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촉도(歸蜀途) ①
귀촉도(歸蜀途) ①
  • 편집부
  • 승인 2017.04.20 11:05
  • 호수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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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廷柱)에게 주는 詩

파촉(巴蜀)으로 가는 길은

서역 삼만 리(西域 三萬里).

뜸북이 울음우는 논두렁의 어둔 밤에서

길라래비 날려보는 외방 젊은이,

가슴에 깃든 꿈은 나래 접고 기다리는가.

흙몬지 자욱-히 이는 장거리에

허리끈 끄르고, 대님 끄르고, 끝끝내 옷고름 떼고,

어둑컴컴한 방구석에 혼자 앉어서

창(窓)넘에 뜨는 달, 상현(上弦ㅅ)달 바라다보면 물결은 이랑 이랑

먼 바다의 향기(香氣)를 품고,

파촉(巴蜀)의 인주(印朱)빛 노을은, 차차로, 더워지는 눈시울 안에-

풀섶마다 소혜자(小孩子)의 관(棺)들이 널려있는 뙤(되)의 땅에는,

너를 기두리는 일금 칠십원야(一金七十圓也)의 쌀러리와 죄그만 STOOL이 하나

집을 떠나고, 권속(眷屬)마저 뿌리어치고,

장안 술 하룻밤에 마시려 해도

그거사 안되지라요, 그거사 안되지라요.

파촉(巴蜀)으로 가는 길은

서역 하눌 밑.

둘러보는 네 우슴은 룡천병(病)의 꽃피는 우름,

구지 서서 웃는 거믄 하눌에

상기도 날지안는 너의 꿈은 새벽별 모양,

아- 새벽별 모양, 빤작일 수 있는 것일까.

※귀촉도 시에 대한 해설은 다음 호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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