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농협 APC희망일구기 ⑨보은농협 APC 성공전략 세우다
보은농협 APC희망일구기 ⑨보은농협 APC 성공전략 세우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5.09.03 11:07
  • 호수 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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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권역을 농협 관내로 국한하지 말고 군 전역으로 확대해야
 

보은농협 APC는 애물단지화 됐다.
 
직원들은 APC가 단지화 규모화 된 농산물이 있고 산지유통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됐을때 시설을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늘 갖는다. 왜냐하면 현재 보은농협 관할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 중 APC를 연중 가동시킬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이번호에서는 보은농협 APC살리기 마지막 순서로 보은농협의 APC 운영활성화 방안이 무엇인지, 대안을 제시하고, 나아가 보은농협의 성장발전을 위해서는 인사 및 조직개편까지 단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보은농협APC는 이미 본보에서 밝힌 대로 보은농협에서 정말 필요로 했던 시설이 아니다. 지금은 망하고(?) 없는 ㈜속리산유통이 2010년 일반 APC사업을 신청해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총사업비 35억원(자부담 30%) 규모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추진하는 지원대상자로 확정받았다.
 
속리산유통이 증자 및 보은군비 출연 등 자부담 능력을 갖기 위해 노력했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 사이 속리산유통회사가 공중분해됐다.
 

따라서 국비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서 2011년부터는 정부의 APC 선정절차가 까다로워 대규모 APC를 설립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보은군은 애써 따낸 국비를 반납할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에서 APC를 설치할 것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그 당시까지도 보은농협 관할구역에는 지배력 있는 농산물은 없었다.
 

결국 보은농협은 막연한 자신감을 갖고 지난 2012년 국비 10억원과 지방비 7억원, 보은농협 자부담 7억5천만원 등 총 25억원을 들여 2천160㎡(654평)에 1층 1천500㎡(450평)와 2층 660㎡(200평) 규모로 APC를 건축했다.
 
당시 당근, 양파, 대파 등 신선 편의식품 선별, 세척, 포장시설과 저온저장고, 집하시설, HACCP(식품위해요소에 대한 과학적 위생관리체계) 시설을 갖춰 조만간 농산물 산지 가공의 메카를 넘볼 수 있는 시설로 발전할 될 수 있다는 꿈을 꿨지만 사실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세척한 당근, 양파, 대파선별 사업은 감자사업으로 전향됐고 급기야 2013년 실시한 감자매취사업으로 13억800만원의 작자를 봤고 경기도 미양, 양성농협과는 감자로 인한 물품대금 청구소송까지 빚어져 1심에서 보은농협이 패하는 결과까지 나왔다.
 

감자로 인해 농협에 대한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그래도 지난해 감자 1천570톤을 수매해 시설 가동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1천200톤 수매를 계획하고 신청을 받은 결과 740톤을 계약했으나 실제 수매는 398톤에 그쳤다. 금액으로는 3억3천만원 정도다. 3억3천만원 매출을 올리기 위해 25억원을 투자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APC 부서의 고급인력들은 돌파구, 문재해결책을 찾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해결책은 무엇일까? 시설이 현실에 맞지 않으니 공간만이라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 APC사업권역을 보은농협 관내로 국한하지 말고 보은군 전역으로 확대해 보은군의 농산물을 유통시키는 전략으로 바꿔 APC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사업권역을 넓혀라
 

현재 보은농협APC는 보은농협 관내에서 생산된 감자하나로는 1년 열두달 중 딱 한 달 가동할 물량이고 기껏해야 연간 3억3천만원의 매출에 불과하다. 나머지 11개월은 휴장,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을 수밖에 없다.
 
농산물 판매사업으로 연간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내면농협, 가야농협과 비교하면 통탄할 일이다. 보은농협은 연중 농산물 판매사업을 할 만한 농작물이 없기 때문에 용빼는 재주가 있어도 내면농협이나 가야농협과 같은 실적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면 진전이 없다.
 

보은농협이 가지고 있는 자산(농산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하기 때문에 이제는 사업권역을 보은군으로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는 보은농협, 남보은농협 구분하지 않고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는 방울토마토 공선회를 보면 성공 가능성을 읽을 수 있다.
 

