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의 노래
초봄의 노래
  • 편집부
  • 승인 2017.03.09 11:06
  • 호수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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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회인면 중앙리에서 태어난 오장환 시인은 내년이면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이에 본보는 오장환 시인의 문학성을 다시 한번 평가하며 군민들이 오장환 시인에게 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갈수 있도록 오장환의 시를 함께 음미하는 코너를 운영한다. 회인공립보통학교 3학년 때 안성으로 전학한 오장환 시인은 휘문고 재학시절 옥천 출신의 정지용 시인을 만나 시를 배우고 문예반에서 활동을 했으며, 1933년 11월 '조선문학'에 '목욕간'이란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 1936년 '시인부락' 동인으로 참가하면서 서정주, 이용악과 함께 30년대 후반 한국 3대 시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초봄의 노래

 

내가 부르는 노래
어데선가 그대도 듣는다면은
나와 함께 노래하리라.
"아 우리는 얼마나 기다렸는가……" 하고

유리창 밖으론
함박눈이 펑 펑 쏟아지는데
한 겨울
나는 아무 데도 못 가고
부질없는 노래만 불러왔구나.

그리움도 맛없어라
사무침도 더디어라

언제인가 언제인가
안타까운 기약조차 버리고
한동안 쉴 수 있는 사랑마저 미루고
저마다 어둠 속에 앞서던 사람

이제 와선 함께 간다.
함께 간다.
어디선가 그대가 헤매인대도
그 길은 나도 헤매이는 길

내가 부르는 노래
어데선가 그대가 듣는다면은
나와 함께 노래하리다.
"아 우리는 얼마나 기다렸는가……" 하고

☞ 봄이란 단어에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쳐난다. 희망사항을 한 개씩 적다 보면 욕심이 생겨 계획도 세운다. 지금이 한해의 첫날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계절 또한 봄이 아닌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오장환 시인에게 초봄은 조선의 독립을 뜻한다. 시인은 일제의 식민지 통치하에서도 굴복하지 않았고 희망적인 미래를 갈망하며 조국의 광복을 노래했다.

"아 우리는 얼마나 기다렸는가" 시인이 그토록 간절하게 바라던 독립된 국가 대한민국에 봄볕은 따사로운데, 시국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여전히 한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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