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때문에 곶감농사
비 때문에 곶감농사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5.11.26 16:02
  • 호수 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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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범벅 상품성 상실, 건조장 바닥엔 곶감쓰레기 더미 산적
 
 
▲ 계속되는 습한 날씨와 비로 인해 곶감에 곰팡이가 피고 빠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이기덕씨가 곰팡이 곶감을 빼내고 있는 모습이다.

 연일 계속되는 비와 고온 다습한 날씨로 명품 보은황토곶감에 곰팡이가 피고 건조되지 않고 빠지는 등 피해가 속출해 농민들이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 있다.
 농민들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건조장 내에 대형 선풍기를 여러 대 돌려 습기를 말리고 있지만 외부의 높은 습도 때문에 효과가 없다.
 곶감 생산농가들은 "비가 안와도 계속 비구름이 끼인 습찬 날씨이기 때문에 별 수를 다 써도 안된다. 빠져서 내다버린 것만 해도 엄청나다"며 "건조장에 매달려 있는 곶감도 전부 곰팡이가 피어 상품성이 없으니 올해 곶감농사는 헛일이다"며 낙담했다.
 보은군이 자체적으로 곶감 피해액을 조사한 결과 21개 작목반 162농가가 곰팡이 및 감 빠짐으로 29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양은 전체 곶감생산량의 78%인 3만9천접(390만개)이나 된다.
 군 관계자는 "곶감은 가공품에 포함돼 자연재해보상법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날씨로 인한 피해이기 때문에 보상 등 대책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올해 감 10만개(10동)을 깎았다는 이기덕(탄부 덕동)씨는 "곶감 전용 벌크 건조기가 없는 농가는 다 이런 피해를 입었다"며 "곰팡이가 피고 빠지고 피해 입은 것이 아까운 게 아니라 근무하는 자식들 월차를 쓰고 휴가내서 감 따고, 깎고, 매달고 고생했는데 고생한 보람이 없어졌으니 그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이기덕씨는 "올해 감은 풍년인데 곶감은 흉년"이라며 "차라리 저온저장고에 보관하면서 깎을 걸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제때 깎아 건조시켜야 설 대목을 보니까 그럴 수도 없고 앞으로 건조기가 없으면 곶감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10만개 곶감의 80% 이상에서 곰팡이 피해가 발생했다는 구덕서(마로 관기)씨도 "올해 감이 풍년이라 예년보다 사람을 더 사서 감을 따고, 깎고, 매달았는데, 인건비며 자재비를 어디에서 찾아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곶감 자연건조 시대는 이제 끝난 것 같다는 농가들의 걱정은 올해로 국한되지 않았다. 농민들은 "올해 같은 피해는 처음이지만 몇 년 전에도 곰팡이 피해가 지나간 적이 있고 반건시 과정에서 날이 추워 곶감이 어는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며 이상기후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장기적으로 질좋은 명품 곶감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감 박피기뿐만 아니라 곶감 전용 건조기, 냉동고, 저온저장고 등 행정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 또 곰팡이에 강한 품종 개발 등 기후 온난화를 극복하고 곶감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연건조방식의 기술개발도 서둘러야 한다"는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일부 농민들은 "감은 대추와 같은 임산물인데도 보은군이 대추에 농업보조금 사업을 집중해 상대적으로 감은 소외돼 있다"고 말하고 "보은군이 스포츠 전지훈련 및 대회 유치비용 등 스포츠마케팅 비용을 줄여서 기후변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투입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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