또 이미 본보가 지면을 통해 보도한 바 있는 상주 외서농협 수출배 공선회는 매우 적절한 사례라고 본다. 다른농협 관할에서 배를 생산하는 농민을 회원으로 받아들여 외서농협은 자기 관내에서 생산된 배 보다 더 많은 물량의 배를 수출해 APC가동력도 높이고 돈도 벌고 있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으로 작목을 발굴해야 한다. 현재 보은농협이 APC운영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감자도 보은농협으로 한정하지 말고 남보은농협 관할까지 공선회를 확대해 APC 가동능력을 키울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선별기를 활용하는 것만이 APC를 활용하는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평상시 놀리고 있는 APC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상주의 외서농협이 배 선별을 끝내고 다른 작물이 나오기 전인 틈새에 두릅 등 봄 햇순나물을 포장해 판매하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 두릅은 선별기를 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마트에서 보는 소포장처럼 사람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포장해 출하하면 된다.
 

이제부터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작목을 찾으면 된다. 포장재에 보은농협이란 이름만 빌려준(?) 아로니아를 매취 또는 수탁 판매할 수 있다. 또 보은, 마로, 회인 등 지역별로 작목회가 구성돼 있는 곶감을 매취해 선별 포장, 저온저장고 등을 이용하면 연중 판매하는 체제도 가능할 수 있다.
 
대추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대추작목회가 선별, 포장 판매까지 하지만 농협에서 이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농협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라
 

이같이 사업권역 확대를 전제로 다른농협 농민조합원들의 회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것이 있다.
 

보은농협에 맡기니까 자가에서 선별, 판매한 것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는 믿음을 농민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본격적으로 농산물을 따내야 할 시기에 수확할 일손도 없는데 수확하랴, 선별하랴, 포장하랴 그리고 도시 농산물시장에 출하하랴 농민 1명이 몇 개의 기능을 수행하느라 녹초가 되지만 농민들은 농협에 농산물을 맡기지 않는다.
 
현재 보은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은 농협에서 선별하는 예가 거의 없다. 그만큼 농협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얼마간의 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농협에 컨테이너 박스째 갖다 주면 공산품처럼 선별, 포장해 판매하니까 농민들은 신경 쓸 일 없고 더 이익이더라라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 이는 문경농협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처음 APC를 운영할 때 농민들이 위탁한 사과를 제대로 팔지 못해 한겨울에 어는 등 피해를 입혀 농협에 사과를 내지 않는 불신으로 이어졌지만, 직원들은 업무 후 집으로 퇴근하는 대신 작목반을 찾아다니며 반원들에게 농협애용을 독려하고 설득하면서 적극적으로 거래처를 확보하고 판로 개척에 나서 농민과의 신뢰를 쌓은 사례다.
 

따라서 보은농협 직원들은 판로개척 뿐만 아니라 보은농산물이 높은 가격에 판매될 수 있는 마케팅 전개, 그리고 농민들이 모든 농산물을 농협에 맡길 수 있는 신뢰구축을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야 한다.
 
농협 직원들은 지금까지 일을 했다고 하겠지만 사실은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실적이 말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차례 다른 농협 실적과의 비교를 통해 보은농협의 실적이 바닥임을 확인한바 있다.
 
그냥 앉아서 사무실에 볼일 보러 오는 사람이나 상대하고 시간 보내다 6시종이 땡 치면 퇴근을 했으니 실적이 쌓일 리가 없다. 1년에 며칠 추곡 수매때 늦게 퇴근한 것 가지고 일 많이 하고 고되다고 하겠지만, 선진사례 취재를 위해 찾았던 농협들은 혹사당한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일에 치여 있다. 그만큼 실적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보은농산물 판매 메카가 돼야
 
보은농협은 APC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지역의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매장을 개설해 APC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가 있지만 이곳에서는 보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찾기가 어렵다. 보은농협 RPC에서 나오는 쌀과 건대추가 고작이다.
 
보은에서 오이도 생산되고 사과와 배도 생산되고 복숭아, 포도, 곶감도 생산되고 APC선별기를 통해 선별된 감자도 출하하지만 보은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보은산을 찾을 수가 없다.
 
보은농협이 삼산리에서 운영하던 하나로마트를 면적을 넓혀 교사리로 이전할 때 규모확장을 반대하는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면적이 넓어진 만큼은 우리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 매장을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실현되지 않았고, 마트 이전 명분을 찾고 매장확장을 반대하는 재래시장 상인들을 설득한 감언이설에 불과했다.
 
