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전통시장에 문화관광을 입히자(4)
보은전통시장에 문화관광을 입히자(4)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5.12.02 22:33
  • 호수 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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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이 시장을 찾아오도록 해야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은 그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 및 관광 인프라를 활용, 기존의 오래되고 낡은 '전통시장'의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로서의 경쟁력을 창출해 '시장' 그 자체를 하나의 '문화관광 명소'로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따라서 문화관광 기반을 조성하는 하드웨어 사업과 함께 소프트웨어적인 문화콘텐츠 개발과 공연, 이벤트 및 행사 등이 필연적으로 개발되어야 하고 수반될 수 밖에 없다. 이번호에서는 고객들과 주민들이 시장으로 다가오도록 다양하게 개최되고 있는 문화공연 및 행사들을 살펴본다.

#전통시장인 만큼 전통을 살린 행사로
 공주산성시장은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이 시행됐던 2012년부터 매년 2회씩 '시장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7월 19일 시장 중앙에 위치한 문화공원에서 첫 번째 '시장문화축제'가 야시장까지 함께 포함되어 열렸으며, 제60회 백제문화제 기간이었던 9월 27일에 두 번째 시장문화축제가 개최됐다.
 '시장문화축제'에는 상인회 풍물동아리인 '천둥소리 풍물단'의 풍물 및 길놀이공연을 비롯해 각설이 및 만담꾼공연, 트로트가수 초청공연, 장터씨름대회, 가래떡 나눔 행사 등 우리 전통문화 연관 있는 행사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공주시씨름협회의 후원으로 열린 '장터씨름대회'는 2012년 초창기에는 개인전으로 치러졌다가 2014년에는 면 단위 씨름대표들이 출전하는 지역 대항전이 도입되어 지역주민들과 시장 방문고객들의 많은 관심 속에 뜨거운 접전이 펼쳐졌다. 또한 씨름대회 진행 중 지역민과 관광객이 직접 참여가 가능한 즉석 난장씨름대회도 마련되어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더불어 2013년부터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 지속되고 있는 '가래떡 나눔잔치'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중 상인들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 진행된 '시장문화기획자 양성과정' 프로그램을 통해 기량을 쌓은 상인들이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까지 맡아 모범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공주산성시장을 대 내외에 알리고 있는 '시장문화축제'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종료 후에도 상인회의 자부담과 공주시의 지원으로 계속되고 있다. 다만 씨름대회가 여러 여건상 중단되면서, 가래떡 나눔 행사에 좀 더 많은 비중을 두고 공주시민노래장과 미래의 시장 고객인 어린이 사생대회로 재편됐다.
 올해 7월 열린 가래떡 나눔 잔치에서는 시민들과 상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시장안과 문화공원 주변을 한 바퀴 도는 300m 길이의 가래떡을 머리 위를 높이 들고 만세를 부른 후 가래떡을 서로 나누어 먹음으로써, 각종 언론매체에 주목을 받았다.
 공주산성시장 이영주 전 사업단장은 "시장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행사의 최종목적은 시장을 홍보하는 것이다. 3년간 시장육성사업을 하면서 많은 행사를 시도했는데, 어떤 행사를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장에 맞는 행사를 찾아 지속하고 특화시킴으로써, 시장 홍보에 도움이 되느냐가 진짜 중요하다"며, "그중 하나가 가래떡 나눔 잔치라고 할 수 있는데, 초기에는 시민 약 100명이 참여했지만, 3년이 지난 올해는 약 500명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경북 봉화전통시장의 경우도 24절기와 연계해 매년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시장고객 및 주민들과 함께 나누고 단오에는 떡메치기 체험행사와 함께 찹쌀떡을 만들어 역시 시장고객과 주민들에게 나눠줌으로써, 전통시장은 주민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야(夜)시장에서 밤에도 즐거움을
 정읍샘고을시장은 2012년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선정되면서, 정읍시 도심 내 위치하고 있는 특성을 살려 '활력 있는 청년'들을 유입시킴으로써 청년문화, 소비 감수성이 결합된 문화관광형시장으로 발돋움시킨다는데 목표를 세웠다.
 이에 '한여름 Goodnight 광장음악회'를 주제로 야시장을 운영했는데, 댄스를 비롯해 전통공연·아카펠라·락 공연 등이 펼쳐지며 기존 샘고을시장 상인들과 지역 예술가들(수공예·미술·음악)이 함께 참여하는 벼룩시장, 먹거리장터,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하지만, 여러 난관에 부딪혀 좀 더 구체화되지 못하고 사업 종료를 맞았지만, 전통시장의 활성화에 야시장이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에 올해 정읍샘고을시장상인회는 야(野)한 야시장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정읍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전통시장의 멋과 흥겨움을 선사하기 위해 야시장을 다시 운영하게 됐다. 추석을 앞두고 9월 5일, 12일, 19일 3회만 개최하기로 했으나, 행사를 마친 후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젊은 상인들을 중심으로 야시장의 지속 운영을 요구하게 되었고, 결국 12월까지 매주 토요일 야시장을 개최하기로 결정됐다.
