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피는 4월! 그 산이 그립다
진달래 피는 4월! 그 산이 그립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0.03.18 09:54
  • 호수 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90리 둘레산행 3구간(봉황도리비-516.9-국사봉-살티재-514봉)

폭설도 내렸고 3월 중순이 훌쩍 지난 지금도 영하의 기온을 보이고 있고 눈까지 내린다는 예보가 나온다.
꽃피는 춘삼월, 꽃 마중 나간 길에서 만난 겨울이 남아있는 산하를 보는 것이 지겨웠다. 시절이 하 수상해 계절도 그런 걸까.

본사와 속리산악회(회장 조진)가 함께 하는 3월에 떠난 둘레산행 3구간은 봄마중을 갔다가 되레 겨울의 끝자락을 털지 못하고 온 산행이었다. 폭설이 내린 흔적이 산 정상 곳곳에 남아 있었고 햇볕이 들지 않는 곳은 겨울 그대로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 14일 떠난 둘레산행 3구간 계획은 내북면 봉황리에서 도리비골에서 시작해 회인면 피반령 정상으로 하산하는, 도상거리 18㎞를 산행하는 것이었다.

산행구간이 길기 때문에 등산 시작시간도 30분 당기고 초반부터 속도를 냈고 중간 휴식도 줄이며 계획구간을 마무리하기 위해 강행을 했다.

하지만 밤에 내린다는 비가 뿌리고 세찬 바람이 부는 등 악천후가 이어졌다. 게다가 등산용 바지가 아닌 청바지를 입은 사람은 눈길을 걷느라 바지 아래가 젖는 등 추위까지 겪는 상황이어서 등산을 계속 진행하는 것이 무리였다.

그래서 산행을 포기하고 계획 구간 중 내북면 법주리 동호인 주택단지가 있는 곳으로 하산했다. 아마도 도상거리로는 12, 3㎞쯤 걸은 것 같다.

숨이 차고 천근만근의 다리 무게를 느낄 때마다 왜 이런 생고생을 사서 할까 하는 후회 아닌 후회를 하고 아침밥도 거르고 산행을 시작해 처음부터 힘에 부치는 것을 느끼는 순간 하산 결정에 그렇게 아팠던 다리가 아프지도 않고 힘이 나는 것은 왜 일까.

"구간이 길어 어둑어둑해야 하산할 것이다", "힘들 것이다" 라고 1차 군계 종주를 했던 사람들의 말에 긴장을 했고 속리산악회 이진덕 총무는 헤드 랜턴을 준비해가지고 오랬는데 정말 "후유"다.

 

◆우리만 찾는 것이 아니었다
산행은 내북면 봉황리 도리비골에서 시작해 도원리 저수지를 지나고 미원면 성대리 테미와 통하는 가는 수티 고개도 지나고 화전리 살티고개도 지나갔다.

살티고개는 옛날 내북면 대안리의 말구리고개→살티→미티고개→청주로 이어져 사람들이 왕래가 잦았던 곳이다. 지금은 통행을 하지 않지만 옛날 이곳을 지났던 사람들에 의해 고갯마루에는 소원돌이 한 무더기 쌓여 탑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화약 공장이 들어선 염둔리를 지나 법주리까지 산행을 이어갔다.

산행을 시작한 도리비는 전에 마을 뒷산과 뚝에 복숭아 나무가 많아 도엽이라고 하던 것이 변해서 생긴 이름인데 봉황휴게소 옆 생수공장 인근에 마을이 있었던 것. 이곳은 보은군과 청원군의 경계인데 생수공장 옆 산에서 내려오는 도랑이 경계다.

산행을 이끈 김영환 전임 등반대장은 처음부터 서두르기 시작했다.
산행에 나선 18명의 일행의 발걸음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김영환 대장이 원래 산행을 잘하기 때문에 선발대와도 거리가 나게 앞서갔다. 중간과 후미는 속도를 따르지 못하고 점차 쳐지기 시작했다.

얼마 전 폭설도 내렸고 기온마저 떨어져 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등산복을 껴입은 일행은 등산 속도도 빠른데다 가파른 경사를 오르느라 에너지 소모량이 컸다. 너나 할 것 없이 등산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땀을 흘렸다.

땀이 나서 몸이 처지는데다 시작부터 경사가 급하니까 다리가 천근만근이었다.
전날 과음을 한 사람들은 "나 못가"를 연발할 정도였다.

선발대는 그래도 후미의 아우성이 들리지 않는지, 아니 못들은 척 하고 목적했던 곳까지 일행을 이끈 후 휴식을 취했다.

이름난 산도 아니고 기암괴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천연기념물적인 수목이 있는 것도 아닌데 도리비골을 따라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지만 역시 이곳에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음을 알리는 시그널이 나뭇가지마다 빨래처럼 매달려 있다.

