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충북 행복씨앗학교와 보은교육의 미래를 바라보다
⑨충북 행복씨앗학교와 보은교육의 미래를 바라보다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6.09.08 01:51
  • 호수 36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깨동무 교육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교육이 되길

친구야 신나는 학교 가자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교육이 변화하고 있다.

단편적 지식 위주 교육에서 역량 중심의 교육으로, 한가지의 정답을 찾기 위한 교육이 아닌 질문과 토론이 있는 교실로, 단순한 기능인 양성이 아닌 전인적 교육을 사회가 요구하고 있다. 또한 '학교'라는 공간이 단순한 배움의 공간을 넘어 지역공동체이자 문화공동체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지역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황폐화 되어가는 농업·농촌의 현실에서 학교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농업·농촌의 황폐화와 젊은층 인구감소는 학교의 존폐마저 위협하고 있다.

본보는 2012년 '작은학교가 희망이다'라는 기획취재보도를 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엿볼 수 있었으며 4년이 흐른 지금 보은에서 '행복씨앗학교'가 싹을 틔우고 있다.

행복씨앗학교를 탐방함으로써 공교육의 변화를 살펴보며 지역주민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충북 행복씨앗학교는 준비교를 포함해 40개에 달한다. 그동안 보은 삼산초, 내북초, 보은여중, 자영고의 행복씨앗학교 모습을 살펴보고, 타지역의 초·중·고의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공교육의 변화를 소개했다.

7개의 학교탐방과 충북도교육청, 경기도교육청을 방문하면서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학생중심의 교육 패러다임 변화, 학교운영의 민주성과 교사들의 변화, 교육의 한 주체로 학부모의 역할을 중요성, 지역과 함께 하는 학교 등의 모습이었다. 이번 '친구야 신나는 학교가자' 마지막호는 보은의 교육관련 각계각층을 만나 교육발전을 위한 목소리를 담아봤다.

<보은도서관장은 9월 1일 안의상 관장이 부임했지만, 이전에 김옥배 관장의 인터뷰가 진행됐음을 양해부탁드립니다.>

#구금회 보은여중 역사교사/교육협동조합 '햇살마루'(준) 대표

 

"교육패러다임이 변화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를 돌아보는 교육, '어깨동무교육', 서로 공유하고 함께 하는 교육으로 변해야 합니다"

내면의 나와 가족, 지역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자존감이 향상되고 능동적인 자기삶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보은의 힘은 소박한 사람들로부터 나옵니다. 사과, 복숭아 농사를 짓고 알뜰살뜰 물건을 파는 우리 이웃이 힘입니다"

이미 우리사회는 양적인 성장을 이뤘다.  좁은 우리나라에서 경쟁교육은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정소수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전체를 위한 교육이어야 하며, 경쟁만 강조하는 교육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며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또한 어떠한 교육기관의 돌봄이 따뜻한 가족의 돌봄을 능가할 수는 없죠"

부모가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함께 해는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양육, 안정적 가정유지를 위한 소득보장, 자녀교육에 함께 할 수 있는 객관적 환경 조성에 대해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며 국가의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교육을 통해 나의 가치, 보은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우리 삶을 어떻게 채워나갈까를 고민해야 하죠. 또한 아이 한명한명이 소중하듯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신정아 학부모연합회 회장

 

"보은에는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부족합니다. 특히 청소년들은 갈데가 없어요"

신정아 회장은 자신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경제적 부담도 가중된다고 한다. 초등시절과 달리 중·고등학생은 문화·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청주나 대전을 나가는데 한번 갈 때마다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청소년 클럽(?) 같은 것이 보은에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피시방, 볼링장 등 청소년만의 공간이 없는 게 안타까워요"

성인과 청소년의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피시방이나 볼링장은 담배연기 등의 간접흡연의 우려 뿐만 아니라 흡연욕구가 생길까 우려된다는 말이다. 현재 보은군에는 청소년문화의집이 있다. 청소년문화의집집은 쉼터와 문화, 학생자치 등의 활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신정아 회장은 이보다 소프트한 분위기의 말그대로 편안한 쉼터, 놀이터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청소년문화의집과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주관한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적이 있어요. 상당히 많은 일을 하고 있었고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었죠. 다만 이런 것들은 많은 학부모들이 잘 모르고 있는게 안타까웠어요"

이어 "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지역별, 학교별로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골고루 참여하면 다양한 또래문화 형성, 지역별 유대감 형성, 다양한 교유관계 형성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했을 때도 소위 '기싸움'도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병돈 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장

 

