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례 ①풍부한 문화관광콘텐츠로 경쟁력 강화한 강원도
국내사례 ①풍부한 문화관광콘텐츠로 경쟁력 강화한 강원도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6.11.24 09:55
  • 호수 3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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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시대 지역 콘텐츠가 답이다'

'글로컬'. '글로벌'(Global)과 '지역'(Local)의 합성어로 지역의 특성을 살린 세계화를 뜻한다. 지구촌이라 할 정도로 세계는 모든 분야에서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고 세계화라는 큰 그늘은 지역의 정체성마저 함몰시키고 있다. 이로인해 지역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잠재적 가치를 발굴해 경제효과를 가져오는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많이 들어왔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글로컬 시대에 가장 부합하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본사를 비롯해 전국 주간지와 일간지가 공동으로 '글로컬 시대 지역자원발굴과 활용'이라는 주제로 국내 및 해외사례 발굴 기획취재를 다녀왔다. 굴뚝 없는 공장, 관광에 대한 관심은 끊임이 없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잘 보존된 자연환경 자체가 관광 상품이 되고, 지역 고유의 문화가 관광상품이 돼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여행요소가 되는 추세다. 기획취재지역은  전통 문화유산과 올림픽, 인기 드라마세트장, 재생 레지던스 등을 바탕으로 글로컬 브랜드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강원도 태백·정선, 그리고 강릉과 평창을 비롯해 그린시티로 유명한 독일 프라이부르크, 슬로푸드의 발상지 이탈리아 브라와 지역자산을 소중히 지키고 있는 이탈리아 토리노, 골목관광으로 지역경제를 살린 스위스 루가노였다. 지역의 숨어있는 수많은 문화자산들이 세계적인 관광콘텐츠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보고 글로벌 브랜드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이 됐다. 공동기획취재를 바탕으로 지역자원으로 지역의 가치를 살려 지역경제·로컬 브랜드 모델을 꾸준히 발굴하며 글로컬에 도전하고 성공한 국내외 사례들을 보도한다.

 

국내 사례-태백, 정선 평창, 강릉

■ 해외 사례

① 음식, 이탈리아 토리노 시민들이 만든 글로컬 브랜드

②이탈리아 브라에서 먹거리 본질 생각하다

③독일 프라이부르크 주민, 그린정책과 통했다

■글로컬 시대, 지속 가능한 보은만의 콘텐츠 찾기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폐광, 흉물 아닌 지역 살리는 자원

태백과 정선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탄광산이 지역으로 한때 많은 부를 창출했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난방재가 연탄에서 기름으로 바뀌는 등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탄광은 설자리를 잃었고 검은 진주를 캐기 위해 지하 수백 미터를 매일 드나들었던 사람들도 탄광지역을 떠나 10만명이 넘는 도시로 승격됐던 지역은 5만명 내외로 축소되는 등 침체를 가속화했다.

▲ 평창은 스키점프센터를 전망대로 활용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위험도가 매우 높은 일터였지만 가족들의 생계를 두 어깨에 짊어졌던 광부들이 사라진 일터 탄광은 과거의 영화를 뒤로하고 폐광된 채 시간이 중단돼 있다. 자칫 흉물스런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태백과 정선에서 만난 폐광은 더 이상 흉물이 아닌 지역을 살리는 소중한 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드라마의 전설로 기록된 KBS의 '태양의 후예' 촬영지라는 입소문을 타며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의 발걸음도 줄지 않고 있다.

태양의 후예 드라마 촬영분량의 70%를 담당했던 태백시의 폐탄광지는 노영환 태백시 관광문화과장의 직감으로 태백시가 관광명소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선 촬영 후 방송이라는 시스템으로 촬영된 드라마여서 이미 '태후' 촬영장의 세트는 거의 철거된 후였으나 드라마 첫 회를 본 노영환 과장은 드라마 히트를 예감하고 드라마 세트장을 다시 복원할 것을 건의했던 것. 우여곡절 끝에 메디큐브와 군 막사 1동으로 세트장을 구성하고 내부에는 와인키스 세트장과 응급실, 우르크 태백부대를 체험할 수 있는 군 막사를 복원했는데 방송되면서 인구 4만8천여명의 오지에 연휴에는 3천300여명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드라마 속 유시진 대위의 군복을 직접 입어볼 수 있도록 만든 체험장이 있고 드라마 속 피엑스(PX)는 매점으로 변신, 주민들에게 무상 대여하는 등 드라마 기념품을 판매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

▲ 태백의 폐탄광지가 드라마 '태양희 후예' 촬영지로 입소문을 타며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태백시는 한보로부터 기부채납된 이 폐 탄광을 산림청과 공동산림사업을 협약, 2018년까지 131억원을 들여 통리관광자원화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은 폐광터널을 이용해 슬로푸드 레스토랑을 건립하고, 세트장 아래에는 도시재생사업으로 태후공원을 조성, 드라마 인기를 재 점화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탄광지역인 정선은 폐탄광을 예술문화가 꽃핀 공간으로 재탄생, 지역을 살리는 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사례다.

폐탄광과 예술의 조합.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가당치도 않은 조합으로 폐광을 보기 위한 방문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강원도 정선 함백산에 자리한 삼탄아트마인의 사례는 더욱 놀랍다.

