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에서 온 500년 대추나무
남양주에서 온 500년 대추나무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6.06.23 17:18
  • 호수 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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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대추의 상징목 될 수 있나?
▲ 지난 3월 남양주에서 사온 500년 대추나무가 뱃들공원에 심어져 있다. 이 나무를 살리기 위해 영양제 등의 주사를 투여했다.

대추농사의 풍년과 군민의 안녕을 비는 '2016 보은조(棗, 대추 조)신제'가 지난 6월 17일 뱃들공원에서 열렸다. 대추나무 당산제인 조신제는 국가제례 소사의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군은 해마다 보은대추를 대내외적으로 홍보하고 군민화합을 위해 개최할 예정이라 밝혔다. 또한 군은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3월 약 500년생 대추나무를 남양주시 한 농가에서 3천만원에 구입해 290만원의 이송비용을 들여 심었다. 이 대추나무는 직경은 110cm이며 높이는  8.2m에 달한다.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보은대추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 견해와 전시행정일 뿐이라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보은읍 한 주민은 "역사성이나 지역성을 전혀 고려치 않은 것이다. 영동 천태산 1300년의 은행나무 당산제나 마을당산제 등은 역사성과 지역성이 수백년, 수천년을 이어온 것이다. 남의 땅에 있던 대추나무가 어떻게 보은대추와 같을 수 있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이번 조신제는 일시적 홍보효과일 뿐이며, 대추축제 기간에도 반짝하는 효과에 그칠 확률이 높다는 의견도 있었다. 보은에 있는 200~300년 된 대추나무들을 활용해 인근 관광명소와 연계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임한리 주변에 대추나무 가로수가 조성돼 있고 군소유 부지가 있어 대추나무거리나 대추공원을 조성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는 임한리 솔밭과 드라마와 사진촬영의 명소로 알려진 원정리 논한가운데의 느티나무, 절경의 삼가저수지, 만수계곡, 구병리 아름마을까지 이어지는 관광명소로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보은에 있는 200~300년 대추나무는 직경 30cm 정도에 지나지 않으며, 보은대추 상징목으로는 전국 최고령으로 추정되는 500년 대추나무가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보호수로 지정해 법적 보호를 받고 매년 조신제의 의미를 더해 홍보효과를 높일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1천400여 농가에서 2천500톤의 대추를 생산하는 보은을 홍보하기에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군의 견해에 대해 한 주민은 "전국 곳곳에서 여러 형태의 당신제를 지낸다. 무릇 그 지역의 영물은 수천년을 산과 하천, 바람과 하늘을 비롯한 자연과 그 지역 사람들이 함께 공존해오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든 역사를 경제적 이익만으로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대추풍년과 주민의 화합과 안녕을 기원하는 조신제가 시작부터 논란이 일면서 '화합'과 '갈등' 사이에서 향후 어떻게 작용될지 주민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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