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농협 APC희망일구기 ⑦서귀포 농협
보은농협 APC희망일구기 ⑦서귀포 농협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5.08.20 09:19
  • 호수 3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산물판매 실적의 50%이상 공선 출하, 전국APC평가 1위
▲ 제주도 서귀포농협 APC에서 90%를 취급하고 있는 감귤을 직원들이 선별 포장하고 있는 모습.

 '농민은 생산, 농협은 판매 유통'. 이것은 전설처럼 내려오는 것으로 농민, 농협이 다같이 공감하는 목표이긴 하지만 농민들은 아직도 자가 선별 포장이 많고 농협도 판매 유통을 전담하지 못한다.
 
이번호에 소개할 서귀포 농협은 대부분의 농협들이 소위 '돈장사'에 치우친 신용사업 위주의 농협경영을 하고 농산물 판매사업을 등한시 하고 있을 때 경제사업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펼쳐 2010년 처음으로 신용사업을 능가하는 경제사업 실적을 냈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경제사업 1천억원을 달성했다. 이중 농산물 판매사업은 600억원 규모이고 공선출하 실적은 300억에 달한다.
 
농산물 판매사업을 잘하는 농협들도 전체 농산물 판매실적은 높아도 공선출하실적은 미미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서귀포농협은 공선회 출하가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서귀포 농협은 판매유통뿐만 아니라 생산현장 관리까지 업무의 영역을 확대해 농협을 경영하는 곳이다. 특히 APC는 공선회원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공선출하회'란 협동조합 고유의 마케팅 기법인 공동계산을 실천하는 농가 모임으로, 제값을 받지 못하거나 심한 값 등락 위험을 떠안아야 하는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농협이 2009년부터 개별 출하조직인 작목반 대신 육성해 온 조직이다.

◆공선회 평가 전국 대상 차지
 서귀포농협의 성장에는 공선회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서귀포농협은 이런 기반에 힘입어 덩치를 키워나갔다. 서귀포 농협 전체 조합원 1449명 중 공선회원은 904명이다. 전체 조합원의 반이 넘는 숫자가 공선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2009년 서귀포농협 APC가 설립됐을 때 33명으로 출발해 급증했다. 작목반을 통해 농산물을 출하하는 조합원은 조합원 본인들이 수확, 선별, 포장을 자체적으로 해야 하지만 공선회는 수확만 해놓으면 나머지 과정은 모두 APC에서 이뤄지니까 일단 농민들이 편하고 또 일반 작목반 보다 등급 관리가 잘돼 가격이 잘 나오니까 공선회 가입률이 증가한 것이다.
 
공선회에 가입한 농민 조합원들은 감귤 재배면적도 규모화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 기술도 높지만 농협은 강사를 섭외해 현장, 교육 등 지속적으로 교육시키고 있다. 공선회에서도 자체적으로 전문가를 초청해 교육을 하는 등 공선회원들의 화합과 질적 수준을 높이고 있다.
 
현재 서귀포농협 APC 공선출하회는 감귤 재배방법과 품종에 따라 노지, 타이벡(다공질 필름을 이용한 멀칭재배법), 하우스,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으로 구분 총 6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중 가장 오래된 공선회는 노지에서 감귤을 재배하는 타이벡(회장 김세중)인데, 유대관계도 끈끈하고 기술수준도 높으면서 회원간 서로 기술을 공유해 전체적으로 노지감귤의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은 감귤 재배지 바닥에 은박지를 도포해 수분을 조절하고 일조량을 높여서 당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은박지로 인해 햇빛이 반사돼 감귤에 영향을 미치고 또 은박지를 바닥에 도포함으로써 비가 올 경우 뿌리가 수분을 흡수해 당도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도 타이벡에서 제일 먼저 도입, 타이벡공선회원들이 출하하는 감귤의 품질향상을 가져왔고 이 기술이 서귀포농협 농민조합원들에게 전파돼 노지 감귤의 당도가 높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이같이 농민들은 품질이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농협은 선별, 포장 등 유통관리를 잘해 농협중앙회가 주관한 공선회 평가에서 2012년에는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2014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aT센터가 주관한 전국 과수전문유통센터 경영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고 농협APC운영협의회와 농협중앙회가 주관한 APC평가에서도 영예의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APC 수확단 및 선별단 운영
 서귀포 농협은 90%가 감귤을 취급한다. 일부 블루베리와 망고를 취급하지만 유통실적은 매우 미미하다. 흔히 감귤을 가을철에 수확해 겨울부터 봄까지 먹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제주도에서는 노지뿐만 아니라 하우스에서도 감귤을 생산해 APC를 연중 가동하고 있다.
 