"현재 보은은 남부 3군에서 인구수가 가장 적습니다. 또한 매년 5% 이상 학생수가 감소하고 있어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하죠" 이병돈 회장은 작은학교의 통폐합과 소규모 교육지원청의 통폐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높였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교육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단양군청은 학교별로 사업신청을 받아 지자체에서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정부의 보조사업 제한으로 보은군은 교육경비를 3년째 지원하지 않고 있으나, 같은 사정에 있는 옥천, 영동, 단양은 장학회를 통해 우회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보은군의 장학(교육)사업은 일부 학생에 국한되어 있죠. 다수의 학생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방향전환을 해야합니다" 충북대 단기영어캠프, 미국, 핀란드의 선진교육체험은 거액의 예산을 수반하지만 일부 학생만 혜택을 받는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장학금 지원만이 아닌 다수를 위한 교육사업에도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지자체는 교육경비를 우회적으로 지원해서 교육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이로인해 교육경쟁력이 강화되면 학생유입으로 인한 인구증가라는 동반효과도 볼 수 있죠. 학교가 살아야 마을이 생기가 넘치고 교육이 살아야 지자체가 활성화 됩니다"고 강조했다.

 

#문은주 청소년문화의집 부장

 

"우리 아이들은 '꿈을 강요하는 세상'에 사는 것 같아요"

청소년시기에는 충분히 노는 것도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놀이문화는 다양한 경험이 축적되는 것뿐만 아니라 두뇌활동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은연중 좋은 직장에 대한 바람을 나타내죠"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특히나 요즘 아이들은 부모세대보다 많은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고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은 부모세대와 다르다는 것이다.

"청소년진흥법에 의하면 읍면동에 청소년문화의집을 권장하고 있죠. 제주도의 경우 동마다 1층은 노인들을 위한 공간, 2층은 청소년을 위한 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보은은 면지역으로가면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전무할 정도로 열악합니다"

현재 읍에 하나 있는 문화의집도 노래방, 비디오방, 컴퓨터, 농구장이 있지만 한번 사용하려면 기본 몇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 또한 방과후 아카데미 교실이 따로 없고 동아리방, 다목적실 등의 공간부족으로 청소년의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되지 못함을 안타깝게 여겼다.

"지나친 사교육도 문제입니다. 창의력과 상상력, 혼자서 사고하는 생각의 여유 등을 보기 힘듭니다. 좋은직장을 위한 꿈이 아닌 내가 행복해지는 꿈을 스스로 아이들이 찾아갔으면 좋겠어요"

 

#김현주 보은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보은교육발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인성교육이 중요합니다"

김현주 센터장의 말이다. 우리 사회의 복작성으로 인한 '분노조절장애, 학교폭력문제, 이상성행동' 등 많은 문제에 청소년들이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문제에 대한 대책은 미흡하죠. 예를 들면 학교대강당에 학생들이 모아두고 한번에 형식적 교육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성교육은 반별로, 소그룹별로 진행해야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다. 개인적 차이가 있고 문제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 교육으로는 제대로 인성교육을 할 수 없다는 것.

"상담센터에서 진행하는 인성교육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자존감형성, 심성개발, 집단상담 등 많은 경우의 수에 대비한 다양한 교육내용이 준비돼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이어 "학교생활, 교우관계, 이성친구문제 등 모든 문제는 청소년 독자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가정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습니다" 따뜻한 가정, 학생중심의 학교,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자라나는 청소녀들에게 올바른 자양분을 제공함에 대해 김현주 소장은 강조했다.

 

# 김옥배 보은도서관 관장

 

"책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독서는 감성이 활발한 청소년들의 사고력을 깊게 합니다"

세상에 단편 지식은 너무나 여과없이 널려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서의 필요성을 김옥배 관장을 강조했다.

"도시든 시골이든 개인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죠. 특히 우리와 같은 농촌마을의 청소년들은 더욱 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책은 한계라는 것이 없습니다"

농촌지역일수록 독서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부분이었다.

"책읽는 문화가 형성돼야 합니다. 도서관을 잘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교도서관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은도서관은 청소년들이 책을 편안하고 자주 접하게 하기 위해 방학아카데미를 개설하는가 하면, 올해 학부모 대상으로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도서활동가 양성교육'과정을 개설 30여명의 활동가를 양성하기도 했다. 또한 어려서부터 책과 친해지게 하기 위해 유아를 위한 책놀이 프로그램, 초등학생을 위한 역사, 요리 강좌등도 개설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맺으며

학생들이 배우는 즐거움이 있고 교사들의 가르치는 보람, 학부모들의 교육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작은 변화를 꿈꾸며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다. 이번 '친구야 신나는 학교가자' 기획취재를 통해 다양한 학교의 모습, 관계기관의 목소리,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고자 노력했다. 모두의 바람처럼 한층 성장하는 보은교육이 되길 기대해본다.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