 만이 넘는 국민들의 분노는 결국 광화문에서 전국으로 퍼져나간 촛불항쟁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19대 대통령 조기 선거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 역사적 과정 속에서 광화문 한켠에선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를 앞세운 '박근혜 수호', '탄핵 반대'를 외치는 일련의 집회가 있었습니다. 이들의 박근혜 사랑은 헌법 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있은 후 4명의 사망자와 다수의 경찰 부상자가 발생한 극렬한 헌법 부정시위로 절정을 이루다가 일부 극렬 박근혜 사수대를 남긴채 박근혜 구속으로 수그러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불씨는 꺼지지 않고 19대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다시 타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최순실·박근혜 국정 농단의 기반이었고 이를 용인 방조하여 탄핵에 이르게 한 집권 여당은 이름만 바꾼채 대통령 탄핵보다 먼저 주민 소환으로 탄핵 될 뻔한 경남지사 홍준표를 내세워 '서민 대통령'후보를 자처 했습니다. 이후 여론 조사에서의 지지율 상승에 힘입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집권당을 탈당한 14명의 국회의원은 다시 복당을 결정하고, 최순실·박근혜 사건의 핵심적 책임이 있어 당 차원의 징계가 내려진 또 다른 국회의원은 면책되었습니다.

선거결과 이름만 바꾼 여당인 자유한국당에 대한 지지율은 대구 45.4% , 경북 48.6%, 경남 37.2%, 부산 32%, 강원 30%, 충북 26.3%, 충남 24.8%등으로 대구, 경북은 확고한 지지로 경남, 부산, 강원은 야당과 동률의 지지율로, 충북은 야당에 조금 뒤진 지지율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를 보면서 저는 이 땅에 '보수교'라는 새로운 종교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 외교, 군사, 경제, 교육 등등 국가 전 부문에 대한 박근혜정부의 실책과 부실은 서민 경제의 몰락과 고통으로, 젊은이들의 절망으로, 나라의 위기로 나타났지만 '보수교'에 속한 이들과 정치인은 현실로 나타난 부정적 결과도, 나아가 나라의 근간인 헌법도 부정하며 박근혜와 그가 속한 정당을 지지 하며 열변을 토했습니다. 다른 견해를 가진 야당 후보는 '주적'이 되고 '자유 대한민국'은 오직 자신들만이 만들 수 있다고 하는 그들.

'오직 예수, 믿음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는 극단적 개신교 신자들을 우리는 거리에서, 터미널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속한 교회에 대한 절대적 믿음은 같은 개신교라도 '사이비'로 치부하고 종교를 갖지 않거나 다른 종교인들은 모두 지옥에 가야하는 악마에 현혹된 존재로 보는 이 극단적 종교인들이 왜 '보수교'로 지칭되는 그들과 오버랩 되어 떠오르는 것일까요?

지지 정당에 대한 믿음과 지지 정당에 대한 맹신은 근본적으로 다른 행동 양식입니다. 맹신속에서는 이성적, 과학적 판단도 허용되지 않고 합리적, 현실적 행동도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비단 '보수교' 맹신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진보교'에 속하는 또다른 맹신 또한 같은 문제일 것입니다.

맹신은 나의 모습과 생활만 경직되고 왜곡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와 관계된 가족, 친구, 주위 사람들에게도 크나큰 상처와 아픔을 주기에 멀리 해야 할 행동 양식입니다.

앞으로의 선거 결과는 붉은 색과 파란 색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알록달록한 무지개 빛깔의 지지도가 표시되는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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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2017-05-22 10:42:32
참으로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보수교 - 진보교... 합리적 판단근거 없이 내가 옳다만 주장할 때 서민들의 삶, 기층 노동자의 삶은 그들의 눈에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오로지 자신이 맹신처럼 믿고 있는, 허공에 떠 있는 주의주장만 있을 뿐... 리더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기층 노동자와 서민들의 삶을 기반한 정책에서 나올 때 그 힘을 갖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