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인 용곡에서 KBS 오락프로 ‘삼촌이 생겼어요’촬영
회인 용곡에서 KBS 오락프로 ‘삼촌이 생겼어요’촬영
  • 송진선
  • 승인 2009.07.23 18:52
  • 호수 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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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체험- 방송촬영장을 가다

 


지난 19일 장대비가 주룩주룩 내린 뒤 모처럼 반짝 햇살이 비췄다. 밭일이 바쁜 농민들은 때는 이때다 하고 밀린 일을 하느라 허리 펼 시간도 없이 분주하게 보냈다. 회인면 용곡리에도 비가 개인 2일을 분주하게 보낸 이들이 있었다. 바로 KBS 2TV로 방송되는 삼촌이 생겼어요 촬영 팀이다. 19일과 20일 ‘삼촌이 생겼어요’촬영현장에서 햇볕에 얼굴과 팔을 까맣게 그을리며 땀을 흘렸던 고생담을 적어본다.

#1 이휘재·왕석현·2PM 용곡에 오다
 지난 19일 방송인 이휘재와 왕석현 군, 가수 2PM이 회인면 용곡리를 찾았다. 서울 생활에 익숙한 이들에게 회인면 용곡리는 조용해도 너무 조용했다.  까부라칠 정도로 인기 최고조인 2PM 10대 소녀팬들도 없었고 석현군 누나 팬들도 없어 이들이 인기스타인가 싶었다.
 주민들은 이휘재가 누구이고, 왕석현이 누구인지 알지도 못하고 카메라가 왔다, 갔다하고 한 밤중을 대낮같이 환하게 조명을 비추는 것이 신기해서 기웃거릴 뿐이다.
 남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 없이 피곤한지 들마루에 벌러덩 누워 눈을 붙이는 이휘재씨. 수박 한쪽을 들고 여자친구와 함께 동네 골목을 거니는 왕석현군. 그리고 바지를 걷어올리고 도랑에서 들어가 다슬기를 잡는 등 20일까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면서 편안한 촬영을 이어갔다.

 

#홍진원이장 석현이 삼촌되다
 '삼촌이 생겼어요' 시골할머니 댁 방문 촬영 신 1은 경운기를 타고 할머니 집까지 가는 것. 마을 입구 회룡가든에서부터 할머니 댁인 강열구(77)·김옥금(76)씨 집까지는 500미터 남짓된다.
 이날 하루 삼촌 역할을 한 용곡리 홍진원 이장이 경운기에 이휘재 삼촌과 왕석현군, 그리고 석현군의 여자친구인 정하린양을 태우고 강열구 할아버지와 김옥금 할머니 댁을 방문했다. 드디어 이들의 본격적인 시골생활이 시작됐다.

 밭에서 고추, 가지, 오이를 수확해 찬을 만들기, 목욕탕이 따로 없어 샤워 대신 지하수로 등목 체험까지 했다. 그러나 휘재삼촌이 가마솥에 불을 지펴서 저녁밥 짓기, 겨울도 아닌데 밥을 짓기 위해 불을 지펴 더워진 안방에서 여러 명이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잠잔 일, 달걀귀신이 나온다고 했었던 재래식 화장실 이용한 일 등은 휘재삼촌, 가수 2PM, 석현군과 하린양에게 고역이었지만 그래도 나중에 하나하나 꺼내볼 수 있는 추억이 됐다.

 저녁밥상을 물린 뒤 김옥금 할머니의 며느리인 이상남(51)씨가 합류해 게임을 즐겼고 늦은 시간 가수 2PM의 찬성, 재범도 합류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밤 12시를 훌쩍 넘겨서야 이날 촬영분을 마쳤고 밤 9시면 잠자리에 들던 김옥금 할머니도 12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는데도 20일 아침 5시에 일어나 마당 청소를 하고 들에 나가 일을 하는 등 촬영 때문에 지연됐던 들일을 마쳤다.
 이날 촬영은 양지 말 도랑에서 다슬기를 잡는 일. 홍진원 이장도 다시 출연진이 되어 이들과 함께 다슬기를 잡았다.

