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전통시장에 문화관광을 입히자(5)
보은전통시장에 문화관광을 입히자(5)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5.12.10 09:49
  • 호수 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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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모습이다. 우측에 제주올레안내센터가 있고, 좌측에는 시장을 대표하는 오메기떡집이 보이며, 천정에는 이중섭화가의 작품이 눈에 띤다.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볼거리, 즐길거리, 체험거리 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시장 스스로 갖추기에는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 소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이 갖고 있는 자원을 전통시장과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호에서는 한 지역의 관광지를 찾았다가 전통시장을 찾는다거나, 지역축제를 찾았다가 전통시장을 찾는다거나, 유명한 먹거리를 위해 전통시장을 찾는 등 지역이 갖고 있는 다양한 자원을 전통시장과 연계하고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문화관광과 축제가 전통시장의 자원
 2007년 10월 제주올레 쇠소깍~외돌개(현 6코스) 코스가 개통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코스를 찾기 시작하자, 서귀포매일시장은 이 코스에 시장과 맞닿고 있는 이중섭거리가 포함되어 있는 점에서 착안해 이듬해인 2008년 시장 이름을 서귀포매일올레시장으로 변경했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제주올레 덕분에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을 찾는 올레객 및 제주도 관광객도 부쩍 늘어났고,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전통시장이 됐다. 지금은 시장 안에 올레객을 위한 제주올레 안내센터가 세워질 정도 제주올레와 전통시장이 하나가 되었다.
 여기에 서귀포시에서는 매년 가을 10일간의 관광주간 행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는 매일올레시장 인근 이중섭 거리에서 '지붕없는 미술관 서귀포를 아시나요'를 주제로 10월 19일부터 11월 1일까지 개최했다. 이 기간 매일올레시장과 이중섭거리 소재 미술관 1곳 이상에서 방문기념 스탬프를 찍은 관광객들에게 제주특산물을 제공해 자연스럽게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을 홍보하기도 했다.
 서귀포시와는 반대인 제주도 북쪽에 위치한 제주민속오일시장도 인근을 지나는 제주올레 17코스로 인해 배낭을 메고 시장의 곳곳을 구경하고 카메라에 담는 올레객들을 찾아보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제주민속오일시장 한태룡 사무국장은 "일부러 사무실로 전화를 해서 장이 서는 날(2·7일)을 문의하고는 하는데, 올레객들이 시장에 들려서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하고 무겁지 않은 간단한 물건도 사간다"며, "올레객들의 방문으로 시장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분들이 SNS에 올리는 시장 방문기로 인해 홍보효과는 만점"이라고 밝혔다.
 전북 무주군에서는 매년 5월과 10월 3주간의 '관광주간'을 운영해 무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반딧불시장을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예향천리 백두대간 마실길이 무주반딧불시장을 거쳐 가도록 조성해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배려를 했다.
 경북 봉화군도 2013년 개통된 낙동정맥 트레일 봉화2구간(승부역~분천역 9.9㎞)에서 지난해부터 6월에는 여행작가, 걷기 동호회, 여행 파워블러거 등이 참여하는 팸투어를 실시하고, 9월초에는 1박2일 동안 낙동정맥 걷기대회 및 봉화군 문화유적지 답사 행사를 펼친다. 이 행사에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포함시켜 시장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충남 공주산성시장의 경우는 시장에서 행사가 있을 때 유명 블로거나 외국인들을 초청해서 시장을 구경시키고 행사를 관람하도록 하는 '팸투어'를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매년 겨울 동지에는 인근 세종시민들을 초청해 '동지팥죽 나누기'에 동참시켜 시장을 홍보하고 있다.
 이런 모습들이 '6시 내고향' 등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전파를 타게 되고, 이런 시장의 모습을 확인한 세종정부청사 고위관료들이 명절에 세종시내 전통시장이 아닌 공주산성시장을 방문해 장을 보고가게 됨으로써 다시금 방송에 공주산성시장이 소개되어 반복적으로 홍보되고 있다.
 따라서 보은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속리산둘레길 지선코스 개발과 함께 보은대추축제기간 중 행사의 일부분을 시장에서 진행하는 것도 검토되어야 한다. 더불어 청주, 대전, 세종시에 살고 있는 보은출신 출향인들을 시작으로 점차 시민들까지 확대해 시장투어 행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추진해야 한다.

#유명한 먹거리 하나가 시장을 이끈다
 "어느 지역에 무슨 음식이 유명하다는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이번 여행에서는 그걸 먹으러 갑시다." 과거의 관광형태는 볼거리 위주였다면 이제는 먹거리와 체험이 중요시되고 있는 만큼,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먹거리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제는 한 지역으로 여행을 갔을 때 시장을 방문하는 것이 다반사가 될 만큼, 전통시장도 하나의 관광코스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시장의 다양한 볼거리나 즐길거리도 관광객의 발길을 모으지만, 각종 언론이나 홍보물을 통해 먹거리를 알림으로써 이를 위해 전통시장을 찾게 할 수 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 한팔용 전무이사는 시장의 대표적인 먹거리로는 오메기떡과 모닥치기를 꼽았다. 한 전무는 먹거리도 하나의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10년 전부터 전국시장박람회에서 오메기떡을 홍보해왔다.
 오메기떡은 차조 가루를 이용해 떡을 빚고 겉에 고소한 콩가루나 달달한 팥고물, 견과루를  묻힌 것으로, 한입에 다 넣기 어려울 만큼 푸짐한 크기라 하나만 먹어도 배가 든든하다. 지금은 제주도 전체가 오메기떡으로 유명하지만,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 원조라고 말하는 한팔용 전무는 현재 시장에서 오메기떡만 전문적으로 만들어 파는 곳이 4곳이 있다고 밝혔다.
 공주산성시장은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특색 있는 전통시장 특화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사업으로, 시장 내 떡집 4곳이 요리연구가와 협심하여 선보인 떡 제품에 '공주올방'이라는 상호를 붙여 2014년도에 출시했다.
 출시에 앞서 '2013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시식회를 통해 첫 선을 보여 큰 인기를 끌면서 자신감을 가졌고, 곧바로 상표등록을 마쳤다. 현재 공주산성시장에서 만든 떡은 모두 공동브랜드인 '공주올방'이라는 상표를 달아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인절미가 조선시대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공주지역으로 피난 왔을 당시 우성면 목천리 근처 임씨 성을 가진 사람이 콩고물을 무친 떡을 진상하게 되었는데, 인조는 맛이 '절미'라 칭찬하며 '임절미'라고 부른 것에서 비롯됐다는 스토리텔링까지 더하고 있다.
 공주산성시장 이영주 전 사업단장은 "공주올방떡은 공주에서 나는 최고의 찹쌀과 밤으로 만들어 아침에 먹는 떡이라는 콘셉트로 상품화했다"면서, "공주올방은 시장을 대표할 수 있는 맛있고 믿을 만한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산성시장에서 작정하고 만들어낸 상표다. 다만 시장상인회나 관련된 상점의 적극적인 참여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산성시장의 경우 삼형제 떡집을 비롯해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먹거리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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