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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다섯... 박영진·강봉숙씨네 가족탐방우리집에 다섯의 복이 주렁주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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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호] 승인 201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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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현식이는 열여섯살, 둘째 해미는 열네살, 셋째 유미는 열두살, 넷째 준식이는 여섯살, 그리고 막내 지우는 지난 7월 10일에 태어났다. 박영진(43, 보은 교사), 강봉숙(38)씨네 가족이 한 명 더 늘었다. "옛날엔 먹고 살기 바빠서 내 새끼는 이쁜 줄도 모르고 키웠는데, 손주들은 너무 이뻐. 안 보면 보고 싶고" 금쪽같은 손주들을 향한 할머니의 애틋한 마음이다. 막내 지우가 태어나기 5개월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손주 사랑은 더욱 남달랐다. 손주들을 바라만 봐도 할아버지 눈에서는 사랑이 뚝뚝 떨어졌다. 그 사랑하는 마음으로 빵도 사주고, 짜장면도 사주고, 요구르트도 사주고, 오토바이에 태워 드라이브도 시켜줬다. 그래서 준식이는 지금도 할아버지를 찾는다. 할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걸 알기에.

 

#우리집 막내, 다섯째가 태어났어요

아들 한 명 더 낳고 싶은 마음에 넷째까지 낳았다. 이제 정말 끝이구나 싶어 가족사진도 찍었다. 그런데 얼마 전 박영진엸강봉숙씨 부부는 2남 3녀의 부모가 되었다. 박영진씨는 셋째까지는 육아에 신경을 못 썼는데 넷째가 태어나고부터 가정적인 아빠가 돼 이젠 갓난쟁이 막내도 잘 돌봐주고 집안 살림도 많이 도와준다. 막내 지우를 낳을 때는 진통하는 아내 옆을 지키며 출산의 고통을 겪는 아내의 모습에 눈물이 울컥했다. 막내딸을 안아든 순간, 손주들을 무척 이뻐하셨던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 마음이 더욱 짠해졌다. 지우를 봤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지 알기 때문이다.

   
 

막내딸 이름 '지우(芝祐)'는 친구가 철학과 교수인 지인에게 부탁해 축하기념으로 선물해 준 것이다. '지우'는 한여름에 태어나 물이 부족해 자라면서 잔병치레를 하게 될 것을 염려해 그 잔병을 막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이름으로 채운 것이라고 한다.

지우가 태어나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첫째는 동생들을 챙기고, 아이들이 집안일을 분담하고, 스스로 알아서 자기 일을 한다. 가까이 사는 장모님도 육아를 도와줘 아내가 좀더 수월하게 지우를 보살핀다.

#아빠표 된장찌개가 제일 맛있어요

한전에 근무하는 엄마 강봉숙씨와 우체국에 근무한 지 17년째인 아빠 박영진씨.

아빠는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우편물을 배달한다. 오토바이를 타야 하는 일이 위험하기도 하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아무리 비옷으로 무장을 하고 장화를 챙겨 신어도 빗물이 타고 들어와 일을 끝내고 나면 옷이 축축하게 다 젖는다. 일을 할 때면 자신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일하는 공무원들도 많다라는 생각이 항상 앞선다. 그래서 더 힘을 내고,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으로 자신의 피곤함을 달랜다.

지난 2007년에는 고향인 후평리에 축사도 시작했다. 송아지 10마리로 시작한 축사는 소 40마리로 불어나 규모가 커졌다. 그만큼 하루일과도 더 바빠졌다. 아침에는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축사에 가서 1시간 일하고 우체국으로 출근한다. 저녁에는 6시 퇴근 후 축사로 가 소밥을 주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빠의 부지런함 덕분에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가족들이 잘 생활해나간다.

   
 

축사 때문에 아이들 데리고 여행 한번 가는 게 쉽지 않아 주말이면 축사에 많이 데리고 간다. 많이 해봐서 소밥 주는 방법을 다 아는 중학생인 큰아들과 둘째 딸이 도와주면 혼자 1시간 할 일을 30분 만에 끝낼 수 있다. 부모님이 생활하시는 고향집 옆에 축사가 있어서 부모님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축사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아빠 박영진씨가 하는 일은 저녁 밥상 차리기다. 막내 지우를 돌보느라 힘든 엄마를 대신해 늦은 저녁 부랴부랴 밥상을 차리려면 단시간에 뚝딱 만들 수 있는 요리를 해야 한다. 그래서 아빠는 된장찌개와 계란찜을 즐겨 만든다. 학창시절 집에서 수한농협(현 남보은농협 수한지점) 직원들 밥을 해주셨던 어머니를 도와 심부름도 많이 했는데, 그때 어깨 너머로 어머니가 요리하는 걸 보고 배운 솜씨로 끓여내는 된장찌개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박영진씨는 “아이들이 요리를 해주면 맛있다고 잘 먹어요. 아빠가 해준 된장찌개가 제일 맛있대요"라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막내가 좀더 자라면 아빠표 된장찌개를 먹으며 맛있다고 칭찬을 더할 것이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겠지?

#손주들이야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지

손주들을 예뻐하셨던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생활력이 강한 분이셨다. 트랙터가 귀하던 시절, 마을에 딱 한 대 있는 트랙터 주인이 할아버지였다. 그 트랙터로 남의 집 일도 해주고, 농사도 지으며 살림을 일구셨다. 특히 가정적이어서 어머니를 많이 도와주셨다고 한다.

“난 방앗간에 한번도 안 가봤어. 우리 남편이 고추 빻아다주고, 떡쌀 빻아다주고. 그래서 방아 찧는 삯이 얼마인지도 몰라. 라면 떨어졌다고 하면 라면 사다주고, 내가 버스 타고 다니면 불편하니까 오토바이 타고 읍내 다니면서 장도 다 봐다줬어. 명절 때도 필요한 거 적어주면 제사 흥정 다 해다 줘"라고 말하는 할머니 기정자씨의 목소리에 고마움과 그리움이 묻어난다.

가을이 오고 고추장 담글 생각을 하니 남편 생각이 더 난다. 아궁이에 불 지피고, 짜고, 끓이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도와준 남편이었는데 그 손길이 그립기만 하다.

남편은 4년 전 식도암이 발병해 치료받고 완치가 되었는데 다시 재발해 항암치료를 받던 중 올 2월에 세상을 떠났다. 병원을 오가며 지극정성으로 남편을 간병한 어머니. 올 추석에는 남편이 떠난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질 것만 같다.

   
 

추석 날 차례상에는 시아버지와 시어머니, 남편 등 다섯 명을 모신다. 차례를 지내고 나면 할머니 기정자씨는 아들에게 받은 용돈을 봉투에 넣어 손주들에게 나눠 준다. 작은 아들 가족까지 모이면 손주가 일곱이다. 할머니의 바람은 예나 지금이나 가족이 화목하고 손주들이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 박영진씨는 “제가 크면서 잔병치레를 많이 해서 아이들이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빠보다는 훌륭한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죠"라고 말했다. “큰아들은 어려서 많이 아프고 다치기도 해서 얼굴을 보면 자세히 자꾸 바라봐져. 이젠 한 집안의 가장이니까 건강하게 가정을 잘 지켜줬으면 하는 마음이지"라고 말하는 어머니는 아들 사랑에 맞벌이 하는 부모를 대신에 손주 넷도 정성으로 돌봤다. 올 추석에는 할아버지의 빈자리를 어린 지우가 따뜻하게 채워줄 것이다.

김춘미 시민기자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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