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혁신학교의 본고장 경기도 교육탐방
⑧ 혁신학교의 본고장 경기도 교육탐방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6.08.31 23:45
  • 호수 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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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는 곳, 바로 혁신학교

친구야 신나는 학교 가자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교육이 변화하고 있다.

단편적 지식 위주 교육에서 역량 중심의 교육으로, 한가지의 정답을 찾기 위한 교육이 아닌 질문과 토론이 있는 교실로, 단순한 기능인 양성이 아닌 전인적 교육을 사회가 요구하고 있다. 또한 '학교'라는 공간이 단순한 배움의 공간을 넘어 지역공동체이자 문화공동체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지역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황폐화 되어가는 농업·농촌의 현실에서 학교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농업·농촌의 황폐화와 젊은층 인구감소는 학교의 존폐마저 위협하고 있다.

본보는 2012년 '작은학교가 희망이다'라는 기획취재보도를 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엿볼 수 있었으며 4년이 흐른 지금 보은에서 '행복씨앗학교'가 싹을 틔우고 있다.

행복씨앗학교를 탐방함으로써 공교육의 변화를 살펴보며 지역주민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교내에 설치된 '뜨라네'무대는 점심시간 방과후에 자유로이 공연마당이 펼쳐진다. 사진은 치어리더 공연.

혁신학교(충북 행복씨앗학교)의 시작은 경기도의 작은 학교에서 시작됐다. 전교생 26명으로 폐교위기에 있던 남한산초등학교에 뜻있는 교사들이 모여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혁신학교를 시작했다. 표준 교육과정보다 오히려 꽉 찬 수업에도 아이들은 '학교에서 신나게 논다'라고 여길 정도로 즐거운 배움터의 역할을 한 것이다.

MBC(PD수첩)에 방송될 정도로 공교육의 혁명이라 불렸으며, 교수를 비롯한 교사들의 방문, 교육선진국인 독일에서도 방문이 이어졌다.

무시험제에 쉬는 시간이 30분이나 돼 아이들은 축구, 공놀이 등 충분이 뛰어놀 수 있었다. 그래도 성적은 우수했으며,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학원 도움없이 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남한산초등학교 학생들의 우수성이 평가됐다. 혁신학교의 목표가 성적우수자를 배출하기 위함이 아님에도 즐거운 배움, 학생중심의 배움은 학습효과 측면에서도 탁월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후 민선으로 당선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남한산초등학교의 혁신학교 모델을 공식화하면서 2009년 13개의 혁신학교를 시작하게 된다.

이번호는 경기도의 혁신학교 모습과 안산 광덕고등학교를 소개함으로써 공교육의 변화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따라체험학습'은 10명 내외로 이뤄지며, 1학년은 전국 곳곳을 여행하며 감성을 키운다.

#경기도 혁신학교 현황과 혁신지구

"학교는 구성원과 신뢰관계를 통해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하고 현재를 바탕으로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경기도교육청 김현석 장학사의 말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존엄성과 소질, 꿈이 존중돼야 하며 자기주도적 삶을 이끌어 나가고 '참된 학력'이 키워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교육청은 김상곤 교육감의 핵심공약에 따라 2009년 13개 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했다. 2000년 자발적으로 시작된 경기도의 남한산초, 조현초, 덕양중 등의 작은학교를 공교육에서 제도적으로 뒷받침되면서 본격화 됐다.

이후 매년 43개, 89개, 154개2016년 현재 초등 220개, 중등 146개, 고등 50개로 총416개가 혁신학교로 지정돼 운영중이다. 이는 경기도 2천306개 학교 중 18%에 해당하는 것이며 혁신공감학교(혁신학교를 지향하는 학교) 1천723개를 포함하면 93%에 달한다.

2014년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당선되면서 2015년부터 시작한 충북의 혁신학교는 20개로 4.1%이며, 준비교 20개를 포함하면 8.2%에 비해 상당히 앞서 있다 할 수 있다.

경기도의 공교육은 혁신학교 지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현재 '혁신교육지구'라는 지방자치단체와 학교, 교육청이 MOU(업무협약)를 체결해 지방자치단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이 교육에 함께 하는 것이다. 이는 지역특색에 살리며 지역사회의 모든 지역자원이 교육과 함께 함을 의미한다.

2011년 6개의 혁신지구를 시작으로 2016년 10개의 혁신지구, 2021년까지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성남시의 경우, 혁신지구 신청을 했으나 선정되지 못해 성남시는 자체예산을 100% 편성해 혁신지구 사업을 진행했다.

이렇듯 교육은 교육기관만의 몫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지역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에 경기도의 모습은 적극적이었다. 교육경비 제로인 보은군과 대조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다양성, 존엄성, 평등성을 추구하는 안산 광덕고등학교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광덕고등학교는 2010년에 신입생 476명으로 개교한 학교다.

