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기
일 기
  • 편집부
  • 승인 2016.01.20 18:15
  • 호수 3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기

2016년 1월 13일 수요일
오늘은 여섯시에 일어나서 머리하고 화장하고 아침먹고 아들이 태워다 주어서 흙사랑 학교에 가서 공부 쪼꼼했다. 시간이 돼서 강변식당 가서 칭구도 만나고 오래만에 만나니께 할 말도 만고 만나서 반갑고 창리 이순재가 귤 한박스 사오고 내가 떡 한말 냈다. 대추느코, 콩느코 그래서 한 말 해갔다. 그양 와도 되는데 떡해왔다고 박수를 쳤다. 점심에는 고기 구워서 맛있게 먹고 헤어졌다. 한머리는 한국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사람 문병가고 나는 집으로 왔다.

2016년 1월 16일 금요일
엇 저녁에는 찰밥을 해먹었다. 손자녀석이 찰밥을 안먹어 며느리 하고 두 고비(고부 : 시어머니와 며느리)만 먹었다. 콩치 깐스메(통조림)하고 밥을 먹고는 오늘도 할머니가 서러지(설거지) 하게하면 엄마가 다녀와서 할머니가 했다고 하면 혼날지 알으라며 혼을 냈다. 아들이 집에 업스니께 집이 통 빈 것 같다. 인제(이제) 가서 이틀 잠 자고 월요일날 온다. 엇저녁에는 개 큰 누나한테 전화가 왔다. 금요일날 대전 망내딸하고 손녀딸하고 세 식구가 온다고 한다.
장종남(85, 산외 동화, 흙사랑한글학교)

 

세월이 바뀐 세상

세월이 바뀌어서 옛날에는 보리밥, 씨레기(시레기) 죽, 나싱게(냉이) 죽이 지금은 그게 보양식이 돼서 보리쌀값이 옛날에 쌀값이고 쌀값은 옛날 보리쌀 값이 되었다.

나는 옛날에 보리밥이 지겨워서 지금도 보리밥, 씨레기 죽, 나싱게 죽, 짐치(김치) 죽을 싫어한다.

옛날에는 나물죽으로 배를 채우면서 살아도 탈도 없이 살았는데 지금은 보약이다, 쌀밥에, 고기에, 옛날에는 보은장에는 (바다가 없어서) 썩은 생선이 온다고 했는데 지금은 직접 동해바다어항에서 갖다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옛날에는 없어서 못먹고 지금은 배가 불러서 못 먹고 몸이 아파서 못먹는 늙은이가 됐다.

청춘이 엊그제 인줄 알고 살았는데 먹는 걸 보니 나도 모르게 늙은 게 드러났다.

임재선(74, 수한 질신, 흙사랑한글학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