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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재발견…속리산둘레길(4구간)순도 100%의 초겨울 산 공기가 체세포를 깨웠다
송진선 기자  |  sun@boeun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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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호] 승인 20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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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둘레길 보은군 마지막 구간을 걸었던 지난 11월 26일 추웠다, 영하의 기온은 얼음까지 얼려 놓았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누가 나오겠어? 아마도 숲길 지도사인 김진성 선생님과 둘이 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결지인 보청천 하상 주차장으로 갔다. 역시 일반 주민은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다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가해서 못간다"고 알려온 주민들이 몇 있었다,

둘이라도 걸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는 차에 1, 2구간을 걸었던 박경애 선생님이 아들 이영찬(수정초등학교 5년) 군과 함께 걷겠다고 알려왔다.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 둘레길 구간 걷기 시작 지점인 충북알프스 휴양림까지 한 걸음에 내달렸다.

김진성 숲길 체험지도사의 길안내를 받으며 박경애씨, 이영찬 학생과 함께 속리산 둘레길 보은군 마지막 구간 걷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마지막 구간은 충북알프스 휴양림을 시작해 산외면 신정리~대원리를 거쳐 괴산군과 경계인 대원리 검단산 임도에서 마감했다.

밀린 숙제를 끝낸 것처럼 속이 시원했다. 경품 하나 없이 순수하게 걷는 데만 목적을 뒀기 때문인지 주민들의 참여도는 기대이하였다. 속리산둘레길에 대한 메리트가 없어서 군민들의 참여도가 저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경품이 있는 각종 걷기행사에 많은 군민들이 참여했던 것을 보면 메리트 보다는 경품이 없어서 참여하지 않은 것 같다.

경품, 선물이 참석여부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을 정리하며 둘레길 4구간을 걸었다.

♦ 낙엽 진 산 민낯 그대로가 좋았다

낙엽으로 인해 숲을 감상하는 등 경관이 조성된 곳을 볼 수는 없었지만 있는 그대로 산의 민낯을 볼 수 있었던 둘레길 4구간은 걷는 코스로는 비교적 우수했다.

충북알프스 휴양림 입구에서 휴양림 안으로 가지 않고 산책로로 노선을 정한 것도 좋았다. 그리고 신정리 개울을 건너 마을 제당을 거쳐 야트막한 야산에 일부러 조성해놓은 산책로, 그리고 대원리 구간도 마을에서 산으로 접어들게 산길을 만들어놓았다.

도시 같으면 깨끗한 공기로 심신을 정화하기 위해 매일 시민들이 찾을 것 같은 산책로여서 아마도 바닥이 반질 반질했을텐데 이곳은 아직 조성 초기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걷는 내내 초겨울의 공기가 알싸했다. 순도 100%의 산소를 크게 들이마셨다. 비교적 자연훼손이 덜된 곳에서 살아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산다고 자부했던 기자마저도 산속 산소가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속을 깨끗하게 샤워한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호흡기 속을 강타했던 미세먼지도 모두 걸러진 것 같이 개운, 아니 '깨운'했다. 참여자가 적어 무거웠던 마음은 이 알싸한 공기를 실컷 마신 것으로 보상을 받은 것 같다.

급경사 없이 걷기 좋은 길이었지만 어느 정도 걸음을 계속하니 춥다고 겹겹이 입은 옷 속으로 땀이 느껴진다. 걷기라는 유산소 운동으로 에너지를 소모한 결과다. 이 정도 걷기가 체중에는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운동부족으로 항상 더부룩했던 속은 체증이 내려간 것처럼 편해졌다.

   
3구간 : 백석1교에서 바라본 달천의 모습.

♦ 빈들에 아직 여름이 남아있다

묵은 체증을 내려보낸 내 몸처럼 곡식들로 가득 찼던 들판도 어느새 빈들이 되었다.

