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맛 '내고향 칼국수'
어머니 손맛 '내고향 칼국수'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04.13 10:28
  • 호수 38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국수 한 그릇 4천원 푸짐한 양에 고향의 맛까지
▲ 내고향 칼국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노봉래엸구점분 부부.

커다란 양푼 그릇에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칼국수.

온가족이 모여앉아 연신 젓가락질을 하지만 줄어든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로 푸짐한 인심에 놀라고, 엄마손맛, 고향의 맛에 또한번 놀란다.

농협예식장 주차장 맞은편 '내고향 칼국수' 가게를 지난해 5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노봉래·구점분 부부를 소개한다.

내고향 칼국수 가게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1인분에 4천원이라는 착한가격이다.

4인분을 주문했을 때, 세숫대야를 생각나게 하는 커다란 양푼에 한가득 나온 칼국수는 먹다먹다 지쳐 다 먹지 못할 정도로 푸짐한 양이다.

맛 또한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맛과 구수한 국사가 조화를 이룬 맛이다.

"콩가루를 듬뿍 넣어 반죽하기 때문에 옛날 엄마손맛이 난다며 손님들이 좋아하세요"

수입산이 아닌 오로지 국산콩만을 사용하지만 인심 좋은 부부는 아끼지 않는다. 콩가루를 많이 넣어야 옛날 고향의 맛을 내는 비결이라는 얘기이다. 고소한 칼국수 면발은 주인장이 직접 낸 육수에 호박과 감자, 당근, 파 등의 야채와 어울어져 먹음직스런 고향 칼국수로 탄생된다.

내고향 칼국수의 또다른 별미는 김치 겉절이다. 화학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그 맛이 일품이다. 일반 식당에서 볼 수 있는 겉절이와 김치와의 중간 형태의 맛을 선보이는 김치 겉절이는 칼칼한 매운맛이 칼국수의 맛과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아삭하면서도 짜지 않고 매콤한 콩나물 무침과 사과와 배를 갈아 넣어 만든 양념장과 다진 고추로 식성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쌀과 김치, 고춧가루, 콩 등 밀가루를 제외하면 모두 국산이죠"

좋은 재료임에도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종업원을 따로 두지 않고 모든 것이 부부의 손길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더위가 시작되면 여름철의 별미 콩국수가 메뉴에 추가된다.

"콩은 국산콩이며 여기에 깨와 땅콩 등 각종 견과류를 함께 해서 고소한 맛뿐만 아니라 영양까지 듬뿍 더한 보양식입니다"

하루만 지나도 그 맛이 떨어져 그날그날 콩을 삶아 요리하는 콩국수는 내고향 칼국수가 자랑하는 메뉴이다.

"한번 다녀가신 손님은 대부분 단골로 이어집니다" 국수요리에 누구보다 자신있다며 자랑하는 주인장의 말이다.

청주 율량동에서 15년간 소문난 국수집을 운영했기에 그럴만도 하다.

"녹색칼국수로 유명했는데, 장사가 잘 돼 쉴 틈도 없이 일했죠"

큰돈을 벌기는 했지만 시간에 쫓기듯 여유롭게 살지 못했던 부부는 부인의 고향인 보은으로 삶터를 옮겼다. 속리산 중판에 전원주택을 짓고 3년간 쉬었다.

"예전처럼 큰돈을 벌 욕심은 없어요. 그래도 가진 기술이 있고 마냥 노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살려고 다시 국수를 시작했어요"

도시와는 달리 시골정서에 맞는 옛날방식 칼국수를 선택했다. 예감은 적중했고, 한번 들렸던 손님은 잊지 않고 다시 찾아준다.

"최근 들어 공무원들이며 은행 직원, 경찰서 등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늘고 있는 걸 보면 반은 성공한 셈이죠"

맛에 예민한 직장인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들의 음식솜씨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뿌듯해 한다.

작은 공간이지만 인테리어로 깨끗하게 단장해 새롭게 태어난 내고향 칼국수집은 예약과 1인분 포장도 가능하다(☎542-4276, 010-2492-8645).

"어머니 손맛이 그리운 분들은 꼭 방문해주세요"라고 말하는 부부의 해맑은 미소가 가게를 환하게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