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쓰지 말라고 했을까"
"왜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쓰지 말라고 했을까"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6.07.27 23:45
  • 호수 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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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참 빠르다. 어느새 민선6기 전반기 2년이 훌쩍 지났다.
민선6기 전반기에 대한 평가가 쏟아지는 가운데 주민들은 선출직 공직자들의 차기 선거 출마여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군수선거 출마예상자들을 놓고 가상도를 그려보면서 과연 정상혁 군수가 3선에 도전할까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주민들은 올해 주민등록상 나이가 74세로 군수선거가 있는 2년 뒤인 2018년이면 76세이고 만약 선거에 당선돼 임기를 마치는 2022년엔 80세인데 무리 아니냐고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상당수다.
하지만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광폭으로 움직이고 있어,  주민들은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각종 행사에 참석해 군정성과 및 추진하고 있는 사업 설명에 열변을 토하고 외지에서 갖는 1박2일 일정의 단체의 선진지 견학에도 먼길 마다않고 특강을 이유로 찾아가고 있다.
정상혁 군수가 2년 뒤 다시 군수 선거에 도전하느냐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건 그때의 일이고 임기 2년을 보낸 현재 시점에서 정상혁 군수가 꼭 염두에 두면 좋겠다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이다.
모를 리가 없겠지만 굳이 해석을 하자면 오이밭에서는 신을 다시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는 관을 고쳐 쓰지 말라는 뜻이다.
즉 오이가 있는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고 있으면 마치 오이를 따는 것 같이 보이고 오얏(자두)이 익은 나무 아래에서 손을 들어 관을 고쳐쓰면 오얏을 따는 것 같이 보이니, 남에게 의심받을 짓은 삼가라는 내용이다.
이 사자성어를 정 군수가 행동강령처럼 지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안한 것은 의혹을 만들지 말라는 의미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그동안 주말이나 휴일, 정상혁 군수가 미원에 있는 한 목욕탕을 이용하는 것이 주민들에게 여러번 발각(?)됐다. 공교롭게도 그날, 그 시간, 그 장소에는 꼭 특정 사업가도 있었다고 한다.
이 상황을 목격한 주민들은 군수와 특정인이 우연찮게 그 장소에서 만났다고 생각되지 않았다는 것. 처음부터 동행한 것 같았고 자신들과 마주친 정 군수가 안면인사를 한 후 허겁지겁 그 자리를 뜨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 일관된 목격담이었다. 이것이 중요한 대목이다.
주민들은 하나같이 왜 특정인과 미원의 사우나 시설을 이용했을까? 한두 번도 아니고 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가두지 않았다. 주민들은 모두 '왜?'라고 의문을 가졌다.
주민들은 지역 최고의 자리에 있는 군수가 단순히 업자와 목욕탕을 이용한 이외의 것을 상상하고 의혹을 계속 만들어간다. 이는 정 군수 자신이 주민들이 의심을 하도록 충분한 거리를 제공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그 책임은 응당 군수에게 있다.
물론 외지 목욕탕, 특정인, 색안경을 쓰고 보기 때문에 본말이 전도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특정인은 한때 보은군을 홀랑 뒤집은 사건의 중심에 있었었던 당사자다.
군수와의 연결고리가 있는 사람과의 만남이니 다양한 추측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예인들의 열애설이 터질 때 기사를 보면 그 안에 알리바이를 많이 만든다는 것이 느껴진다.
당사자들은 꼭 매니저와 함께 있었다든가. 메이크업아티스트가 있었다, 회사의 회식자리였다는 식으로 포위망을 빠져나가려고 한다.
연예인은 이미지 때문에 해명하고 알리바이를 만들지만 군수는 연예인이 아니다. 연간 3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주무르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주변이 늘 깨끗하고 당사자는 청렴을 제 1의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
중국 남조시대 문선(文選)인 '악부시집(樂府詩集)' 군자행(君子行) 고사 중 군자방미연(君子防未然) 불처혐의간(不處嫌疑間)이란 구절이 있다. 군자는 미연에 방지하여 혐의를 받을 만한 곳을 가지 말라고 뜻이다.
또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뇌물은 밤중에 주고받으련만, 아침이면 이미 소문이 널리 퍼지고 만다" 라고 적고 있다. 세상에는 비밀이 없어 뒷거래 뇌물은 아무도 모를 것 같지만 결국 다 알게 된다는 얘기다.
권력자 주변에는 그의 지위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고하는 사람들이 꼬인다. 수장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민간 권력이 이동하는 것도 그래서 그렇다. 1·2기가 그랬고 3기가 그랬으며 4기도 마찬가지였고, 지금 5·6기도 그렇다. 권력자 주변에서 친분을 쌓은 특정인들은  권력의 달콤한 맛을 보고 세력화 하면서 그 자리를 내놓지 않고 지키려고 수장을 옹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군수는 법에서 보장하는 권한이 많긴 하지만 군민을 위해, 지역을 위해 일하는 '직업'일 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자리에 가면 지위가 '권력'으로 작동한다.
이제는 군수의 지위에 빌붙어 이득을 취하려는 주위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 그 누구보다도 조심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민선6기 전반기를 보낸 지금 정상혁 군수에게 하고 싶은 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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