삼탄아트마인은 삼척탄좌를 줄인 삼탄과 아트(art, 예술), 마인(mine 탄광)을 합성해 예술을 캐는 곳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1964년부터 2001년까지 38년간 운영된 탄광 건물을 재생한 예술공간이다.

이곳은 탄과 사람을 실어 날랐던 레일과 장비, 석탄가루 등 과거 탄광의 흔적을 살리면서 갤러리, 전시관, 박물관, 예술가들이 상주하며 예술활동을 하는 레지던스 공간까지 갖추고 있다.

2007년부터 5년간 총 13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13년 5월 개장했는데, 이 폐 탄광에 예술의 혼을 불어넣은 이는 고 김민석씨다. 150개국, 특히 아프리카 오지에서 수집한 12만여점의 다양한 예술품으로 가득 찼고 광부들의 급료장부 등 탄광의 각종 서류들도 박물관, 전시관을 채워 가치를 높이고 있다.

갱도로 향하는 통로에 자리잡은 레일바이 뮤지엄에는 광부를 나르던 인차, 석탄을 실어나르던 탄차와 레일이 그대로 남아 있다.

물 분사기 설비가 그대로 남아 있는 광부들의 샤워공간, 아마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 원조라고 주장할 수 있는 증거(?)인 대형 드럼세탁기 등 탄광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유물들도 버려진 고물이 아닌 전시물로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수평갱도는 와이너리로 탈바꿈했고 탄광의 기계를 제작하고 수리하던 공장동 건물은 레스토랑으로 재탄생해 작동을 멈춘 낡은 기계가 선반, 와인진열대, 테이블, 장식품으로 태어나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에서도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촬영됐는데 극중 유시진이 머문 레지던스 공간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동계올림픽 콘텐츠로 발전

올해 4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외국인 관광객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별 관광상품을 달성하기 위해 5개 지역의 대표 관광콘텐츠를 글로컬 관광상품으로 선정한 가운데 강원도의 헬로 2018 평창이라는 콘텐츠도 선정됐다.

2018년 개최되는 평창올림픽을 테마로 개최지 관광코스를 사전에 개발, 판매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축제와 투어를 연계한 1박2일 코스는 정선 아리랑, 강릉 벚꽃, 단오 커피, 평창 대관령 국제음악제 등을 엮었다.

동계 5륜5감 만족상품은 2박3일 일정으로 강릉 경포대 5개의 달, 평창 5대산, 정선 5일장 등 스토리텔링 관광상품으로 개발해놓았다.

스키 코리아를 테마로 한 3박4일 상품은 스키강습, 공연, 레크리에이션 등 올림픽 시설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중 공동기획취재 기자단은 평창군 올림픽 시설과 강릉의 오죽헌과 허균과 허난설헌의 유적지를 둘러봤다.

평창올림픽 스키점프 경기가 치러질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는 2009년 완공됐다. 이곳에서는 바이에슬론,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알파인 스키 등 총 8개 종목이 이곳에서 치러진다. 스키 점프 센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평창은 올림픽 준비가 한창이었다.

세계 어느 도시나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유치하면 축제 이후 경기장 활용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평창도 시설 활용에 대한 걱정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활용도를 높이고 또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제고를 위해 스키점프대와 골프장은 일반에 개방,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스키 점프대 정상에서 바라본 전망, 그리고 코스의 짜릿함과 아슬아슬함은 이곳을 찾은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최일홍 강원도개발공사 용지개발부장은 "알펜시아 스키장을 겨울에는 눈 스포츠 경기장으로 활용하지만 봄·여름·가을에는 골프장으로 활용하고 스키점프 센터는 축구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향후 활용 방안을 강구하지 않거나 관리를 소홀하게 되면 그 피해는 주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올림픽 이후 경기장 활용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동계 올림픽 경기장이 있는 강릉은 모자가 나란히 화폐 속 인물이 된 신사임당과 이율곡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오죽헌을 빼놓을 수 없다. 율곡이이 및 신사임당 초상화만이 아니라 600년 된 배롱나무와 천연기념물 484호로 고불매, 백양매, 선암매와 함께 우리나라 4대 매화나무로 알려진 율곡매(홍매화), 오죽헌의 안채와 바깥채의 툇마루 기둥에 걸려있는 주련(柱聯 : 기둥이나 벽 따위에 장식으로 써 붙이는 글귀)을 통해 추사 김정희 선생의 글씨를 감상할 수 있는 등 이야깃거리가 많다.  이외에 율곡 이이 선생 7남매가 신사임당에게 방풍차를 올려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효도진다례가 토요일마다 열려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오죽헌 인근에는 허균과 허난설헌이 태어나고 자란 생가터와 기념관,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내에 위치한 초희 전통차 체험관에서는 다도체험도 할 수 있는 등 강릉에서만 맛보고 느낄 수 있는 지역자원들이 글로컬 시대를 이끌고 있다.

2018년 강원도청 관광마케팅과 전창준 과장은 "강원도는 어디를 가도 청정한 자연 속에서 다양한 레포츠와 축제를 즐기면서 소박하고 담백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어 힐링을 할 수 있는 최적지"라며 "앞으로 테마형 관광지 조성 관광콘텐츠 발굴, 관광시설과 서비스의 글로벌 스탠드화, 관광상품의 명품화를 통해 도민 소득으로 연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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