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제대로 '갑' 돼라
군의회 제대로 '갑' 돼라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6.07.20 23:32
  • 호수 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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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의 거의 모든 사업은 군의회의 의결을 받아야 한다. 조례제개정은 물론이고 아주 적은 규모의 예산이라도 의회를 거치 않는 것은 거의 없다. 따라서 군의원들은 지역을 위한 것인지, 지역에 적합한 사업인지, 아직은 필요성이 낮은 사업인지, 추후에 해도 되는 사업인지도 충분히 검토하고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판단이란 의원 혼자의 몫이 아니라 반드시 군민들의 의견을 물어 충분히 협의해서 결정해야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군의원 독단적인, 군의원이란 타이틀을 갖고 개인의 판단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군의원은 맘 좋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인사성 좋다고 되어서도 안된다. 공직 2, 30년 수행하면서 닳고 달은 집행부 공무원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똑똑해야 한다.
그동안 군의원들의 잘못된 판단 또는 미처 알지 못해 저지른 과오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멍에를 짊어져야 하는 사업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야 할것이다.
스포츠파크 사업도 그중 하나이다. 2010년 7월 1일 민선5기 보은군 수장으로 취임한 정상혁 군수가 오롯이 자신이 하고 싶은 사업으로 예산을 편성한 2011년 사업계획을 보면 스포츠파크 사업은 2014년까지 136억원을 들여 체육관 1동, 축구장 3명, 야구장 1면, 부대시설 1식을 조성하겠다고 군의회에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연말에는 총 예산이 162억원으로 늘었고 2012년 연말에는 레포츠코스와 그라운드골프장 1면이 포함되면서 258억원으로 늘었다. 불과 2년 만에 26억원이 늘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15년 스포츠파크 사업은 295억3천만원으로 159억원이 증액됐다. 물론 재원이 전액 군비는 아니고 국비(광특회계)와 도비가 포함됐지만 투입된 군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당초 확보하겠다는 국비는 25억2천만원에서 24억3천900만원에 그쳤다. 그 대신 도비는 85억600만원에서 90억9천400여만원으로 늘었다.
그러면 군비는 얼마나 늘었을까? 당초 147억7천400만원을 계획했으나 179억9천600만원으로 32억2천200만원이 늘었다. 군비 부담액 179억7천400만원은 사업 시작연도인 2011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매년 29억9천560여만원을 부담하는 꼴이다.
세외수입을 제외한 자동차세나 주민세 등 순수군세입이 연 120억여원에 불과한 보은군으로서는 엄청난 부담을 하는 것으로, 순수 군세입의 25%를 이 사업에 투입한 것이다. 당연히 이런저런 주민편의 사업이나 민원을 반영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힘들 수밖에 없었을 것은 분명하다.
또한 도비 보조금인 90억5천400만원 중 충북도 지역균형발전 특별회계 보조금이 62억4천900만원이나 된다. 진정으로 이 사업이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사업인지의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균형발전을 위해 쓰라고 한  예산 대부분을 보은군은 거의 스포츠파크 조성사업에 '몰빵' 한 셈이다.
과연 군의회가 이같은 내용을 간파하고 견제를 했다면 매년 군비가 늘어났을까? 결과적으로 군의회가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를 하지 못했다는 것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사업이 되고 있다.
보다 철저하고 꼼꼼하게 사안을 들여다보고 정말 보은군에 꼭 필요한 사업인지, 이 시설을 하지 않으면 5년 안에 보은군에 큰 일이 일어나는가 등을 살펴보았다면 이같은 우를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군의회, 갈길이 바쁘다. 팔자 편하게 에어컨 빵빵하게 돌아가는 곳에서 선거구 주민들과 밥 먹고 술자리를 하는 것이 의정업무 추진을 위한 간담회 또는 의정활동 홍보 및 자료수집을 위한 간담회라고 할수 없을 것이다.
그럴 시간에 정말 눈이 빠지도록 업무연찬을 하고 법규집을 들춰보고 진정으로 주민의 소리가 무엇인지 뙤약볕이 내리쬐는 들판으로 나가 민원인의 목소리를 들어라.
제대로 군정을 살피지 않고 정상혁 군수가 추진하는 사업의 행간을 파악하지 못하면 스포츠파크조성 사업과 같은 우를 또다시 범할 것이다.
최근 보은군은 보은군의회와 충청북도 지역균형발전지원조례에 의거 특별회계로 지원되는 지역균형발전 전략 사업으로 속리산 중판리 산 33-1번지에 투입되는 속리산 복합휴양관광단지 조성사업 54억원, 장안면 개안리 166외 한옥마을 조성사업 56억원, 박물관·미술관·무형문화재 전승체험관 등을 조성하겠다는 복합문화시설 건립사업 100억원 등의 사업계획안을 협의했다.
과연 이들 사업이 보은군민들이 진정 원하는 사업인지, 당장 그리고 꼭 필요한 사업인지 꼼꼼하게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정상혁 군수가 원하는 사업이 있는지도 모른다. 은근슬쩍 끼워 넣은 것은 없는지 행간을 읽어라. 공부하라. 그리고 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라.
집행부의 모든 사업은 군의회와 협의하고 또 예산은 의회를 통과해야만 한다. 군수앞이라고 떨지 말고 정말 제대로 짚고 '갑'이 돼라. 후반기 의회에 대한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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