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농민들 위해 정보화 교육을 하는 젊은 귀농인
고령 농민들 위해 정보화 교육을 하는 젊은 귀농인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6.12.01 10:39
  • 호수 37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승면 우진리 귀농인 노성균씨를 만나다
▲ 노성균씨

블로그, 스토어팜, IT... 고령의 농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단어들이다.

그러나 농민이 애써 생산한 농산물이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하고 헐값으로 팔리는 것이 안타까워 정보화교육을 통해 직거래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모임이 있어 소개한다.

'농업지식인'모임이라 불리는 농업인 자조모임은 농업기술센터에서 강소농교육(작지만 강한 농업·농민을 위한 교육)과 e-비지니스 교육을 받았던 농민들이 스스로 모이게 되면서 시작됐다.

고령의 농민들이 몇차례의 정보화교육을 받았지만 실제 농가에서 접목해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기던 젊은 농민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현재 20여명이 매주 월요일 농업기술센터 정보화교육장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반짝거리는 눈빛을 보면 외면할 수가 없었죠...(웃음)"

젊은 농사꾼 노성균씨의 말이다.

노성균씨는 서울 토박이로 작년 7월 삼승면 우진리로 부인과 함께 귀농했다. 부부는 모두 IT관련 광고일을 했던 이들로 정보통신 분야에 전문가라 할 수 있다.

"농업기술센터가 실시한 강소농 교육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제가 잘 아는 분야였어요. 그런데 연세 드신 분들이 힘겹지만 눈을 반짝이며 열강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옆에서 도와드리곤 했죠"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10월에는 블로그 교육을, 11월에는 스토어팜 교육을 2달째 진행하고 있다. 꾸준한 교육으로 고령농민들도 이제는 마우스를 다루거나 자판을 두드리는 손길에도 거침이 없다.

"어르신들의 실력이 느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죠"

보람을 느낀다는 노성균씨는, 귀농생활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여유로움이라고 한다.

'째깍째깍' 시계바늘 소리처럼 숨쉴 틈조차 없는 도시생활과 달리, 시골의 저녁은 고요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부부에게 제공하고 있다.

농업기반을 아직까지 다지지 못했기에 부인은 인근 농공단지의 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노성균씨는 농사일에 전념하고 있다.

"올해까지는 대추밭을 임대해 농사졌는데, 내년에는 직접 대추밭을 가꾸게 됐어요"

오랜 꿈이었던 귀농을 시작한 그는 올해 아로니아를 심었고 내년에는 대추밭도 임대가 아닌 자신의 밭을 일구게 된다.

"무엇보다 제가 가꾼 채소와 곡식으로 밥상을 차리게 되면서 저와 아내의 건강이 많이 좋아졌어요"

좋은 이웃과 자연환경, 건강한 먹을거리가 있어 행복하다는 그의 말이다.

아로니아의 첫열매가 열리고 노성균씨의 농장에서 생산한 대추를 수확하는 날, 혼자가 아닌 부부와의 만남을 약속하며 짧은 만남의 아쉬움을 달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