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우리 학교에? 신기해요.
아빠,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우리 학교에? 신기해요.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6.03.17 12:41
  • 호수 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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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가 행복씨앗학교 삼산초에 다녀
 

 

 

"학교 다녀 오겠습니다" 민아의 상쾌한 목소리가 아침을 여는 소리다.

얼마 전 삼산초등학교에 입학한 민아는 학교 가는 게 즐겁다고 한다. 유치원 다닐 때까지 엄마가 깨워야만 일어났던 민아는, 요즘 스스로 일어나 학교갈 준비를 한다.

"중간놀이 시간이 제일 재밌어요. 친구들하고 그네도 타고 잡기놀이도 하고. 공부도 재밌고, 학교가 재밌어요"

올해 '행복씨앗학교'에 선정된 삼산초를 다니는 민아에게 학교는 따분한 곳이 아니라 공부가 즐거운 학교라고 한다.

"우리학교에 아빠,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다녔다는 게 신기해요"라며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민아는 아빠(고수영. 85회졸업), 할아버지(고정식. 50회), 증조할아버지(고영원. 26회), 고조할아버지(고무궁. 5회졸업)에 이어 5대째 삼산초에 입학했다.

아빠 고수영씨는 "우리 아이가 언제 저렇게 컸나... 마음이 뭉클했어요. 교가가 울리는데 떠오르더라구요. 제 어릴적 모습과 민아의 모습이 겹쳐지는데, 만감이 교차하더라구요"하며 눈이 촉촉해졌다.

할아버지 고정식씨는 "2학년 담임이셨던 박진규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친구 중에 일기장이 없어서 누런빛 나는 종이에 일기를 써온 아이가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그 친구에게 일기장을 주시며 앞으로는 일기장에 쓰라고 하시더군요. 안종순이라는 친군데, 여성CEO로 서울에서 크게 사업을 하고 있죠. 보은장학회 이사이면서 후배양성을 위해 장학기금도 많이 내죠" "연세병원에서 의사로 재직하던 친구도 생각나요. 그 친구는 가난해서 가방대신 보자기책보를 들고 다녔죠. 집에 갈 때면 책보에서 도시락 수저소리가 '달그락 달그락' 들리는데 그 소리가 너무 싫었대요. 크고 보니 그 소리가 '고향의 소리'였다며 늘 그리워했어요"라며 추억했다.

고정식씨는 교육발전에도 관심이 높았다. "보은에서 공부 좀 한다하면 부모들은 청주나 대전으로 고등학교를 많이 보냅니다. 도시에 나가 경쟁력도 키우고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요즘은 지역에서도 다양한 경험의 기회가 열려 있잖아요. 장학제도도 잘 되어 있고, 좋은 대학 진학률도 높습니다. 고향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라고 나중에 커서 지역발전을 위해 기여하면 좋겠습니다"며, 이어 "우리 손녀가 요즘 학교가는 게 즐겁다고 해요. 보은에서 처음으로 행복씨앗학교가 됐는데,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아무튼 한 학교를 5대가 다닌다는 사실 자체가 자랑스럽습니다. 직계가족 이외에 형제자매까지 합치면 더 많죠"라며 뿌듯해했다.

한편, 삼산초는 보은에서 맨 처음으로 행복씨앗학교로 선정됐다.  작년 준비교를 거쳐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행복씨앗학교는 '학생중심의 교육과정, 참여와 소통을 중시하는 수업방식'의 새로운 형식의 교육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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