 60여개 코너에서 즉석 제조식품과 수제품, 공예품, 잡화 등이 판매되고, 난타, 댄스 등 특색 있는 문화공연과 체험행사가 병행되면서, 매주 1천여 시민들이 야시장을 방문해 쌀쌀한 날씨에도 밤늦게까지 시장 분위기가 뜨겁다. 특히 전통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10대부터 30대 젊은 층이 야시장을 많이 찾아 당초 목적에 접근하고 있다.
 무주반딧불시장은 무주군과 시장상인회, 문화관광형시장 사업단의 공동 주관으로 지난 11월 28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훈훈한 추억이 모락모락 피어납니다'를 주제로 겨울 콘셉트에 맞는 모닥불 야시장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맛있게 먹GO!, 신나게 놀GO!, 재밌게 보GO!, 좋은 것 사GO!는 그대로 진행하면서, 고구마와 밤, 감자, 은행, 땅콩, 찰옥수수를 현장에서 구매해 모닥불에 직접 구워먹을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여기에 야시장을 연중 운영할 수 있는 기반조성을 위해 내년에 총 1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낡은 대장간을 신축하고, 빛 거리도 조성할 예정이다.
 공주산성시장은 시장문화축제 기간 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공주산성시장협동조합의 주관으로 야시장을 직접 운영한다. 시장 내 정육점에서 고기를 구입해서 문화공원에 마련된 공간에서 직접 구워먹는 형태로 진행된다.
 여기에 상인들이 평소 갈고 닦은 기타 및 댄스실력이 한껏 발휘되는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며, 과거의 명화를 볼 수 있는 '시네마 공주가 저녁 8시부터 펼쳐졌다. 지난해에는 명화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300인치 LED 스크린을 설치해 '인생은 아름다워'를 시작으로 '시네마 천국', '더 미션', '록키', '영웅본색' 등 7편의 명화가 상영됐다.
 보은전통시장도 11월 13일부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야단법석'으로 이름 붙여진 야시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다른 전통시장에서 열렸거나 열리고 있는 야시장과 비교해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찾기는 어렵다. 따라서 내년에는 보은전통시장 만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행사를 보강해 야시장을 진행되어야 할 듯 싶다.

#상인회 차원의 각종 공헌활동 필요
 전통시장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장을 자주 찾도록 하고, 시장 이용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상인회 차원의 지역사회에 봉사가 필요하다.
 공주산성시장은 2012년과 2013년 아마추어 밴드경연대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매년 공주시민 노래자랑을 시장 내 문화공원에서 열고 있다. 공주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공주시민노래자랑 시상은 대상 1명, 우수상 1명, 아차상 1명 등 총 60만원(온누리상품권)의 시상금이 주어진다.
 봉화상설시장에서는 한해동안 시장을 이용한 고객들을 위해 봉화전통시장 이용 고객 감사의 날을 마련하고 신명나는 잔치 한마당을 개최한다. 이 행사는 봉화시장문화사랑회의 공연과 고유명절인 동지를 맞아 시장의 번영을 기원하며 한해의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을 다지는 마당으로 500명분의 팥죽으로 사랑과 정을 나누는 뜻 깊은 자리가 되고 있다. 또한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봉화상설시장이 되기 위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봉화군에 전달하고 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도 매년 김장철을 앞두고 고객감사 대축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는 지난 10월 30일 개최했으며, 8년 전부터 하고 있는 김장봉사의 경우 올해 2천포기를 담가 서귀포시 10개 동사무소로 보내져 독거노인 등 저소득가정에 지원토록 했다.
 제주시민속오일시장상인회는 3년째 고객감사대잔치 및 청소년 문화페스티벌(경연대회)을 시장내 오일문화광장에서 개최하고 있다. 청소년 문화페스티벌은 제주도내 초중고 학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종목은 댄스, 노래, 밴드 3종목이다. 이와 함께 실시되는 고객감사대잔치는 상인회에서 500만원 가량의 경품을 준비해 추첨방식으로 경품을 전달한다.
 민속오일시장상인회 한태룡 사무국장은 "문화관광형시장에 선정되면서 시작된 프로그램인데, 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시장 홍보차원에서 지속하기로 결정됐다"며, "특히 청소년 문화페스티벌은 미래의 잠재고객인 청소년들이 전통시장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시장에서 추억을 갖을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지역사회에 보답하는 감사대잔치 행사와 봉사활동도 시장 홍보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은전통시장상인회의 이름으로 각종 공헌 활동하는 것도 필요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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