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廷柱)에게 주는 詩
파촉(巴蜀)으로 가는 길은
서역 삼만 리(西域 三萬里).
뜸북이 울음우는 논두렁의 어둔 밤에서
길라래비 날려보는 외방 젊은이,
가슴에 깃든 꿈은 나래 접고 기다리는가.
흙몬지 자욱-히 이는 장거리에
허리끈 끄르고, 대님 끄르고, 끝끝내 옷고름 떼고,
어둑컴컴한 방구석에 혼자 앉어서
창(窓)넘에 뜨는 달, 상현(上弦ㅅ)달 바라다보면 물결은 이랑 이랑
먼 바다의 향기(香氣)를 품고,
파촉(巴蜀)의 인주(印朱)빛 노을은, 차차로, 더워지는 눈시울 안에-
풀섶마다 소혜자(小孩子)의 관(棺)들이 널려있는 뙤(되)의 땅에는,
너를 기두리는 일금 칠십원야(一金七十圓也)의 쌀러리와 죄그만 STOOL이 하나
집을 떠나고, 권속(眷屬)마저 뿌리어치고,
장안 술 하룻밤에 마시려 해도
그거사 안되지라요, 그거사 안되지라요.
파촉(巴蜀)으로 가는 길은
서역 하눌 밑.
둘러보는 네 우슴은 룡천병(病)의 꽃피는 우름,
구지 서서 웃는 거믄 하눌에
상기도 날지안는 너의 꿈은 새벽별 모양,
아- 새벽별 모양, 빤작일 수 있는 것일까.
※귀촉도 시에 대한 해설은 다음 호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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