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 폐열로 아파트 난방을…김해시
⑦ 폐열로 아파트 난방을…김해시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6.06.30 11:30
  • 호수 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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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태워 생산된 에너지로 돈을 캔다
▲ 시외곽에 있던 김해시 소각시설 주변에 아파트가 밀집돼 도심으로 발전된 모습.
▲ 쓰레기 차량의 진출입로의 모습이다. 잘 가꿔진 조경수등이 우거져 전혀 기피시설로 보이지 않는다.

쓰레기 소각장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졌던 증기와 열이 지자체의 짭짤한 수익원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폐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해 판매하고 또 주민지원사업으로 체육시설을 운영하면서 주민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사업으로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김해시도 폐열로 지역난방공사에 열을 팔고 전기를 생산해 한전에 판매하는 등 쓰레기를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고 있고 주민 지원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김해시 폐기물 소각시설은 2001년 6월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현재 200톤 소각할 수 있는 규모의 1호기를 가동해 이것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이용해 연간 9억9천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경남을 대표하는 재생에너지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김해시의 소각시설의 운영사례를 소개한다.

김해시 소각장의 가장 큰 역할을 소각 과정에서 발생한 시간당 22.2톤의 열로 난방수를 데워 지역난방공사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소각장에서 받은 난방수와 자체 생산한 난방수로 소각시설 주변 2만7천800여 세대의 아파트에 온수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각시설 주변의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역에서는 타 지역보다 10% 이상 낮은 난방이용료 혜택을 받고 있다. 이는 김해시 소각시설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버리지 않고 지역난방공사에 공급하는데 공짜로 주는 것이 아니라 일정 단가에 의해 판매하기 때문에 김해시는 매년 5억원~7억원이 넘는 수익을 얻고 있다. 세외 수입치고는 상당한 액수다.

이렇게 김해시는 소각하면서 발생한 열로 난방수를 공급하는데도 남는 열이 많아서 공중으로 날려버렸다.

아까운 에너지를 활용하지 못하고 버리는 꼴이었는데, 지난 2007년 남아서 버리는 폐열을 회수해 다시 에너지를 얻는 시설을 설치했다. 그것이 바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터빈이다.

김해시는 2007년 당시 광역시를 제외하고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열병합발전설비인 터빈을 설치했다.

21억원을 들여 시간당 1천450㎾를 발전할 수 있는 증기 터빈과 발전기, 열교환기, 부대시설 등을 갖춘 것이다. 터빈을 설치한 후 비로서 김해시는 폐열을 활용한 에너지산업이 가능하게 됐다. 쓰레기 소각으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시간당 1천300㎾의 전기를 생산하는 등 연간 8천960㎽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데 이 수입만도 2억원~3억원에 이른다.

난방공사에 판매하는 것과 전기로 판매하는 것을 합해 연간 9억9천만원의 수입이 발생하고 있다.

소각장이 다목적 구장으로 변신

김해시도 여느 지역처럼 소각장 주변지역 거주 주민들을 위해 편익시설을 설치했는데 그것은 바로 체육시설이다.

혐오시설로만 여겨지던 쓰레기 소각장이 환경문제를 생각해보고 체력도 단련할 수 있는 공간은 운영하고 있는데, 김해시는 소각장 인근 부지에 골프연습장과 농구와 배구 등의 체육시설과 체력단련시설을 갖춘 다목적 구장을 지어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들 시설을 이용하면서 주민들은 체력단련뿐만 아니라 환경의 중요성도 일깨우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그런가하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자원화시설의 현장학습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집 등 미취학 어린이들이 소각장에서 쓰레기의 반입과 자원화 처리과정 등 자원회수시설을 둘러보며 자원순환을 통한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스스로 인식시키기 위한 것. 이는 아이들에게 교육적 효과로 이어져 아이들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최대한 재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쓰레기 소각시설이 있는 장유1동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김해 장유지역이 소각장이 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환경도 쾌적하고 무엇보다도 난방수를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소식을 듣고 창원에서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며 만족해했다.

이렇게 도심에 위치한 쓰레기 소각장에서 난방수 공급으로 주민들의 연료비 절감 효과 등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지갑을 두툼하게 하고 있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소각장 이전을 주장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김해시의 고민이 크다.

이로인해 현재 1호기만 가동해 2호기를 증설해야 하지만 현재 중단한 상태다. 15년 주기로 정기점검을 받도록 돼 있는 것을 사용연한으로 오해한 주변 지역 시민들이 소각로 이전을 들고 나오고 있는 것. 2호기에 대한 설계도까지 나왔으나 이전하라고 주장하는 목소리 때문에 중단한 것이다.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했다면 지난해 연말엔 완공해 올해부터 본격 가동해야 하나 지금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현지 소각장이 들어선 지역의 도시팽창에 따른 것. 처음 소각시설이 들어섰을 때만 해도 김해시의 외곽지역이었고 주변에는 농가주택 몇 채만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도시가 확대 팽창하고 소각시설 주변에 지역난방공사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소각시설은 도심에 위치하는 상황으로 발전돼 이곳에 거주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소각장 이전 압박을 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해시는 주민들의 혐오시설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주변 녹화 및 조경 등 경관을 조성하고 쓰레기 반입차량의 주출입구를 막고 후문으로 진입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전을 해야할지 아니면 현재의 위치에 증설할지 행정적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해시 소각로 운영을 담당하는 박성호 팀장은 "광역이 아닌 기초단체로는 처음으로 소각장에 설치한 열병합발전시설로 김해시에 상당한 수익을 가져오고 또 주변 지역에도 지원을 해왔는데 현재 시민들이 15년 주기로 실시하는 기술진단을 내구연한으로 오해해 시설 이전을 주장하는 것이지만 기술진단을 통한 시설점검을 실시했는데 재사용시설 결과를 얻었다"며 "고유가 시대 에너지 절감시설인 소각장 운영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가 필요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용을 끝낸 쓰레기를 태우면 끝이지만 여기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 돈을 버는 소각시설. 사실상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시설이고 또 현실적으로도 유용한 시설이며 지자체엔 돈을 벌어주는 효자지만 아직도 시민들에겐 혐오시설이고, 님비현상이 발생하는 시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

김해시가 이를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해나가는지도 향후 자치단체가 이같은 문제가 부딪혔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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