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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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5.10.29 09:36
  • 호수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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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9일 일요일 무척 좋았다
오늘 나는 학교에서 상을 받았다.
욕심일까?
10년만 젊었으면 살을 빼서 예쁜 옷도 입고 공부를 잘해서 중학교도 가는 게 꿈이다.
10년만 젊었으면 좋겠다.
마음뿐이다. 이 글을 보시고 상을 주셨다.
상을 받고 보니 공부를 잘하는 언니들 보기가 미안했다.
글도 글 같지 않는데 상을 주셔서 정말로 감사했다.
잘하라는 걸로 생각하고 잘해봐야겠다.
오늘 또 대추축제에 갔다. 손녀딸 때문에 매일 가게 된다.
중국공연단의 멋진 공연을 보고 동네할머니들하고 어묵하고 홍합하고 소주도 한잔씩 마셨다.
소주를 마셨더니 추위가 풀렸다. 기분도 좋아졌다. 오늘도 즐거웠다.

10월 24일 토요일 흐림
오늘 아침은 비가 조금 왔다.
장사하는 사람들 때문에 비가 오면 안될 것 같은데 그래도 다행이다 비가 오다가 그쳤다.
마지막 축제인데 날씨가 좋아야 할 같다.
손님들이 보은하면 좋은 기억만 갖고 있으면 좋겠다.
우리 큰손녀 딸이 오랜만에 집으로 왔다.
각중(갑자기)에 와서 해줄게 없었다. 속상했다.
홍종예(64, 보은교사 흙사랑한글학교)

가을
깊어가는 11월도 문턱에 다가왔다.
극심한 가뭄도 이겨내고 불가마 더위를 이기며 지은 황금벼가 대풍이다.
그래서 논에만 가면 웃음이 절로 나는데 수매값이 떨어졌다고 해서 좋다가 말았다.
논에 모 심어 놓고 모가 타죽을 정도가 되니 물 때문에 이웃 간에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 이웃 간에 좋게 하려다 내가 누명을 쓰면서 지은 벼는 타작을 해서 탄부 수매장으로 갔는데 벼가 산더미 같이 쌓였다.
그런데 수매를 하는데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남보은조합장님이 수십대 차가 기다리는데 그 수십대 차안에서 앉아있는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악수를 하면서 "고생많으시네요" 하고 위로해주었다.
나는 덕담으로 "특으로 해주세요" 했더니 "산물 벼는 특이 없습니다. 하더니 일등 갔네요" 하면서 기다리는 걸 지루하지 않게 덕담을 하면서 웃어주는 게 마음이 따뜻했다.
올해는 벼가 곳곳마다 대풍이라 매상 값이 뚝 떨어져서 안타까워했는데 수매장에 가보니 저 쌀을 누가 다 먹나 하는 생각을 하니 값이 싸다고도 못할 정도로 어마 어마하게 많았다.
임재선(73, 수한 질신, 흙사랑한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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