폭설도 내렸고 3월 중순이 훌쩍 지난 지금도 영하의 기온을 보이고 있고 눈까지 내린다는 예보가 나온다.
꽃피는 춘삼월, 꽃 마중 나간 길에서 만난 겨울이 남아있는 산하를 보는 것이 지겨웠다. 시절이 하 수상해 계절도 그런 걸까.

본사와 속리산악회(회장 조진)가 함께 하는 3월에 떠난 둘레산행 3구간은 봄마중을 갔다가 되레 겨울의 끝자락을 털지 못하고 온 산행이었다. 폭설이 내린 흔적이 산 정상 곳곳에 남아 있었고 햇볕이 들지 않는 곳은 겨울 그대로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 14일 떠난 둘레산행 3구간 계획은 내북면 봉황리에서 도리비골에서 시작해 회인면 피반령 정상으로 하산하는, 도상거리 18㎞를 산행하는 것이었다.

산행구간이 길기 때문에 등산 시작시간도 30분 당기고 초반부터 속도를 냈고 중간 휴식도 줄이며 계획구간을 마무리하기 위해 강행을 했다.

하지만 밤에 내린다는 비가 뿌리고 세찬 바람이 부는 등 악천후가 이어졌다. 게다가 등산용 바지가 아닌 청바지를 입은 사람은 눈길을 걷느라 바지 아래가 젖는 등 추위까지 겪는 상황이어서 등산을 계속 진행하는 것이 무리였다.

그래서 산행을 포기하고 계획 구간 중 내북면 법주리 동호인 주택단지가 있는 곳으로 하산했다. 아마도 도상거리로는 12, 3㎞쯤 걸은 것 같다.

숨이 차고 천근만근의 다리 무게를 느낄 때마다 왜 이런 생고생을 사서 할까 하는 후회 아닌 후회를 하고 아침밥도 거르고 산행을 시작해 처음부터 힘에 부치는 것을 느끼는 순간 하산 결정에 그렇게 아팠던 다리가 아프지도 않고 힘이 나는 것은 왜 일까.

"구간이 길어 어둑어둑해야 하산할 것이다", "힘들 것이다" 라고 1차 군계 종주를 했던 사람들의 말에 긴장을 했고 속리산악회 이진덕 총무는 헤드 랜턴을 준비해가지고 오랬는데 정말 "후유"다.

 

◆우리만 찾는 것이 아니었다
산행은 내북면 봉황리 도리비골에서 시작해 도원리 저수지를 지나고 미원면 성대리 테미와 통하는 가는 수티 고개도 지나고 화전리 살티고개도 지나갔다.

살티고개는 옛날 내북면 대안리의 말구리고개→살티→미티고개→청주로 이어져 사람들이 왕래가 잦았던 곳이다. 지금은 통행을 하지 않지만 옛날 이곳을 지났던 사람들에 의해 고갯마루에는 소원돌이 한 무더기 쌓여 탑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화약 공장이 들어선 염둔리를 지나 법주리까지 산행을 이어갔다.

산행을 시작한 도리비는 전에 마을 뒷산과 뚝에 복숭아 나무가 많아 도엽이라고 하던 것이 변해서 생긴 이름인데 봉황휴게소 옆 생수공장 인근에 마을이 있었던 것. 이곳은 보은군과 청원군의 경계인데 생수공장 옆 산에서 내려오는 도랑이 경계다.

산행을 이끈 김영환 전임 등반대장은 처음부터 서두르기 시작했다.
산행에 나선 18명의 일행의 발걸음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김영환 대장이 원래 산행을 잘하기 때문에 선발대와도 거리가 나게 앞서갔다. 중간과 후미는 속도를 따르지 못하고 점차 쳐지기 시작했다.

얼마 전 폭설도 내렸고 기온마저 떨어져 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등산복을 껴입은 일행은 등산 속도도 빠른데다 가파른 경사를 오르느라 에너지 소모량이 컸다. 너나 할 것 없이 등산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땀을 흘렸다.

땀이 나서 몸이 처지는데다 시작부터 경사가 급하니까 다리가 천근만근이었다.
전날 과음을 한 사람들은 "나 못가"를 연발할 정도였다.
선발대는 그래도 후미의 아우성이 들리지 않는지, 아니 못들은 척 하고 목적했던 곳까지 일행을 이끈 후 휴식을 취했다.

이름난 산도 아니고 기암괴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천연기념물적인 수목이 있는 것도 아닌데 도리비골을 따라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지만 역시 이곳에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음을 알리는 시그널이 나뭇가지마다 빨래처럼 매달려 있다.

