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타 지역은 돈 버는데 보은군은 공중으로 날려버려
① 타 지역은 돈 버는데 보은군은 공중으로 날려버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6.05.19 11:33
  • 호수 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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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시에 미술관 같은 소각장의 모습.
 ▲ 보은군생활자원순환센터의 소각장 굴 뚝의 모습.

[보도순서]

1 타 지역은 돈 버는데 보은군은 공중으로 날려버려

②폐열로 스팀 제작해 기업체에 판매…청주시

③전국 최우수 폐기물 처리시설…수원시

④소각장 폐열 수영장에 공급…이천시

⑤환경부 친환경 에너지 타운 시범지…홍천군

⑥폐열로 토마토 시설 하우스 난방…거제시

⑦폐열로 아파트 난방을…김해시

일반적으로 쓰레기 매립장이나 소각장은 우리마을에 들어서면 안되는 손꼽는 혐오시설 중의 하나다. 하지만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열이 지역에 활용돼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시설이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너도나도 반기는 시설은 아니더라도 지금과 같이 무조건 반대하는 시설로 저평가되지는 않을 것이다.

전국적으로 쓰레기 소각시설에서 발생하는 폐열이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공공시설의 난방수로 공급되거나 기업체에 에너지로 판매돼 지자체에서 수익을 얻는 등 재정확충에도 기여할 정도다.

보은군도 지난해 총 125억원을 투입해 쓰레기 소각시설 등을 신규로 설치했다. 소각시설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소각장 소재지 인근 마을에 공급해 마을 공동수익사업에 활용할 수는 없었을까 아쉬움이 크다.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 타 지역의 사례 보도를 계기로 보은 쓰레기 자원회수센터도 소각장의 폐열을 활용하기를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생활자원순환센터, 이름은 보다 유식(?)해 보이지만 쉽게 말하면 소각장과 병과 캔 등 재활용할 수 있는 쓰레기 선별장으로 구성된 시설을 말한다. 보은군은 지난 2015년 7월 이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생활자원순환센터(이하 센터)를 준공했다. 보은읍 용암리 산 37번지 일원 약 8천㎡의 기존 쓰레기매립장에 시설한 센터중 소각시설에 93억5천800만원, 재활용선별시설에 24억2천만원이 투입됐다.

현재 1일 생활폐기물 20톤과 재활용쓰레기 10톤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센터 가동으로 분리 배출했던 가연성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 혼합배출이 가능해졌고, 모든 쓰레기를 매일 수거해 전량 소각함에 따라 발생되는 소각재가 적어 매립장 사용기간 연장이 가능하게 됐다. 1일 10톤 규모의 재활용 쓰레기를 전량 수거, 선별, 압축, 용융(鎔融 : 고체가 녹아서 액체로 변하는 현상)할 수 있게 됐다.

즉 1일 처리용량 10톤 규모로 2003년 2월 준공된 기존 소각시설 소각효율 저하, 설비 노후화로 가연성 생활폐기물의 처리가 원활하지 못했으나 센터가 준공됨에 따라 소각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효과로 꼽힌다.

이같이 보은군은 내구연한이 끝난 소각시설을 빨리 확충하고 재활용 쓰레기를 선별해 자원으로 재사용하는 시설을 확충하는데 사업의 우선을 뒀다.

이에따라 쓰레기를 소각하면서 발생하는 폐열을 에너지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까지는 사업이 미치지 못했다.

현재 보은 생활자원순환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의 일부를 이용해 자체 난방, 온수 공급 등으로 사용할 뿐 거의 모든 폐열은 소모되고 있다.

보은군에서는 이에대해 "당초 폐열을 이용해 에너지로 전환하는 시설을 계획했으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라며 "내년에 폐열을 회수,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생산해 소각장에 공급하는 10억원 규모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소각장에서만 월 1천만원 정도의 전기요금이 발생하고 있는데 만약 내년 국비를 확보해 발전이 가능하면 10% 정도는 자체 생산된 전기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보은군 생활자원순환센터는…

 

현재 보은군의 생활자원순환센터의 거의 모든 시설은 기계를 통해 반자동화 되어 있기 때문에 중앙제어실에서 자원회수시설의 운영 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유리관 너머 수북이 쌓여있는 쓰레기를 거미 모양의 기계가 뭉치를 올렸다가 아래로 떨어뜨리는데 이 낙하과정을 통해 쓰레기가 섞이는 효과를 거둔다.