가을철 수확하는 노지감귤은 전량 수탁하지만 여름철에 나오는 감귤은 수탁보다 매취사업을 실시한다. APC에서 직접 수확단까지 꾸려 감귤을 수확한다. 그야말로 농민은 감귤만 잘 생산해놓으면 그 이후부터 농민들의 할일은 끝나는 것이다.
 

공동수확단은 당초 부족한 농민들을 돕고 과수원 현장 관리 차원에서 조직한 것인데 여름 감귤수확시기에는 공동수확단의 활동범위가 크다. 왜냐하면 여름 감귤의 경우 수확시기를 놓치면 품질이 떨어져 판매하기도 어렵고 결과적으로 농민들의 소득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즉 비상품 감귤을 막을 수 있어 APC로도 좋은 품질의 감귤을 유통할 수 있는 것. 따라서 농가에서 APC에 수확을 요청하면 공동수확단이 직접 수확한다.
 
여기에 공동선별단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은 선별에는 '이골'이 난 사람들이다. 어떤 게 좋은 상품인지, 어떤 것은 시장에 나가면 가격을 덜 받을 상품인지를 한눈에 감별해낸다. 서귀포농협APC가 설립된 이후 계속 근무를 하면서 쌓인 관록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차가 거의 없는 선별로 서귀포농협APC에서 유통된 감귤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전문가적 식견을 가진 품질관리사들의 역할이 주효했다.
 
일단 APC로 입고된 모든 감귤은 검품실을 통과하면서 상중하품의 품위가 결정된다. 정부 인증 품질관리사 6명이 움직여 APC에 입고된 모든 농가의 감귤 품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들 품질관리사들은 처음부터 품질관리사로 입사한 것이 아니다. 서귀포농협이 APC 운영활성화를 위해 교육비까지 지원해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배려했다.
 
현장을 다니며 매취할 감귤을 찾아다니기도 하는 검품실 직원은 APC가 생길 때부터 근무하는 등 대부분 장기 근무를 하고 있다.
 
고재우 과장은 "경제사업장 근무가 힘들긴 하지만 오랫동안 근무해 일머리를 아는 직원이 있어야 혼란이 없다"며 "아마 APC 운영이 잘 되는 농협은 장기 근무하는 직원들이 꼭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서도 확인한 것이다. 경제사업 중 비료, 농자재 판매 등과 달리 농산물 판매사업은 정말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실감됐다. 그래서인지 APC운영이 잘되는 농협마다 터줏대감, 전문가가 있었다.
 

설립된 지 3년 된 보은농협 APC도 다시 출발한다는 생각으로 가장 일을 잘하는 인재를 골라 전문가 집단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GAP인증으로 소비자 신뢰 구축
 
서귀포농협은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감귤로 제주감귤의 명품화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서귀포기술센터와 협력체계를 구축, 생산기술 지도를 통해 품질의 고급화를 꾀하고 있다.
 

GAP감귤은 생산·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해요소를 종합관리해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맛있는 감귤을 공급하는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전해 살균수를 이용해 세척하면서 미생물 관리와 왁스코팅 없이 출하해, 성인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감귤껍질을 소비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QR코드(사각형의 가로·세로 격자무늬에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 코드)를 부착해 영양성분 표시, 잔류농약검사 결과, 재배정보, 귤요리, 귤껍질 이용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수도권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강화해 정가, 수의매매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현재 9%대에 그치는 도매시장 출하물량을 확대해 대형유통업체에 쏠린 출하처를 다변화하겠다는 판매전략도 세워놓은ㅌ 가운데 올해 3월에는 오렌지의 고장인 미국에 한라봉 13톤을 수출하기도 했다.
 

서귀포농협APC 수출선과장에서 만난 김모씨(66)는 "오렌지의 본 고장인 미국에 서귀포 한라봉을 수출해 감개가 무량하다"며 "지난해산 노지감귤은 물론이고 한라봉도 값이 낮은 수준이어서 시름에 잠겨 있는데 이번 수출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수출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지난 2011년 이후 미국시장에 모두 1천여t의 노지감귤을 꾸준히 수출하고 있는 서귀포농협은 2015년산 한라봉 500t 이상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초기 재배기술에서 차이가 있었으나 꾸준히 정보를 교류하고 교육을 계속해 기술력을 높여 공선회의 감귤이 더욱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