속리산, 설악산 등과 같이 널리 알려진 유명한 산만 찾아 등산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 산을 많이 타는 사람은 유명산을 피해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산, 흙의 촉감이 느껴지는 산, 호젓하게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능선을 타는 산행을 한다고 한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도식화, 획일화, 오염, 소음 등 개발의 후유증을 숲에서 치유 받고 싶은 사람들이 이렇게 우리 보은의 자연을 찾는 것을 아닐까. 왕자의 난으로 마음의 병을 얻은 태종이 속리산에서 병을 치유해 지역의 이름을 은혜를 갚는다는 보은이라고 했다는 설처럼 보은은 세상 사람들에게 무한대로 베풀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도 보은군의 흔적은 없었다
별도로 이정표가 없고 노선이 없는 능선을 타고 다니느라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는 게 둘레산행인데 이번 구간을 산행하면서는 경계를 잘못 짚어 되돌아오기를 몇 번 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내려가다 보면 동네로 하산하던 길이었는가 하면 한남금북 정맥으로 이어지는 길 등 여러 차례 혼돈이 왔던 것이다.

도원리 경계 산에서도 그랬고, 화전리 경계 산에서도 그랬고 법주리 경계 산에서도 그랬다. 그래도 다행히 산꾼들이 많고 또 보은농협 중앙지점 유승학팀장이 소지한 PDA폰을통해 경계를 제대로 확인해 늦어지지만 제대로 경계산행을 할 수 있었다. 첨단장비의 위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보은군이 우리의 산을 관리하지 않는 것은 이 구간에서도 확인됐다.
산외면 대원리 검단산(금단산이라고도 함)이 괴산군에 의해 표지석이 설치되고 등산로가 개발되고 이정표가 설치되는 등 괴산의 명산으로 관리되고 있고 산외면 어온리 국수봉(해발512m)이 청원군의 옥화봉으로 선점당해 등산코스로 개발된 것과 같이 도원리 국사봉은 외지인들에 의해 알려지고 있었다.

국사봉(해발 586.7m)은 표지석 대신 봉우리 이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었는데 보은군이 아닌 청원군 미원리에 사는 개인과 서울 동대문상가 새마을금고에서 설치해 놓았다. 처음 산행하면서 국사봉이란 표지판을 달기 위해 산에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들은 이곳을 한 번이 아니고 두 번 이상 산행을 했을 것이다. 지도상에는 국사봉이라 표기돼 있는데 정상에 봉우리 이름이 없으니까 그 다음 산행시 표지판을 만들어 달았을 것이다. 그만큼 이 구간에 애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 산인데, 우리의 재산인데도 우리는 정말 우리 것(산)의 소중함을 간과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이 구간에서 또다시 들었다.

우리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검단산이나 국수봉(옥화봉) 처럼 이 구간도 미원면에서 등산로를 개발해 관광상품으로 활용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 신호탄인지 모르지만 청원군은 능선 경계를 중심으로 간벌을 실시해 청원군 쪽은 조망이 가능했지만 보은군은 전혀 간벌하지 않아 제대로 조망할 수가 없었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힘든 산행에서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미원들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 고된 산행에 틈을 만들어준 숨통이었다.

 

◆진달래 천지였다
도원리, 화전리, 법주리로 이어지는 능선 주변에는 진달래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4월이면 천지가 진분홍빛과 연 분홍빛의 진달래꽃으로 뒤덮여 사람들의 눈을 호사스럽게 만들 것이다. 느껴지지도 않는 진달래 꽃 향기에 취한 사람들은 혹시 머리를 아찔해올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법주리 시인촌 뒷산은 산 아래로 내려오면서 진달래나무가 뒤덮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정말 복 받은 사람들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진달래를 보기 위해 여수 영취산이나 거제 대금산 등을 찾는데 굳이 영취산 등을 찾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흐드러진 진달래꽃을 보려면 바로 법주리 시인촌 뒷산으로 가면 되니까 말이다.
이곳에서 진달래 꽃맞이를 하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눈은 호사를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경제적이겠는가.

산도 높지 않고 경사도 급하지 않고 또 한남금북을 걷는 사람들의 하산코스로 돼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만들어진 등산로까지 나 있으니 등산하기도 편하고 더불어 진달래 꽃 감상도 할 수 있다.

제주 올레길 걷기로 인해 내용이 있는 길 걷기, 트레킹이 유행이다. 이곳을 트레킹 코스로 개발하면 사람들을 불러모으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둘레산행길 3구간 목표 달성을 위해 피반령까지 계속 내달렸다면 아마도 진달래 군락은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진달래 군락지를 발견한 것은 큰 행운이었다.

혹시 개화가 빨라 다음 산행을 시작하는 무렵에 진달래가 핀다면….
이번에 다하지 못한 구간까지 다음 산행에 포함해 전체 산행구간은 그만큼 길어지겠지만 만개한 진달래를 보는 것만으로도 긴장하고 고통스러웠던 초반 발걸음은 기쁨, 환희로 가볍게 발걸음을 뗄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다음 산행일이 기다려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