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는 봤나요? 릴 녹음기
들어는 봤나요? 릴 녹음기
  • 편집부
  • 승인 2016.04.28 13:04
  • 호수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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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현씨가 집 서재에 있는 아버지의 유품인 AKAI1710W 릴 녹음기를 보며 작동법을 설명하고 있다.
 

레코드판을 사용하는 턴테이블에 비해 릴 테이프를 이용해 음악을 듣는 릴 녹음기는 사람들에게 많이 생소하지 않을까 싶다.

보은읍 교사리에 사는 이치현씨 집 서재에는 아버지의 유품인 릴 녹음기(AKAI 1710W)가 자리하고 있다. 이치현 씨 부친이 1960년대 구입했다는 릴 녹음기는 나무 박스로 되어 있으며 뚜껑을 열면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는 멋스런 녹음기 모습이 드러난다. 양 옆에 달린 금속판 안에는 스피커가 장착돼 있고, 왼쪽에 릴 테이프를 걸고 오른쪽에 빈 릴을 걸어 작동하면 왼쪽의 테이프가 오른쪽의 릴에 감기면서 음악이 재생된다고 한다.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아버지가 즐겨들으시던 릴 테이프에는 콰이강의 다리, 에덴의 동쪽,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다수의 영화음악과 팝송, 유행가, 만담 등이 수록돼 있다.

이치현씨도 70년대 초등학생 시절 이 녹음기로 노래를 자주 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콰이강의 다리'를 좋아했다고 한다.

"80년대 보은 수해 때 집안이 1미터 이상 물에 잠겼는데도 녹음기는 물에 젖지 않았지만, 이후에 새로운 릴 테이프를 사고 싶어 여기저기 찾으러 다녀봤지만 단종돼 찾을 수가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듣고 싶어 소장하고 있는 턴테이블로 종종 음악을 듣는다는 이치현씨는 가정용 전압이 110V에서 220V로 바뀌면서 릴 녹음기를 사용하지 못 하고 있었는데 전압을 전환해 릴 테이프에 수록된 음악을 다시 감상할 생각이라고 한다.

아버지와 나의 추억에 자녀들의 추억도 더해져 이 릴 녹음기가 백 년으로 이어지는 소중한 물건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춘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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