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파급효과 '글쎄?'
지역경제 파급효과 '글쎄?'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6.06.28 10:11
  • 호수 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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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연수원 개교 100일을 진단한다
 

장안면 서원리의 군유지를 무상 임대받은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원이 지난 3월 7일 첫 교육생을 받아 개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6개도시에서 권역별로 실시됐던 사회복무요원 교육을 올해부터는 전국의 사회복무요원 대상자들이 장안면 서원리에 있는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사회복무연수원에 따르면 이곳에서 연간 3만1천여명이 교육을 받을 계획이라고 한다. 상당한 숫자가 보은을 찾는 것이다. 이에따라 군민들은 사회복무연수원이 보은군에 들어서면 지역농산물 구매 등 지역경제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과연 그럴까? 주민들이 기대하고 있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있는 것일까? 사회복무연수원 정식 개교 100일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사회복무연수원이 미치는 영향 등을 짚어본다.

-고작 한달 쌀 20kg 180~200포대 이용

-경관 수려한 군유지만 20년간 무상임대

-오수 정화했다고 서원계곡에 방류, 주민 '원성'

# 1주일 쌀 20㎏ 60포대 공급이 고작

보은군이 무상임대한 서원리 군유지는 옛 청원군에 있는 상수허브랜드가 부지가 협소해 이전한다는 계획을 접수한 보은군이 이곳으로 이전시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며 교섭을 했던 적이 있다. 결국 무산됐지만 상수허브랜드는 이곳을 찾는 인파와 매출, 그리고 주변에 상가가 형성되고 상가 활성화를 가져와 충북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손꼽히는 곳 중 하나다.

금싸라기 같은 땅을 차지하고 있는 사회복무연수원의 현주소는 지역경제 미치는 파급효과만 놓고 보더라도 상수허브랜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진다.

쌀은 물론 소고기, 기타 식자재 등을 모두 보은농산물을 이용할 것이라고 병무청과 보은군간의 상호업무협약은 말 그대로 종잇장에 불과한 상황이다.

식당은 식자재를 공급하는 곳에 위탁함으로써 주민들의 기대는 무너진 지 이미 오래다. 보은군 농산물은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이 각각 한 달씩 번갈아가며 쌀을 납품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것도 고가미가 아닌 중가미 혼합종으로 남보은농협은 4월 한달간 풍년고을 20㎏ 240포대, 보은농협은 5월 한달간 참울미 180포대를 공급했다. 이 기간 소고기나 배추, 감자 등 반찬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식자재는 그 어떤 것도 공급되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20년간 무상으로 부지를 제공한 것도 모자라 군비 14억원을 들여 진입도로와 교량 개설해주고. 상수도도 공급해준 보은군에 대한 대가가 너무 형편없다. 최소한의 성의조차도 느껴지지 않는다.

군민들은 현재 사회복무연수원이 보은군 지역경제 미치는 효과가 이 정도밖에 안된다는 실체를 확인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당연히 보은군에 대한 비판을 쏟아낼 수밖에 없고 보은군이 어떤 목적으로 이 시설을 유치하는데 공을 들였을 지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물론 보은군이 식당운영을 위탁받은 풀무원의 자회사인 이시디엠(ECDM)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문서화한 △연간 장학금 2천만원 기탁 △저소득 결식아동 위해 연간 300만원 상당의 풀무원 라면기탁 △해당 지역 노인 위한 무료급식 제공도 있지만 연간 2천만원의 장학금기탁은 공유재산관리계획에 의해 보은군이 운영해야 하는 매점을 이 업체에 위탁한 대가로 받은 것이어서 사실상 지역 농산물 구매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매점 운영관 관련하서도 보은군이 밑지는 장사를 제대로 하고 있다. 닫힌 공간에서 2박 3일 또는 4박 5일간 체류했을 때 매점 이용실적이 폭박적일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는데도, 보은군이 2천만원이라는 헐값(?)에 넘기고 운영을 포기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점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쉽게 포기한 보은군이 과연 경영 마인드를 갖고 있었던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 보은군 손해보는 장사 자처했다

정상혁 군수는 사회복무연수원 개원식에서 연수원 부지에 대해 기업체 등 다른 데에서도 군침을 흘리고 눈독을 들이기도 했지만 모두 거절하고 사회복무연수원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부지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수가 말한대로라면 보은군은 헛장사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오히려 기업체 연수원 부지로 팔았더라면 군유지 매각대금의 세외수입이 생기고 또 기업체 직원들이 지역상가를 이용하고 나아가 고품질 보은의 농산물을 구매해가 보은농산물의 매출 증대 및 홍보효과까지도 기대할 수 있었는데 그런 기회가 박탈된것이다.

사회복무연수원을 유치하더라도 제대로 주판을 튕긴 후 지역에 실익이 돌아올 수 있게 거래를 하고 담판을 지었다면 현재와 같은 결과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란 판단이 가능하다.