아침 기온이 영하 3, 4도까지 떨어지는 초겨울인데 아직 여름같은 풍경이 남아있는 곳도 있다. 과일을 다 따내 빈 가지만 남아있는 대원리 복숭아 과수원. 나무로만 보면 겨울인데, 과수원 바닥을 보니 아직 여름, 가을인 것 같다. 잡초들이 과수원 바닥을 점령하고 있었던 것. 대원리 개울 양옆도 아직 얼어죽지 않은 잡초들이 여름인 듯 무성했다.

잡초들의 생명력이 질기기 때문인지, 아니면 잡초들이 계절을 잊게 할 정도의 심각한 온난화 때문인지….  아무튼 빈들의 허전함을 초록으로 채워놓아 그런대로 황량함이 덜했다.

가축 먹이용으로 재배하고 있는 보리나 호밀 등이 요즘 아무것도 없는 빈들을 초록으로 물들여 놓아서 보기좋은 것처럼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초록들판은 이번에 걸은 4구간에서 발견한 색다른 광경이었다.

이날 걸어야 하는 둘레길 원래구간은 괴산군 청천면 신월리까지 걸어야 했지만 행정구역 상 보은군으로 제한해 검단산 임도에서 종료, 5㎞ 남짓 거리를 걸었다. 시간으로는 2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2구간 : 장재 저수지에 드리워진 산 그림.

♦ 둘레길 4구간에서 찾은 4경

8월에 시작해 보은군 구간을 4개 구간으로 쪼개 걸었다. 1구간은 마로면 임곡리~장안면 개안리 둘레길 안내센터까지, 2구간은 센터~구 법주분교, 3구간은 분교~충북알프스휴양림, 4구간은 휴양림~검단산 임도까지다.

구간별 경관이 좋거나 구간을 상징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둘레길을 걸으면서 단양8경 등과 같이 둘레길 4경을 찾아보기로 했다. 8경 또는 10경과 같이 더 많이 찾으면 좋겠지만 일단 구간별 1경씩만 꼽아보겠다.

   
1구간 : 적암천 제방에서 바라본 구병산.

그리고 나중에 이 길을 더 많이 더 자주 걸으며 좀 더 촘촘하게 나눠서 좀 더 세밀하게 살펴서 숨어있는 비경, 무릎을 탁 칠 만큼 아름다운 곳을 찾는 것은 군민들과 함께 해볼 참이다.

1구간의 비경은 임곡리와 적암리간 옛길인 말목재의 에스(S)라인 숲길, 또는 적암천 제방에서 바라본 구병산을 꼽을 수 있다. 2구간의 비경은 장재저수지 앞에서 본 말티고개 정상, 장재저수지에 드리워진 산 그림이다.  포천에만 산정호수가 있나 여기도 있다. 3경은 백석1교에서 바라본 달천의 모습이다. 짙푸른 달천의 물결위에 햇살이 부서지고 가을 억새는 일렁이고 깎아지른 듯 암벽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장갑 쪽에 양수장이 있는 산에 정자 하나 드리워져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4구간 비경은 초겨울 황량함 속에서 걸었기 때문에 제대로 경치를 감상할 수 없어서 다음 계절까지 비워두겠다.

■ 길 안내 : 김진성 숲길체험 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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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둘레길 1구간(마로 임곡~장안 안네센터)에서 꼽은 제 1경이다.
적암천 제방에서 바라본 구병산 및 시루봉의 모습과 임곡리에서 적암리가 옛길인 말목재의 에스라인 숲길이 참 멋있다. 사진은 시루봉의 모습이다.

2구간(장안 안내센터~구 법주분교)에서 찾은 비경은 장재저수지에 비친 물그림을 꼽았다.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었을 때 장재 저수지 물속에 빠져있는 단풍이 얼마나 예뻤을까?

3구간(구 법주분교~충북알프스 휴양림)에서 찾은 비경은 백석1교에서 바라본 달천의 모습이다.
옛 선비들이 경치가 빼어난 곳에 정자를 지어 놓고 풍류를 즐겼던 것처럼 이곳에 정자 하나만 얹어놓으면 제격이다.

속리산둘레길 걷기 참가자들이 보은군 마지막 구간인 충북알프스 휴양림~대원리 검단산 임도까지 걷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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