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님은 또 해외에 가셨다네"
"군수님은 또 해외에 가셨다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5.12.02 21:58
  • 호수 322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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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민들의 마음은 아직 들녘에 있는데 날이 참 차다.  농산물 막바지 수확기에 계속되는 비는 미처 거둬들이지 못한 농산물들을 썩혀버렸다. 콩에선 싹이 나고 바람까지 불어넣어 말리지만 속수무책으로 곶감에선 곰팡이가 피고 씨를 뿌려야 하는 인삼밭은 질척해 들어가지 못해 제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마나 거둬들인 곡식, 과일 값이 좋아서 시린 농민들의 마음을 달랠 수 좋으련만 쌀값은 '똥값'으로 추락하고 수입과일에 밀려 국내산 과일들이 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제 나라 농민들은 내팽개친 채 FTA(에프티에이), 티피피(TPP)라고 농민들은 알아듣지도 못하는 외계언어를 들이대며 시장논리가 어쩌구, 저쩌구 하며 논리를 펴는 정부 여당, 정치가들의 세치 혀 놀림에 농민들은 피울음을 삼킨다.
 보은군이라고 상황이 어디 다를 건가. 가득차야 할 곳간은 텅 비어 있는데 갚아야할 고지서, 대출상환금 독촉장이 쌓여있다.
 이래저래 농민들의 마음은 더 시린데 보듬어 안고 다시 마음을 굳게 갖도록 용기를 주고 격려하고 지원해야 할 이 시기에 우리지역의 수장은 어디에 있는지.
 알고보니 지구촌 이웃들을 돕는 국제기구인 모 기구와 함께 도내 시장군수 중 유일하게 11월 24일부터 12월4일까지 11일간 일정으로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를 갔다고 한다. 공무도 아닌 개인적인 나들이다. 당사자야 당위성이 있겠지만 때가 어느 때인데 참 맘 편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올해도 벌써 여러 번 해외나들이를 했다. 지난 7월 29일부터 8월5일까지 6박8일간의 일정으로 미국을 다녀왔다. 그리고 불과 한 달여 뒤였던 지난 9월 30일에는 10월 7일까지 6박8일간 미국 LA를 방문했다. 모두 공무라고 목적을 적시하기 때문에 지급규정에 따라 전액 군비의 여비가 지급됐다.
 또 지난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3박4일간은 대만을 다녀왔다. 대만 외유 3박4일엔 상사업비를 이용했고 공무원 7명만 대동했다. 상사업 관련 공무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공무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상당수의 공무원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렇게 군수가 나랏일을 하는 대통령만큼 잦은 외유를 하는데도 군민들은 일상생활로 받아들이고 있다. 무감각해졌고 군수가 외유하는 것은 문제도 삼지 않는다.
 보은군의회도 지난해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군수의 해외연수를 지적했지만 소용이 없다. 이는 모두 정상혁 군수의 공(?)이다. "니들 떠들어라, 그래도 나는 간다는 식으로 누가 뭐라 하든 나갈테니까" 한 군수의 대단한 위력에 군민들이나 군의회나 굴복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여기에다 이번에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까지 방문했다. 개인용무이기 때문에 군비지원은 없었지만 11일간 보은군을 비운 셈이 됐다.
 지금 때가 어느 땐가. 농민들의 솔직한 심정은 정부의 정책에 대항하며 물대포를 쏘는 거리로 나서 주장을 토해내고, 속안에 꾹꾹 내재돼 있는 응어리를 풀어내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서 사랑방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있거나 속 시끄러운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경로당에 나와 사람들과 말을 섞으며 애써 현실에서 도피하는 것이 우리네 농민들, 군민들이다. 과연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우리 농민들이 과연 그분에겐 있는지 묻고 싶다.
 더욱이 군수가 보은군을 비운 시기는 보은군의회가 정례회를 개최해 보은군 1년 사업 및 예산을 집행한 것에 대해 총체적으로 감사를 하는 행정사무감사 기간이다.
 군수가 없다고 해서 행정사무감사가 중단되고 군정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민선군수와 함께 지방자치의 양대 수레바퀴라고 하는 군의회 위상을 생각한다면 피치 못할 공무도 아닌 개인용무로 행정사무감사 기간에 농민들이 피울음을 토하는 이 중요한 시기에 자리를 비우는 적절치 못한 처신은 분명 비판받아야 한다.
 작금의 이런 군수의 행태는 군의회를 얕보아서 거수기, 통과의례로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진 것 아닌지 반성하고 실력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의원들 스스로 행정사무감사 내용을 보라. 질문 수준이 한심스럽다. 군민들이 이웃집 형님에게 궁금한 것 물어보는 수준으로 감사를 하라고 의원들을 군의회로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수십년을 공직에 있으면서 능구렁이가 다된 공무원들이 정신 바짝 차리고 군정을 수행하도록 긴장시키는 강단있는 군의회, 군의원이 돼야 한다.
 취임하고 이제 1년 반이 지나는 시점이다. 군민들은 내년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남은 예산심의를 지켜볼 것이다. 땅만 파서 농민들로 구성된 남보은농협 대의원들이 농협사상 초유로 새해예산안을 부결시키는 대형사건을 터뜨렸다. 농민들도 반기를 들었는데 농민들 보다 못한 군의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집행부와 군의회와의 관계는 대화와 타협을 하는 관계가 아니다.
 쪼개고 나눠주고, 선심성에, 성과가 불문명한 낭비성 예산을 반드시 찾아내 삭감시키는 의회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길 바란다.
 그리고 나라님도 해외순방길에 오르는 것이 국민들에게 알려지듯이 군수도 군민들에게 어떤 목적으로 어떤 성과를 얻기 위해 해외를 나가는 것이라고 밝혀야 한다. 그것도 민초들을 위하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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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인 2015-12-24 14:35:21
본질을 읽으 세요! 본질을 읽으세요! 본질을 읽으세요! 본질을 읽으세요!

산외면 2015-12-24 12:49:54
군수는 휴가도 없습니까. 사람인지라 휴가도 가고 재 충전하여 백성들을 보살필 요량인지 업무를 갖고 따져야 합니다.
군의회 의원들의 수준을 탓 할게 아니라 나는 선거때 어덯게 했나를 한 번쯤 뒤 돌아 보고 창조적 파괴를 통해 보은군이 한단계 업 그레이드 되길 기원합니다.

슈퍼파웡 2015-12-12 19:43:10
시대에 뒤떠러진 늙은이는 물러가라 보은이 발전이 안되는 이유도 군수놈때문

솔빈 2015-12-12 19:41:00
정말 좋은 글이네요 현실을 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군수가 문제가 많은것을 주민들이 많이 알았으면 좋겠네요

돈월이 2015-12-11 15:45:37
문제제기할게 너무나 많은 보은인데 보은군에 바란다에 올려도 이것때문에 안된다 그럴만한 사정이있다 라는 답변 뿐이던데.. 군수님은 보은을 위한 일을 하셔야하는데 에티오피아 가는게 우리랑 뭔 상관이 있대유? 당장에 도로 정비 하고 또 까고 줄줄 새는 세금도 문제고.. 도로 정비하고 양쪽 주차돼서 길이 꽉 막혀 타지인들 보기 낯부끄러운데.. 군수님은 이런거부터 해결해주셨음 좋겠네요. 한두번얘기하는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