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이탈리아 브라에서 먹거리 본질 생각하다
②이탈리아 브라에서 먹거리 본질 생각하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6.12.08 00:56
  • 호수 37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슬로푸드는 그 나라의 음식문화 유지에 큰 도움

'글로컬 시대 지역 콘텐츠가 답이다'

'글로컬'. '글로벌'(Global)과 '지역'(Local)의 합성어로 지역의 특성을 살린 세계화를 뜻한다. 지구촌이라 할 정도로 세계는 모든 분야에서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고 세계화라는 큰 그늘은 지역의 정체성마저 함몰시키고 있다. 이로인해 지역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잠재적 가치를 발굴해 경제효과를 가져오는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많이 들어왔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글로컬 시대에 가장 부합하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본사를 비롯해 전국 주간지와 일간지가 공동으로 '글로컬 시대 지역자원발굴과 활용'이라는 주제로 국내 및 해외사례 발굴 기획취재를 다녀왔다. 굴뚝 없는 공장, 관광에 대한 관심은 끊임이 없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잘 보존된 자연환경 자체가 관광 상품이 되고, 지역 고유의 문화가 관광상품이 돼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여행요소가 되는 추세다. 기획취재지역은  전통 문화유산과 올림픽, 인기 드라마세트장, 재생 레지던스 등을 바탕으로 글로컬 브랜드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강원도 태백·정선, 그리고 강릉과 평창을 비롯해 그린시티로 유명한 독일 프라이부르크, 슬로푸드의 발상지 이탈리아 브라와 지역자산을 소중히 지키고 있는 이탈리아 토리노, 골목관광으로 지역경제를 살린 스위스 루가노였다. 지역의 숨어있는 수많은 문화자산들이 세계적인 관광콘텐츠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보고 글로벌 브랜드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이 됐다. 공동기획취재를 바탕으로 지역자원으로 지역의 가치를 살려 지역경제·로컬 브랜드 모델을 꾸준히 발굴하며 글로컬에 도전하고 성공한 국내외 사례들을 보도한다.

 

국내 사례-태백, 정선 평창, 강릉

■ 해외 사례

① 음식, 이탈리아 토리노 시민들이 만든 글로컬 브랜드

②이탈리아 브라에서 먹거리 본질 생각하다

③독일 프라이부르크 주민, 그린정책과 통했다

■글로컬 시대, 지속 가능한 보은만의 콘텐츠 찾기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글로컬'. '글로벌'(Global)과 '지역'(Local)의 합성어로 지역의 특성을 살린 세계화를 뜻한다.

지구촌이라 할 정도로 세계는 모든 분야에서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고 세계화라는 큰 그늘은 지역의 정체성마저 함몰시키고 있다. 이로인해 지역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잠재적 가치를 발굴해 경제효과를 가져오는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많이 들어왔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글로컬 시대에 가장 부합하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본사를 비롯해 전국 주간지와 일간지가 공동으로 '글로컬 시대 지역자원발굴과 활용'이라는 주제로 국내 및 해외사례 발굴 기획취재를 다녀왔다.

굴뚝 없는 공장, 관광에 대한 관심은 끊임이 없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잘 보존된 자연환경 자체가 관광 상품이 되고, 지역 고유의 문화가 관광상품이 돼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여행요소가 되는 추세다. 기획취재지역은  전통 문화유산과 올림픽, 인기 드라마세트장, 재생 레지던스 등을 바탕으로 글로컬 브랜드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강원도 태백·정선, 그리고 강릉과 평창을 비롯해 그린시티로 유명한 독일 프라이부르크, 슬로푸드의 발상지 이탈리아 브라와 지역자산을 소중히 지키고 있는 이탈리아 토리노, 골목관광으로 지역경제를 살린 스위스 루가노였다.

지역의 숨어있는 수많은 문화자산들이 세계적인 관광콘텐츠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보고 글로벌 브랜드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이 됐다

공동기획취재를 바탕으로 지역자원으로 지역의 가치를 살려 지역경제·로컬 브랜드 모델을 꾸준히 발굴하며 글로컬에 도전하고 성공한 국내외 사례들을 보도한다.

'글로컬 시대 지역 콘텐츠가 답이다'

음식은 맛이 있어야 하고 건강에도 좋아야 한다. 건강하지 못한 음식은 질병을 부르게 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공정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재료들이 생산자들에게서 소비자들에게 오기까지 어떻게 생산됐고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생산하는 사람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았는지 살펴야 한다.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이 시작된 이유이자 선정기준, 그리고 존재이유이다.

이번 공동기획취재단이 로컬의 힘으로 글로컬 브랜드들을 성장시킨 이탈리아의 슬로푸드. 제2의 공업도시 토리노에서 1시간 남짓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달리면 슬로푸드 운동의 진원지 브라에 닿는다. 이곳에서 달팽이를 상징물로 내건 슬로푸드 운동이 탄생했다.

달팽이 로고만으로도 느낌이 생생하게 전달되는 슬로푸드는 단순히 건강을 넘어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기업에 밀려 희생당하는 생산자들을 위한 공정한 거래와 글로벌이라는 미명아래 사라져가는 전통음식의 계승 같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을 공유한다는데 의미가 크다.

► 맥도널드 개점에 충격, 식문화 운동

건강한 식재료를 적당한 조리과정을 거친 음식을 식탁에 앉아 다양한 맛을 음미하면서 먹자는 슬로푸드운동은, 1986년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유서깊은 스페인광장에 패스트(fast) 푸드의 대명사인 맥도널드가 문을 열자, 충격을 받은 이탈리아인들이 이 기업의 유럽진출을 거부하고 지역의 전통적인 다양한 식생활문화를 지키기 위해 카를로 페트리니(Carlo petrini)가 시작한 먹거리 운동이다.