일자리 창출로 식당, 경비, 매점, 청소 관리인부 등으로 35명~40명이 채용된 것이 고작이다.

# 괴산, 영동과 비교하면 허무하기까지

병무청과 육군 즉 국방부와 다르기는 하지만 육군종합행정학교나 육군학생군사학교가 들어선 영동군, 괴산군과 비교하면 보은군이 실리를 찾지 못했음이 확연히 드러난다.

괴산읍 대덕리 일대 505만3371㎡(153만여평) 부지를 매입해 4천597억원을 투입한 학생군사학교는 본부, 교육생 생활관 6동, 연병장, 체육관, 강당, 사격장, 역사관, 식당, 강당, 예비군센터 등으로 구성됐다.

이외에 괴산읍내에는 관계자들이 거주할 영외아파트 12동(337가구)도 마련됐다. 모두 1천387명이 근무하게 되며, 교육인원은 대학 3·4학년 학군사관후보생(ROTC)들을 비롯해 학사여군, 군의관, 법무관 등 총 7개 직종에서 연간 45만7천100여명에 달한다.

첫 영외 면회와 외출을 허용한 날 괴산군 인구 3만7천명의 1/9인 4천여명의 면회자들이 괴산을 찾아 지역 식당, 산막이옛길 등 관광지도 활기를 띠었다고 언론마다 대서특필한 적도 있다. 괴산군은 활기가 느껴진다는 확연히 느껴진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2011년 영동에 둥지를 튼 육군종합행정학교도 마찬가지다. 영동읍과 연접한 양강면 109만5천여㎡(33만1천200여평) 부지에 3천50억원을 투입 학교본부와 교육시설 107개 동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직업군인들이 묶는 아파트 6개 동 397세대도 들어섰다.

괴산이나 영동은 모두 부지를 매입해서 시설을 투자하고 영외아파트까지 들어섰지만 보은군에 들어선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원은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 33명이 연수원내에 묶는 교육기간 외 휴일엔 대전 등 거주지로 돌아가고 있다.

모시 고르려다 삼베 고른다는 옛 속담이 있는데 사회복무연수원을 끌어들인 보은군의 상황이 딱 그 짝이다.

 

# 연수원, 군유지 무상임대 상응하는 상생대책 내놓아야

부지 무상임대에 기반까지 마련해준 보은군에 대한 지역 기여도는 낙제점이다.

보은군과의 업무협약은 시설을 위탁받은 업체에게 위임되면서 거의 백지화 됐음에도 책임의식이 없다.

사회복무연수원에서 오수가 방류돼 흐른 서원계곡의 바닥에 초록색의 물이끼가 끼어있는 모습이다.

그런가하면 여름철이면 수많은 피서객들로 인해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는 서원계곡으로 연수원이 자체 정화했다며 오수까지도 방류하고 있다. 연수원측은 방류수의 수질기준이 기준치 이하여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현장은 그렇지 않다. 방류수가 지나간 흔적은 계곡 바닥에 끼어있는 물이끼로도 확인된다. 물이끼 정도가 오수를 판단하는 근거로는 미약할 수 있으나 더러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기준치 이하여도 오수가 계곡으로 유입된다는 것은 이곳을 찾을 관광객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정화를 한 오수가 유입된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물놀이를 할 피서객은 없을 것이다. 연수원장을 비롯해 연수원 직원들이 선도적으로 그곳의 오수가 유입된 곳에서 물놀이를 하라고 하면 과연 할 수 있을까?  연수원의 오수가 계곡으로 유입된다는 사실을 안 다음부터 장안면 주민들은 연수원 아래쪽에서는 손조차도 씻지 않는다고 한다.

문제가 없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빠른 시일 내 오수관로를 매설해 처리장으로 유입시키는 것이 보은군에 지고 있는 짐을 조금이나마 더는 것일 것이다.

사회복무연수원 이계홍 원장은 정부기관의 하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그리고 지역 주민에 대한 도의적,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이제 겨우 100일 지났다. 민원, 여론을 모니터링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좀 더 지켜보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연수원 입자가 보은군으로 결정되고 난 다음부터 대추축제 참가 및 대추구입 등 지역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부분도 알아달라고 주문했다.

재정자립도 7%대, 전국에서 최하위 권에 속하는 취약한 재정력을 갖고 있는데도 부지 무상임대에 진입도로와 다리개설, 상수도 등을 제공받은 사회복무연수원은 당연히 받을 것 받은 게 아니고 보은군에 갚아야 할 큰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빚을 갚기 위해 이제 병무청이 행동할 차례다.

그리고 보은군은 사회복무연수원을 유치한 것이 정말 잘한 짓(?)인지 처음으로 돌아가 꼼꼼히 설펴보고 점검해서 얻어낼 것은 얻어내고 다시 계약할 것은 다시 계약해 실익을 찾길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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