수거된 쓰레기는 1차로 건조시킨 후 연소시키고 970~980도 고열의 소각로를 통해 소각되는데 재는 최종 매립된다. 쓰레기 처리과정에서 발생한 폐수는 응집, 흡착여과 등의 물리적, 화학적 방식으로 처리한 후 재순환시켜 재배출 장치 및 반건식 알칼리 흡수탑의 온도 조절용으로 재사용된다. 이로인해 현재 이곳에서는 50톤의 용수를 사용하고 있는데 40톤은 재사용하고 10톤만 지하수를 이용할 정도로 폐수의 재사용율은 매우 높다. 이같이 폐수를 거의 재사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폐열은 거의 소진시키고 있다. 소각을 거친 열기 및 가스는 폐열 보일러의 수관에 닿으면서 온도가 210~220도로 낮아지는데 이렇게 식은 가스는 반건식 알칼리 흡수탑, 반응식 여과집진기, 촉매 탈취 설비, 가스 가열기 등을 거치면서 안전하게 굴뚝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선진 사례로 소개할 자치단체처럼 폐기물 소각시설이 폐열을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님비 시설이 아니라 지역에 유용한 에너지를 재생산하는 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주민들에게 새롭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 소각장, 에너지 생산하는 공장

 

소각폐열이란 생활쓰레기 등에서 나오는 가연성 폐기물을 쓰레기 소각시설에서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소열을 말한다. 소각시설에 에너지회수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이 폐열을 가지고 증기나 온수, 전기 등의 에너지로 이용할 수 있다.

소각시설의 에너지회수로 인한 효용가치는 매우 크다.

가장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위에서 누차 거론한 것처럼 에너지판매를 통한 경제적 수익의 창출이다. 이는 다양한 사례가 있는데 일례로 성남시는 지난 2015년 상대원동과 판교동 쓰레기 소각시설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한국지역난방공사에 판매해 지난해 4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천안시는 내년부터 쓰레기를 소각할 때 발생하는 수증기 판매수입이 100억여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용인시에 있는 워터파크 캐리비안베이도 용인시 환경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공급받아 난방에 활용하고 있다.

음성군 삼성면 덕정리 중부화훼영농조합법인의 화훼단지에도 쓰레기 소각장 폐열을 공급받아 난방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폐비닐·폐섬유 등 쓰레기를 활용한 폐열로 난방을 해서 연간 1억2천여만원의 난방비를 줄이고 있다. 이는 기름으로 난방할 때보다 70~80%의 비용 절감효과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소각시설 폐열을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 회수시설 설치는 온실가스 감축효과까지 가져 온다. 한국산업폐자원공제조합은 에너지회수시설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폐기물 소각장시설의 온실가스 감축량을 조사한 결과 2013년 기준 360만 톤을 감축했다고 한다. 이를 원유사용량으로 환산하면 3억 리터에 달하는 규모다.

이밖에 소각시설의 폐열을 수영장, 찜질방, 헬스장, 목욕탕, 이벤트 홀 등 주민편의시설의 냉난방에 공급함으로써 소각시설에 대한 주민의 수용성을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신규 소각시설 건설시 발생하고 있는 사회적 갈등까지 줄이는 효과까지 얻는다.

그동안 혐오·기피시설로 인식됐던 소각시설은 경제적·환경적·사회적 효용을 가지며 소각열에너지를 회수하는 기능이 접목되면서 이상적 자원회수시설로 변신했다.

보은군은 향후 자원회수센터에 폐열을 이용해 발전할 수 있는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 자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이것도 효율은 있겠지만 이보다는 농사용이나 주민편익 시설에 이용하는 등 주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시설에 활용하는 것이 시설의 홍보효과 뿐만 아니라 우호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비엔나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처럼 미술관 같은 외관에 소각장 굴뚝은 성화봉 또는 외계인이 타고 온 우주선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외관까지 갖춘다면 쓰레기 소각장은 눈살 찌푸리는 혐오시설이 아닌 몸값 올라가는 시설, 명소로 대접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보은군 자원회수센터의 변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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