카를로 페트리니(Carlo petrini)는 인구 800명에 불과한 이탈라이 북서부 피에몬테주의 작은 마을 브라를 슬로푸드의 발상지로 택했다. 이유는 브라 음식이 맛있고 깨끗하고 비교적 전통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슬로푸드 운동에 동참하는 나라가 늘면서 1989년 국제조직인 슬로푸드협회가 창립됐다. 30년 동안 가입국은 150개국에 이르고 한국도 2007년 가입했다.

이 협회는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슬로푸드를 발굴하고 알리는 역할을 한다.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슬로푸드를 지키기 위해 2년마다 슬로푸드 축제를 열어 많은 이들이 건강한 음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홍보도 한다.

올해도 지난 9월 10회째를 맞는 슬로푸드 축제를 개최했는데 5일 동안 100만명이 찾았다고 한다. 축제가 작은 지역으로 세계의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다. 내년에는 협회 설립 후 처음으로 미국에서 슬로푸드 축제를 개최할 예정인데 협회 측은 패스트푸드 일색인 미국민의 식문화에 많은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한국의 나눠먹는 문화 슬로푸드 철학과 맞다

취재진을 맞은 슬로푸드협회의 파울로 디 크로체(Paolo di croce)씨는 "한국은 아시아 중에서도 슬로푸드에 가장 관심이 많은 나라이며 아시아권의 슬로푸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김치하면 한국이 종주국인데 지금은 중국에서 만들어 한국으로 수출하는 것은 좀 부정적인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선재 스님이 이탈리아의 슬로푸드 축제에서 미식과학대 교수와 학생들에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슬로푸드인 사찰음식을 설명하는 영상이다.

또 "옛날 한국에서는 전통차를 즐겨마셨는데 최근 한국의 젊은이들은 커피를 많이 마셔 전통차보다 10배 이상 잘 팔린다는 것을 듣고 놀랐다"며 "이는 마케팅 전략 때문이 아닌가라고 추측되고 이로 인해 중요한 한국의 음식문화를 잃어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우려하며 "슬로푸드는 그 나라가 갖고 있는 음식문화를 유지하는데 가장 많은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클로체씨는 "한국음식의 중요성은 나눠먹는 문화이고 그런 나눔이 슬로푸드의 철학과도 잘 맞는다"고 말하고 "한국의 미역, 청국장, 떡 같은 좋은 음식들을 지켜야 하고 이런 건강한 음식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먹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한국은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는 비율이 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사찰음식이나 비빔밥은 정말 맛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파올로 디 클로체씨는 음식은 맛있고 건강에 좋아야 하고 생산한 사람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들어 음식이 매우 중요한 토픽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음식과 건강은 어느 나라에서나 강조되는 것이고 건강한 음식을 지키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파올로 디 클로체씨는 강조했다.

클로체씨는 "요즘 이탈리아의 경기가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에 있는 작은 커피숍이 100년 이상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음식의 품질 때문이다. 커피숍 등을 열었다가 몇 년 안돼 금방 문을 닫는 사례도 많지만 좋은 재료를 쓰면 보다 더 깊은 맛을 낼 수 있고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미식과학대, 먹거리 본질 가르쳐

음식에 대한 이같은 철학을 갖고 있었던 카를로 페트리니는 브라지역에 슬로푸드 철학이 녹아있는 미식과학대학을 설립했다.

 

미식과학대학 파울로 페라리니(Paolo Ferrarini) 홍보담당 매니저는 미식과학대학 설립은 카를로 페트리니가 슬로푸드 운동을 진행하면서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 이유로 이 대학을 설립했다고 미식과학대학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미식과학대학에서는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문화탐방을 통해 식재료가 어디서 생산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먹게 되는지를 직접 체험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또 음식 조리법뿐만 아니라 음식에 대한 기원, 생산방법 등에 대해 교육하고 지역 기업체들과 공동으로 음식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온 5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졸업 후 80% 이상의 취업률을 자랑하는데 이 학교 졸업장은 전 세계 음식업계에서 굉장히 높게 평가된다. 이탈리아 대기업, 커피업체, 지역 음식점, 기업 홍보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 창업하는 졸업생도 많은데 한국 학생도 이곳에서 20여명이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전문 셰프가 되기보다는 마케팅이나 연구 등을 담당하는 음식 전문가가가 된다. 즉 음식을 어떻게 많이 팔 것인가를 고민하는 마케터가 아니라 음식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 키워내는 게 목표다.

슬로푸드협회에서 주장하는 음식이 깨끗하고 맛있어야 하고 맞아야(생산자에게도 돈이 돼야) 한다는 슬로푸드 철학도 대학교육과정에 접목시켜 교육하고 있다.

 

교과과정 중 운영되고 있는 음식문화 탐방은 1년에 총 120차례나 이뤄진다. 이탈리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가는데 이는 음식을 글로만 배우는게 아니라 어디서 생산되고 무엇을 먹는지 직접 보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이 대학의 탐방과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음식에 대한 주제는 글로벌한 가치인데도 글로벌기업인 스타벅스가 이탈리아에 없는 이유는 특별한 규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단지 지역민이 지역카페를 더 많이 찾고 가기 때문에 스타벅스가 상업성이 없다고 스스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음식은 맛있고 깨끗하고 우리의 몸과 지역에 잘 맞아야 하고 생산자도 적당한 일을 한 만큼 돈을 벌어야 한다는 슬로푸드 운동을 통해 먹거리에 대한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