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농작물 타들어간다
가뭄으로 농작물 타들어간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6.08.24 23:28
  • 호수 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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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다운 비 내리지 않아 … 결실률 떨어지고, 상품가치도 하락
▲ "내가 익은게 익은게 아니야" 결실을 맺지못하고 말라버린 율무의 모습이다.

계속된 폭염과 가뭄에 작물들이 시들어가 생산량 감소, 품질저하 등으로 이어져 농민들의 시름이 크다.

지하 40~50m깊이까지 지표수가 말라 나무가 마를 정도로 보은지역에 한 달 넘게 비다운 비가 오지 않아 저수지도 저수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보은군에 따르면 지난 7월 강우량은 평균 354.4㎜가 내린 것으로 통계가 잡히나 7월 17일 이후부터 8월들어서는 평균 1㎜의 통계도 잡히지 않고 있다.

읍면별 8월 강우량을 보면 더욱 기가 막힌다. 보은군이 읍면마다 설치한 강우측정기를 보면 보은읍과 장안면·탄부면·삼승면·수한면·내북면·산외면 0㎜다. 소나기가 지나간 곳도 있지만 잴 수 없을 정도로 낮은 것. 속리산면 7㎜, 마로면 2㎜, 회남면 21㎜, 회인면 14㎜가 온 것으로 잡혔지만 뙤약볕으로 증발해버렸다.

▲ 도랑물을 퍼올려 2~300미터 떨어진 농경지에 물을 대고 있다.

이같이 비가 거의 오지 않으면서 폭염이 계속돼 고추와 들깨, 콩, 율무, 사료작물인 옥수수 등 거의 모든 밭작물이 타들어 가고 있다. 또 사과, 포도, 감, 대추, 호두 등의 열매도 햇볕에 데여 색택이 제대로 나지 않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따라 농민들은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매일 하천의 물을 경운기로 퍼올려 2, 300m에 달하는 농경지까지 호스를 연결해 물을 대고 스프링클러를 돌리고 있다.

하지만 34. 5도에 달하는 고온으로 물을 대도 금방 증발해 효과를 보기도 어려운데다 일부 지역의 농민들은 서로 물을 대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마저도 할 수 없는 고령의 농민들은 손을 놓고 펄펄 끓는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으로 폭염과 가뭄에 농민들의 마음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여기에 김장용 배추와 무 정식 시기가 도래했지만 가뭄으로 정식을 미루는 등 식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품성 있는 배추와 무를 생산하는데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 사과는 너무나 강한 햇볕 때문에 누렇게 데였다.

보은군은 가뭄이 계속되자 8월 26일 가뭄 우심지역에서 농작물에 물을 대는 양수의 날을 운영하고 8월 31일까지 가뭄 피해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농업기술센터 우종식 계장은 "거의 모든 작물에서 가뭄 및 고온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 관수가 제일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과의 경우 고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잎을 늦게 따주고 은박 지 포장도 늦추고 칼슘 엽면시비할 것과 대추도 관수에 철저를 기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저수율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7월초 장마로 군내 거의 모든 저수지가 만수위를 보였으나 8월 23일 현재 둑높임 사업을 한 상궁 저수지 25%, 동정저수지는 48%를 보이고 한중 저수지 28.5%, 삼가저수지 36%로 매우 낮다. 그나마 쌍암 57.9%, 노티 60.7%, 도원 62.1%, 갈평 62%, 종곡 66.7%, 장재 70%로 50%이상은 넘으나 현재와 같이 가뭄이 지속될 경우 저수지 용수 확보가 어려워 내년에는 관개수로가 잘 갖춰져 있는 논농사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한면에 사는 한 농민은 "내 나이 63세인데 내가 평생 농사를 짓지만 이렇게 고온에 가뭄까지 이중으로 겪는 것은 처음이다. 농사는 하늘이 도와줘야 하는데 하늘은 비가 내릴 생각도 없이 햇볕이 쨍쨍 내리쬐니 큰일이다. 하루빨리 비가 흠뻑 내려 타들어 가는 농작물에 생기가 나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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