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은 철저한 준비와 계획으로부터
행정은 철저한 준비와 계획으로부터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5.09.10 09:17
  • 호수 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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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정원이 지난 9월 5일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이 됐다. 순천시는 지역경제 성장의 동력이 된 생태, 문화, 정원을 이용해 정원문화와 정원산업의 메카가 되어 도시의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순천만정원을 기점으로 순천시는 각종 정원관련 산업이 뿌리를 내리면서 순천지역에서 정원 관련 전문인력이 육성되고 일자리 창출과 고부가가치를 꾀할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도 기대하고 있다.
 
2013년 순천만을 보호하기 위해 순천만 정원을 만들고 그해 8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한 후 지난 2년간 1천만여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엄청난 방문객 숫자다.
 
국가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제1의 생태체험학습장으로, 대한민국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방문하는 수학여행의 명소가 됐다. 대한민국 학생이라면 누구나 찾아오던 과거 속리산의 영광을 이제 순천시가 누리게 된 것이다.
 
관광, 여행은 작정하고 길을 나서는 것이고 그곳에서 돈을 쓰기 위해 두둑한 지갑을 준비해간다. 그만큼 관광, 여행은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크다. 그래서 자치단체마다 굴뚝없는 산업인 관광활성화를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기반조성도 하고 다양한 상품을 개발한다.
 
순천시는 국가정원 1호라는 엄청난 지적재산을 갖고 그 영광을 누리게 됐다. 어쩌다 얻어걸린 대박상품이 아닌 순천시의 철저한 계획에 의해 탄생한 상품으로 순천시는 정원산업의 메카가 되어 도시의 경쟁력을 키우게 됐다.
 
순천시 못지않게 많은 도시에서는 도심 정원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폭염도시라는 악명을 갖고 있는 대구시는 폭염도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시숲을 많이 만들어 아름다운 도시미관을 만들었는가 하면, 10년간 가로수 1천만 그루 식재 계획을 세워 올해 완료한다는 구미시는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공업도시 이미지를 쇄신했다.
 
서울시는 사용하지 않거나 자투리로 남은 공간 등을 활용한 '천개의 숲, 천개의 정원' 만들기를 추진해 공해로 지친 현대인에게 삶의 비타민을 제공한다는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고개만 돌리면 사방팔방 초록이 지천인 보은군에서 이들 도시의 얘기는 먼 딴 나라의 얘기처럼 들릴 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은군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 안은 삭막하기 이를 데 없다. 오히려 대도시 도심이 더 녹화가 잘됐다는 것을 가까운 청주나 대전만 가도 체감된다. 보은읍내에선 가로수 한 그루 찾아볼 수 없지만, 대전 청주에서는 우거진 가로수로 한 여름철 시원한 그늘이 만들어진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점철된 도로는 차량 차지가 된 삭막함이 보은의 도심이미지다.
 

그렇다고 해서 꽃밭도 구경하기 힘들다. 잡초가 무성했던 동정저수지 유휴부지에 올해 처음 식재한 코스모스 꽃밭이 유일하다. 물론 대추축제를 겨냥해 보은군이 보청천변에 식재한 국화와 보은읍 학림구간의 구 19호선 국도변 꽃길과 탄부 초등학교 앞 해바라기 꽃이 있긴 하지만, 도시보다 자투리 공간이나 유휴공간확보 및 활용이 훨씬 수월한 보은에서 이 정도 꽃이라면 매우 인색하다.
 
전국 자치단체마다 벚꽃길을 가꾸고 지금은 입장료까지 받는다는 담양의 메타세콰이아 길이나 청주 플라타너스 길, 그리고 서울 신사동 가로수 길 등 잘 알려진 가로수길이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로 자리잡는 동안 똑같이 가로수를 식재하고 가꾼 보은군에는 눈길을 끄는 가로수 거리 하나 없다.
 
솔향공원에 조성한 식물원은 금산 추부의 하늘물빛 정원이나 청양의 고운식물원 등에 비하면 식재된 식물 종의 수는 물론 규모면에서도 크게 밀려 관광객들의 볼거리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주목을 끄는 이같은 지방자치 사례를 보면서 과연 우리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민선자치단체장을 뽑은 지 20년이 됐다. 거창한 벤치마킹은 아닐지라도 타 자치단체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지방자치를 다시 돌아보길 기대한다.
 
닫힌 사고와 굳어버린 타성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시각을 갖고 우리지역을 살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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