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과 입학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졸업과 입학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 편집부
  • 승인 2017.03.02 12:30
  • 호수 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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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대한노인회 보은군지회 부지회장/행정학박사)

화사한 햇볕이 봄을 손짓하며 만남과 이별이 긴 실타래처럼 연결되는 졸업과 입학의 계절이다.

온실에서 자란 솜털 같은 자녀들을 입학시키며 새 학기 새 학년을 맞는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에 대한 부푼 희망과 꿈을 가지고 자식들이 잘되어 내 자식은 언젠가 큰 인물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 속에서 온갖 정성과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학년이 높아 갈수록 자녀 교육에 대해 자신이 없어지는 부모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계획을 세워 강하게 이끌다 보면 오히려 어긋나고 딴 짓만 하는 자녀들 앞에 부모들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그럼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어떤 사랑과 지혜를 일러 주어야 할까?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예를 들어 본다.

언젠가 우연히 누에고치에서 나방이 나오는 광경을 보았다. 너무나 작은 구멍을 통하여 힘들게 나오면서 날개가 찢어지는 나방도 있었다. 가엾은 생각이 들어 가위에 다른 누에고치에게 구멍을 크게 만들어 주었더니  아무런 상처 없이 쉽게 나와서 아름다운 날개를 펄럭였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작은 구멍을 통해 힘들게 나온 나방은 날개를 치며 공중으로 쉽게 날아오르는데 구멍을 뚫어준 고치에서 나온 나방은 날지 못하고 비실비실 맴돌다가 죽어갔다. 이 두 마리의 누에고치를 비유해 보면 아이들이 힘들고 어려워해도 스스로 해야 할 일은 스스로 하도록 지켜보는 것이 아이들을 위한 바른 교육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겠다. 집에 키우는 암탉이 알을 품은지 21일이 지난 뒤 부화하는 모습을 눈여겨 본적이 있었다. 부화 시기가 되니 알 속에서 새끼들이 나올 준비가 되었다는 듯이 삐악거리며 안에서 껍데기를 쪼으며 어미를 부르고 있었다.

밖의 어미도 새끼가 나오도록 껍질을 쪼아 협력하였다.

어미와 새끼가 동시에 힘을 모아야 바깥 세상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줄탁동시라고 한다.

송나라 불가의 화두집 '벽암록'에 나오는 불교용어 이기도 하다. 깨어 나온 병아리를 깨닫음을 향하는 수행자로 또 밖의 어미 닭은 깨우침을 일러주는 스승에 비유하기도 한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를 양육하는 사이다.

자식은 부모로부터 살아가는 과정을 배우고 늙은 후에 부모는 자식에게 도움을 받는 처지다. 이 비유를 보면 자녀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 준비가 되었고 배우고자 할 때 옆에서 거들어 주는 것이 바른 교육이라고 생각해 본다.

마지막 예를 들어 보자. 우리 자식은 언젠가는 큰 인물이 될 것이다. 이러한 부모의 믿음은 부모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다. 비록 큰 인물이 되지 못할지언정 부모는 반드시 꿈을 가져야한다.

옛날 가난한 집 아이가 배가고파 우는 게 일과였다. 엄마는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매일 매를 들기 시작하였다. 이때 이 근처를 지나가는 스님이 이 광경을 보고 아이에게 큰 절을 하였다. 놀란 엄마는 왜 아이에게 절을 하는지 물어보았다. 이 아이는 장차 정승이 될 분이니 잘 키워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날 이후 엄마는 지극정성으로 아이를 키웠다. 나중에 이 아이는 실제로 영의정이 되었다.

아이 엄마는 예언을 한 스님을 수소문하여 감사의 말과 함께 어떻게 그렇게 용한 지를 묻자 스님은 내가 어떻게 아이의 미래를 알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아이를 정승같이 키우면 정승이 되고 머슴처럼 키우면 머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바로 이것이 부모의 사랑이다. 어떤 마음과 행동으로 키우느냐에 따라 아이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부모의 확호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끝으로 간절한 열망이 꿈을 이르게 하고 자기 암시의 예언적 효과를 통하여 긍정적인 사고로 기대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노력하면 그 결과가 이루어진다는 그리스의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효과로 아이 교육의 많은 참고가 되고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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