그러나 3년후 졸업생은 396명으로 80명의 학생들이 자퇴, 퇴학, 전학 등을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광덕고 신입생은 인문계 뿐만 아니라 실업계까지 떨어진 학생들이 입학하는 곳으로 교육보다는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혁신학교를 하면서 많은 변화가 이뤄졌고 지금은 학생부가 없고 상벌제가 없어도 학교폭력이나 교내흡연이 없는 학교로 됐으며 전학, 퇴학 등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학생 개개인은 하나밖에 없는 유일하고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 어느 누구도 교육에서만큼은 소외되지 않아야 하죠. 광덕고는 개인의 능력과 적성을 존중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혁신부장 김현주 교사의 말이다.

광덕고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 학사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균형있는 수업을 위해 학사일정을 바꾼 4계 학사제는 안정적으로 확보한 수업일수와 평가가 이뤄지고 있었으며 늦봄방학(5월 마지막주) 과 가을방학(10월 마지막주)에는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따라체험활동'이 이뤄진다. 1학년은 '길따라 사람속으로'라는 주제로 여행프로그램을, 2학년은 '꿈따라 세상속으로'라는 직업체험활동을, 3학년은 '끼따라 학과속으로'라는 진로프로그램을 각기 진행한다. 보통 2박3일간 진행되며 구성원 수는 적든 많든 같은 관심사에 따라 자유로이 구성된다.

이는 수련회와 수학여행과 같은 개성이 존중되지 않는 행사를 없애고 학생 스스로 가고싶고 하고싶은 체험을 계획하고 평가하여 자기 삶을 능동적으로 가꿔가게 한다. 또한 체험활동 기간에 생기는 문제에 대해 해결능력을 기르고 친구들 간의 우정, 지도교사와의 신뢰관계가 형성돼 이후 학교생활에서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광덕고의 교육프로그램 중 특이한 것은 '튜터제'를 들 수 있다.

광덕고는 교사 1인에 학생 5명으로 튜터를 구성해 생활지도와 학습지도가 이뤄진다. 튜터를 구성하는 방법에는 교사가 홍보를 통해 튜터를 모집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먼저 구성한 뒤 이에 어울리는 교사에게 부탁하는 방법이 있다. 튜터가 구성되면 장소, 시간 등에 대해 결정하게 된다. 쉬는시간, 점심시간, 휴일, 방과후 언제든 구애받지 않으며 장소 또한 도서관, 휴게실, 가끔은 학교밖 카페에서 만남을 통해 친밀감을 형성한다.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기에 학습을 위한 튜터가 가장 많이 구성되어 있다.

튜터제를 운영하면서 기초학력이 향상되고 가정과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학습하는 태도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5스텝 어학연수

광덕고는 매년 60명의 학생들에게 항공료지원으로 필리핀 어학연수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선발하는 과정에 '과저의 이력과 성적'은 필요없다.

'특혜받는 자가 없이 포가하는 자가 없이 누구나 성실하게 하는 5스텝어학연수'의 원칙에 따라 이뤄진다.

5단계를 통과하면 연수자격이 주어진다. 1~3단계는 학습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비교적 쉬운 단계로 진행된다. 4~5단계는 효율적인 어학연수를 위해 회화와 읽고 듣기 중심의 평가가 이뤄진다. 연수를 다녀온 학생들은 자신감향상과 이후에도 다양한 연계를 통해 연수의 지속성을 보장한다.

학생자치활동

광덕고는 동아리 천국이라 불릴만큼 많은 동아리활동이 이뤄지고 있었다. 레포츠 17개, 학술동아리 34개, 진학동아리 24개로 '드라마중국, 영화주제토론, 미드영어, 만화그리기, 바리스타, 보컬밴드, 치어리더'등 각양각색이었다.

동아리 활동은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생활태도를 길러주며 학생들의 무기력한 삶을 긍정적이며 활기찬 삶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최근 대학교 선발기준이 변화하고 있다.

앉아서 공부만 하는 학생보다 다양한 취미와 동아리활동, 봉사활동을 경험한 학생들을 원한다. 신체와 정신의 균형이 잡힌 학생들을 입학사정관은 선호하는 것이다.

광덕고 학생들의 끼와 재능은 '뜨라네' 광장에서 맘껏 뽐낸다. 본관건물과 식당, 체육관 등으로 둘러싸인 광장에 뜨라네 무대가 설치돼 있다. 학생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유로이 끼를 발산한다.

'함께 배우고 모두가 성장하는 학교, 너를 살리는 교육, 나를 위하는 학교'를 교육목표로 하는 광덕고는 저마다의 특성을 살리며 한사람도 포기할 수 없는 다양성, 존엄성, 평등성이 살아있는 교육을 위해 계속된 발걸음을 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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