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 vs 시장활성화 '뭣이 중헌디'
일방통행 vs 시장활성화 '뭣이 중헌디'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6.09.21 22:42
  • 호수 3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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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통행 시행 3주차 민원현장을 가다>
근본문제 해결하지 않고 시행해 상가 매출 감소 주장
주차공간 확보 선행, 노점 및 노상적치물 단속 뒤따라야
▲ 서다리~시외버스터미널 구간이다. 일방통행로로 이곳이 주차장이 되고 있다.
▲ 옥천읍 시내 인근에 설치된 공영주차타워모습이다.

지난 9월 1일부터 시행한 보은읍내 일방통행이 시행 3주차를 맞았다. 그동안 장날 4회, 추석대목 등이 있었던 기간이다.

시행초기와 달리 어느 정도 안정되지 않았을까 싶어 읍내 상가 및 시장을 돌며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고정고객 위주의 장사이거나 배달이 상당수 차지하는 업소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는 했지만 상인 대부분은 장사가 안됐다는 목소리였다. 특히 장사가 안됐다고 주장하는 점포 업주는 추석 대목을 봤어야 하는데 손님이 들지 않아 재고가 쌓이는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호소했다.

그런가하면 우회로인 시외버스터미널부터 서다리 구간과 기아자동차부터 농협군지부 구간 등 큰 도로와 골목도로 또한 아예 주차장으로 변했다며 일방통행의 폐해를 주장하고 있다.

이로인해 경찰서 쪽에서 평화약국 쪽으로 진입하는 차량이 있으면 반대방향의 차량들은 정차하고 있어야 할 정도로 양방향 차량소통이 전혀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 추석대목 죽쒔다

상가 및 재래시장 상인들은 일방통행을 당장 중단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추석절 대목을 기대했던 상가와 시장 상인들은 종전 대비 전반적으로 1/3 정도 매출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들은 "추석명절에 군에서 전통시장 주변에 주정차 해도 좋다고 펼침막을 써붙여 놓았지만 추석 대목에 사람이 반도 안다녔다"며 "일방통행 때문에 상권이 다 죽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 업주는 "누가 이것을 시행하라고 했는지 내가 멱살을 잡고 싶다"고 말하는가하면, "이장들이 찬성해서 시행했다고 하는데 이장들이 왜 이래왈 저래왈 하는겨 이장들이 우리 생계를 책임진다는겨?"라고 말할 정도로 격한 반응을 보였고 "한달까지 기다릴 것 없어 일방통행 빨리 해제시켜야 돼"라고 주장했다.

일방통행을 빨리 해제시켜야 한다고 말한 한 업주는 "추석 전 전통시장을 방문한 정상혁 군수에게 일방통행을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더니 '걱정하지마 다 해결해줄테니까'라고 말을 했지만 그 것으로 끝이다"라고 말했고 "우리는 생계가 달려있는데 이대로 계속가면 정말 보은군이 우리 다 책임져야 한다"는 항의성 발언도 쏟아냈다.

배달 위주여서 매출에 큰 영향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한 업주들도 동다리에서 중앙사거리 방향으로 못들어오게 하니까 상권에는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업주는 일방통행 구간에 가족이나 친인척 등이 장사를 해서 꼭 들어와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일부러 돌아서 들어와 물건을 구입하겠느냐는 의견이었다. 그래서인지 우회로에 있는 마트를 많이 이용한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결과적으로 일방통행이 마트 매출을 올려주는 역할을 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반면 일반 주민들 중에서는 일방통행로에 주차공간이 더 많아졌기 때문에 물건을 사기도 더 좋아졌고 막히지 않아 통과하기도 좋아졌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이 의견에 대해서도 상가 상인들은 일방통행로 차도가 주차장으로 변하기 때문에 잠깐 차를 세우고 물건을 사려는 주민들 조차도 차 세울 곳을 찾지 못해 그냥 지나는 경우가 많다며 일방통행로 시행으로 시내에서 물건을 사기가 더 좋아졌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한편 군에서는 9월 30일까지 시행한 후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시행여부를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일방통행 시행이 지역에 던져준 시사점이 참 크다. 그것은 시급한 주차공간 확보 및 주정차량 단속, 노점 및 노상적치물 단속 등 강력한 행정력 집행이다.

► 옥천군 주차타워도 있다

일방통행이든 차없는 거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것이 주차 공간 확보다. 그동안 본보에서는 화랑시장 빈터와 읍사무소 주차장, 재래시장 및 종합시장 주차장에 주차시설을 설치할 것을 주장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까운 거리라도 꼭 차를 이용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에 먼거리에 차를 주차해놓고 시내로 들어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통계상회 인근에 공영주차공간이 있다고 해서 그곳에 주차하고 시내 상가를 이용하라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시내 가까운 거리에 주차공간을 확보하면 운전자들이 주차해놓고 상가 및 시장, 골목 등 시내 상권을 이용하는 주민을 더 많이 유입할 수 있다.

옥천군의 경우 시내 곳곳에 주차공간을 확보해 차로의 불법 주정차량을 상당히 해소하고 주차편의로 시내상권에서 유동인구가 머무는 시간이 늘고 있다.

옥천군 교통부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옥천군은 부족한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2012년 전수조사한 후 2013년부터 대대적인 주차공간 확보에 나섰다.

2013년 2층3단의 공영주차타워를 설치해 141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한 것을 비롯해 전통시장 옥상 주차장 36면, 2015년 옥천공설시설 주차타워 102면 등 872면을 확보하고 있다.

좁은 땅에 더 많은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주차타워를 설치한 옥천군과 달리 보은군은 최근 거액의 사유지를 매입해 조성한 전통시장 및 종합시장 주차장조차도 주차타워가 아닌 지상 주차장에 몰두했다. 보은군의 행정수준이 그만큼 뒤지고 있는 것을 반증한다.

► 노점상 및 노상적치물 단속은 보은군 업무

보은군이 일방통행 시행 목적 중의 하나라고 꼽았던 노점상, 노상적치물은 보은군이 공권력을 적용해야 하는 단속 대상이다. 이를 계도하고 단속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그동안 과태료 한 번 부과하지 않았으면서 문제를 일방통행으로 해결하려고 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방통행을 운운하기 전에 노점상 및 물건을 노상에 적치한 점포주를 강력하게 단속하는 행정이 필요하다.

단속권을 갖고 있는 공무원들은 뒷짐을 지고 있는데 일방통행로 연접 점포에서 점포 앞 인도에 장날 노점상들이 전을 펴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노점상 단속권은 주민이 아니라 보은군 공무원의 고유업무다.

장터도 풀어야 할 문제다. 지역에서 돌아야할 자금을 역외로 유출시키는 장본인인 외지상인말고 할머니 등 지역주민들이 장날 전을 평 수 있도록 장터 확보는 분명 필요하다.

어쨌든 이장들만을 대상으로 여론을 수렴해 일방적으로 시행한 일방통행으로 불거진 문제점 및 해결대책 등을 잘 수렴해 반영함으로써 시가지 도로 및 교통행정이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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