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과 아집, 그리고 남 탓 버릇만
독선과 아집, 그리고 남 탓 버릇만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6.01.28 10:37
  • 호수 3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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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2일 속리산면을 시작으로 22일 산외면까지 정상혁 군수의 읍면순방이 진행됐다.

본보 기자들이 11개 읍면을 모두 지켜본 결과, 읍면장의 간략한 보고가 있은 후, 60분에서 90분간 정 군수가 그동안의 치적을 설명하고, 자신과 관련된 오해 내지 비판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으로 진행되는 것이 똑같았다. 가장 중요한 군수와 주민들과의 대화는 부·읍면장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생략됐다.

먼저 정 군수는 "뭘,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농업예산을 깎아서 체육관련 사업에 투자한다고 지껄이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체육대회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올해 농업예산도 인근 영동군보다 100억 이상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군수가 빼먹은 것이 몇 가지 있었다.

1년에 20개가 넘는 체육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들어가는 수십억원의 예산에 대한 언급을 빼놓았다. 또한, 2015년도 3회 추경예산을 기준으로 하면 영동군의 농업예산이 보은군보다 123억이 많았던 것도 언급하지 않았다. 당해연도 분야별 예산투입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는 3회 추경예산으로 비교해야 정확하다.

특히, 민선4기 고 이향래 군수시절 농업예산이 23%에 근접했다가 민선5기에서 18%까지 줄어들었다가 최근 23%대로 회복된 사실과 함께 이 기간 체육예산과 문화예술 예산비율이 늘었던 사실은 몰라서 말을 하지 않은 것인가, 알면서도 숨긴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치적을 위해 유리하고 필요한 수치만 인용한 셈이다. 이런 군수의 언행이 반복됨으로 인해 군정에 대한 불신이 점점 커져가고, 독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추축제가 최우수축제에서 밀려 유망축제로 밀린 것에 대한 불만도 노출하면서, 충북도청에 가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우수축제 선정방식에 대한 지적과 함께 유망축제 상사업비 3천만원도 반납하겠다고 언급했다.

정 군수는 대추축제 보은군평가회에서 대추축제는 지역의 농특산물을 파는 것이 목적인  만큼, 문화관광부나 충북도가 선정하는 우수축제 여부에 개의치 않는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기자회견과 상사업비 반납에 대해 관련 공무원들과 논의는 했는지도 궁금하다.

이번 읍면 순방에서 정 군수가 보여준 가장 실망스러운 모습은 자신과 보은군정에 대한 지적 내지 비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자신의 외국방문과 보은군 채무를 우려하는 지역언론에 대해 '마음대로 휘갈긴다'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격정을 토로했다.

심지어 정 군수는 "종북세력의 해결은 이들을 한데 모아 휴전선을 통해 야간에 북으로 보내면, 지뢰를 밟을 수도 있고 북한군의 총에 맞을 수도 있다"는 등 자질을 의심케 하는 발언과 함께 "군수와 군정에 대해 불만하고 비판하는 주민들은 보은군을 떠나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자신이 군수후보 시절인 6년 전 당시 민선 4기 보은군정에 대해 비판하고 지적하고 다닌 것을 잊었던 말인가. 당시 군정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군수의 언행과 현재 보은군정에 비판적인 지역언론이 바라는 것은 지금 보다나은 보은군의 발전이 아닌지 되묻고 싶다.

지금처럼 주민들의 지적이 군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이번 읍면 순방에서 보여준 것처럼 소통이 되지 않을 때, 언론의 존재가치가 더 커지는 것이고, 비판의 목소리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끝으로, 군수가 해서는 안되는 발언이 있다. "저는 군수를 하면서 돈 한푼 먹은 적이 없고, 어떤 순간도 저 개인의 이익을 위하지 않았다"는 발언은, 한마디로 자신이 당당하고 군정을 투명하게 이끌고 가겠다는 결의를 보여주는 발언으로 이해되나, 속 보이는 발언이다. 군민들이 군수를 해 달라고 사정하고 부탁해서 올라간 자리가 아니다. 자신이 군수직을 잘 수행할 테니 뽑아달라고 사정해서 간 자리다. 당연히 해서는 안될 일이며, 자랑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지난해에는 군수의 선거법 위반사건으로 시끄럽게 시작하더니, 올해는 보은군에서 지급한 여러 보조금사업에 대한 경찰수사로 시끄럽게 새해를 시작하고 있다.

군수는 군정 현안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이다. 따라서 자신의 치적은 부풀려 홍보하면서도, 치부는 남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주민과 군의회가 납득할 수 있는 군정의 비전과 해법을 마련하고, 이를 설득할 책임 역시 군수에게 있다.  소통은 하지 않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만이 옳은 길이라는 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남 탓을 하는 모습은 그만 볼 수 있는 병신년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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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인 2016-01-29 14:33:58
권력의 눈치를 보는 후배기자들에게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며 권력자에겐 거친 질문이 무례하지 않는 다고 생각하며, 질문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왕이 된다고... 이 얼마나 멋집니까? 윗 글을 읽어보니 건방지게 건들고 있네...왜 니들은 걸림돌이냐... 군민으로서 참 가슴이 아픕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더로 대립하게 되어 없어 질 수 없고 깰수 없는 골이 생길까 걱정이 됩니다...답답합니다 찢기고 찢기면 군민은 아픕니다

보은인 2016-01-29 13:59:42
모든 언론을 다루는 사람들은 일반인의 알아야 할 권리를 위해서 더 파헤치고 다양한 시각, 분석적인 시야로 전달 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어떻게 보면 고난의 직업이라고도 생각되며 사명감과 자긍심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유는 특정 권력자의 눈치를 보면 안되니깐요 50년 동안 미국 백악관을 취재한 출입기자 헬렌 토마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