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연맹희생자 추모제 열려
보도연맹희생자 추모제 열려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6.07.21 00:30
  • 호수 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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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희생자 52명 넋 달래
 
 

'보도연맹'하면 한국전쟁 당시 '빨갱이단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혹은 북한이 남한을 공산주의로 만들기 위해 조직한 단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보도연맹은 남한 이승만정부가 주도해 만든 관변단체이다. 정부주도로 만든 '국민보도연맹'의 결성초기에는 좌익사상을 가진 사람들을 교화시킬 목적으로 시작됐으나,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좌익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 대거 가입됐다.

또한 자발적 가입이 아닌 강제적 형식을 띄었으며, 특히 당시 농민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시대에 정부는 '도장만 찍으면 비료주고 땅 준다'라는 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농민들이 대거 가입하게 됐다.

실제 보은 마로면 세중리는 총 6개 반으로 마을이 나뉘었는데 이중 1반은 전체 16가구 중 15가구 농민이 보도연맹에 가입했다.

이들은 모두 군인들과 경찰들에 의해 연행됐고 이중 2명만이 살아 나왔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이렇게 시작된 보은군의 민간인 희생자는 신원파악 된 사람만 52명이다. 2010년까지 국가 독립기관으로 과거역사를 조사했던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보은군은 최소 120명 이상의 민간인이 학살당한 것으로 조사발표 됐으며 국회와 대통령에게까지 공식보고 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15일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보은합동추모제가 이경태부군수, 고은자 군의회 의장, 전국유족회 김광년 회장과 유족회원 100여명의 참석으로 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열렸다.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보은유족회(회장 박용현)의 주최로 열린 추모제는 가람뫼농장 최생호 대표가 사회를 맡았으며, 오마이뉴스 심규상 대전충청지부장의 '이승만 정권 평가'를 주제로 한 강연회, 추모공연, 합동추모제 순으로 진행됐다.

박용현 회장은 "전국 도처에 방치돼 있는 유골을 발굴안치하고, 아직까지 신고하지 못한 99%의 유가족을 위해 과거사법을 개정하도록 하겠다. 또한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 한반도평화를 위한 노력에도 유족회가 함께 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보은군에도 아직 보도연맹 희생자로 신고조차 하지 않은 유족이 있으며, 또한 대분의 유족은 고향을 떠나 과거를 숨기고 살아가고 있고 가족의 행방조차 파악되지 않는 유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 이유는 유족들이 당시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정확한 기억과 증언에 어려움이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증언을 도와 신고할 정도로 그들의 나이는 1살에서 9살 정도 사이가 대부분이었다. 희생자 연령이 대부분 2~30대였기 때문에 자식들이 어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음호에서는 유족들과 마을어르신들의 증언을 통해 당시 상황과 유족들이 그동안 겪은 사연을 소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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