따라서 보은읍 성주리 경제사업장에 로컬푸드 매장을 개설, 도시 도매시장으로만 출하할 것이 아니라 생산지에서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도 판매 활성화를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
 
APC에 저온저장고 등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APC에서 선별하고 포장한 각종 농산물을 소포장 또는 박스 포장한 것을 판매하면 된다.
 
보은농협 성주리 사무실 아래 1층 비어있는 공간에 로컬푸드 매장을 만들어 사과, 배, 대추는 물론 복숭아, 옥수수, 건고추, 홍고추, 쌀, 잡곡, 아로니아, 블루베리, 오디, 버섯 등 농산물과 미숫가루, 한과, 대추즙 등 각종 가공품으로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


◆판매사업에 미친(?) 누군가를 발굴하라
 
아마도 보은농협의 가장 큰 문제는 이 부분이 아닐까 한다. 성공한 농협의 APC에는 일에 미친 직원들이 포진해 있다.
 
가야농협, 문경농협, 외서농협, 변산농협, 그리고 내면농협 등등. 본보가 이번 보은농협APC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방문한 농협의 한결같은 특징이 바로 일에 미쳐있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믿어주고 지원해주고 응원하는 조합장이 반드시 함께 하고 있다는 것.
 

2년에 한 번씩 순환인사를 할 것을 권고하는 중앙회의 인사원칙을 따르면서도 전문성을 훼손시키지 않는 인사를 한다. 비수기 때 한 달 가량 다른 곳으로 갔다가 다시 본래 자리로 복귀하거나 비수기에 1주일 정도 휴가를 내게 하고 그 사이에 감사를 실시해 부패의 싹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등 융통성있는 인사로 판매부서의 직원들을 전문가로 키우고 있다.
 
이와같은 인사정책으로 15년 이상 APC에 근무하는 농협도 있다. 그들이 APC에서 근무하는 것이 편해서 15년 이상 근무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가하면 주요 농산물인 오이 성출하기와 여흠휴가가 맞물린 시기에 내면농협 APC직원들의 여름휴가 반납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들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 농민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높은 가격에 잘 팔아주겠다는 농협 본연의 설립 이념을 충실히 따르는 열정 때문이다.
 
보은농협에서는 15년 이상 한 업무에 집중한 근무자를 찾을 수 없다. 그만큼 전문가를 키우지 못한 것이다.

◆혁신적인 구조조정 필요하다

보은농협이 지금 벌이고 있는 각종 사업을 전체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농협사업의 흐름이나 전망을 분석해 현재 운용하고 있는 조직이 효율적인지 직원수는 적정한지, 잉여인력은 없는지, 아니면 업무를 통합할 것인지 등 냉정한 조직진단이 필요하다.
 

아마도 전체 직원들에 대한 노동의 생산성을 평가하면 불필요한 인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수매 때 빼고는 일이 많아 보이지 않게 느껴지는 것도 불필요한 인력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아마도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간대별 업무량 및 업무실적 등을 일지로 작성하라고 하면 하루 8시간 정규시간 동안 한 일의 양이 고작 이것밖에 안되느냐고 질책 받을 직원들도 상당할 수 있다. 그것은 그 직원이 일을 잘하고 못해서가 아니라 보은농협이 조직진단 없이 관행적으로 직원을 배치했기 때문일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불필요한 인력을 운용한다면  그에 따른 인건비가 낭비되고 또 업무추진에 대한 긴장감도 떨어져 전체적으로 조합의 이익이 감소하는 악영향을 줄 것이다.
 
또 각 지점마다 일률적으로 지점장을 두고 그 아래 과장을 두고 계원을 두는 등 천편일률적인 직제 대신 지역 툭성에 맞게 조직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산망이 확보된 것을 이용해 신용부서는 근무자는 최소한으로 하는 대신 판매, 구매분야를 확대해 현장 경영, 현장 마케팅, 그리고 1대1 현장 교육이 가능하게 인원을 기동배치해야 한다.
 
신용, 판매, 구매, 가공 등 가능별로 구색맞추기식 정원(定員)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농산물 판매부서의 규모를 확대 정원을 늘리는 것도 APC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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