 할머니가 된장을 풀어 구수하게 삶아준 다슬기를 하나하나 빼서 먹어보던 2PM의 재범은 꼭 코딱지 같다는 느낌을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시골생활을 경험하게 해준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석현군이 시장에 나가 안마기를 사는 동안 휘재는 소 외양을 치고 소먹이를 주는 일로 보답했다.
 낮 1시30분경 촬영을 마친 석현군은 다음에 또 와서 3일 밤만 자고 가겠다고 할 정도로 정든 할머니와 작별인사를 했다.

 그렇게 회인면 용곡리에서의 삼촌이 생겼어요 24시간 촬영은 끝나고 할머니 댁은 다시 평상시로 돌아가고 동네도 사람소리가 귀한 시골모습으로 돌아갔다.

 


#촬영장으로 유명한 강열구씨 집

#촬영장으로 유명한 강열구씨 집

 

#촬영장으로 유명한 강열구씨 집
 ‘삼촌이 생겼어요’를 촬영한 강열구 할아버지 댁은 여러 번 방송된 유명 촬영장소이다.
 제일 처음 전국 방송을 탄 것이 SBS모닝와이드다. 소탈하게 전원생활을 하는 시골 노부부의 모습으로 처음 방송을 탄 후 영화 '식객' 제작자들이 다시 장소 헌팅을 와 이곳에서 15일간 촬영을 했다.
 그다음 올해 5월 역시 SBS 모닝와이드 양희은의 '잘먹고 잘사는 법'에 방송됐고 이번에 KBS 2TV 천하무적 토요일 '삼촌이 생겼어요' 프로그램을 촬영했다.

 강열구 할아버지의 집이 이같이 방송, 영화의 촬영장으로 각광을 받는 것은 요즘 농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보통 농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을 전면 개조해 보일러를 설치하고 수도를 끌어들여 부엌은 입식으로 바꿔 싱크대를 놓고 샤워기와 수세식 변기를 설치한 욕실이 있는 여느 집과 달리 강열구 할아버지 댁은 지붕은 초가대신 함석으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안방과 윗방, 앞 뒷마루가 있는 안채에는 안방에서 마루를 통하지 않고 부엌으로 갈 수 있게 문이 나 있다.

 아직도 무쇠 솥 4개가 걸린 아궁이에 불을 지펴 난방을 한다. 물도 부엌 샘에서 길러와야 하는 불편한 전원생활을 고수하고 있다. 21세기인 지금 7, 80년대 주거형태를 볼 수 있는 귀한 자원이 된 것이다.

 

#이제 우리집은 고칠 수 없는 골동품
 동네가 뜨고 명소가 된 것은 순전히 이 집 하나 때문이다.
 100년은 족히 넘었을 강열구 할아버지 집은 원래 용곡2리에서 살다가 이사를 간 사람의 집을 사서 35년 전 옮긴 것이다.
 당시 그 집이 크고 안방과 윗방, 기둥의 문틀은 대추나무로 만들어 튼튼하고 인근에서도 잘 지은 집이었기 때문에 강열구 할아버지는 그 집을 옮기면서 서까래, 문틀, 기둥 등에 일일이 번호까지 매겨 그대로 옮겼을 정도다.

 문명의 이기를 덧칠하지 않고 세월이 흐른 흔적만 간직하고 있는 그 집은 옛날 주거문화를 볼 수 있는 문화재요, 골동품이 되었고 지금 영화, 방송촬영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회룡가든을 운영하는 큰 아들 강병설(57)씨도 "이제 아버지가 살고 있는 집은 내부를 뜯어서 개조하지도 못하고 새로 짓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집이 골동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독학으로 한학을 공부하고 유교에도 조예가 깊고 옛것을 소중히 여기는 아버지 강열구씨 처럼 15년 전 대전에서 고향으로 들어온 아들 강병설씨도 옛 것을 소중히 여겨 식당에는 골동품 전시장처럼 별의 별 것이 다 있다.

 직접 농사지은 푸성귀로 보리밥을 만들어 팔고 2008년에는 2회 대추고을 맛자랑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강병설씨는 "식당에 건 영화 식객촬영장이라는 플래카드를 보고 집을 구경하기도 한다"며 "주변에 호점산성이 있어 대전, 청주에서 등산객이 많이 찾고 있고 또 한문서당도 있어 영화·방송촬영장 이라는 안내판이라도 설치하면 지역홍보는 물론 관광객들을 보다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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