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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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5.07.16 16:37
  • 호수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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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15년 7월 9일 목요일
아침 일찍 이웃 친구가 왔다. 왜냐하면 마늘을 사겠다고 왔다,
그래서 남편과 함께 마늘 6접을 처음으로 팔았다.
마늘 판 돈을 남편에게 줘었다. 하지만 남편은 돈을 받지 않았다. 나는 기분이 좋았다. 돈은 많지 않아도 기분은 좋았다. 남편한테는 미안했지만.

2015년 7월11일 토요일
오늘은 우리 8남매가 다 모였다.
1년에 한 번씩 특별한 날에 만나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소주도 한 잔 마시고 한다.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하면서 웃는 언니와 동생, 형제들이 많아서 참 좋았다.
동생, 언니가 항상 건강해서 이렇게 가끔 만나 맛있는 것 먹고 또 내년에는 더 기분 좋은 일이 많이 있으면 좋겠다.
장금순(69, 보은 교사, 흙사랑 한글학교)

2015년 7월 3일 금요일
오늘 아침에는 며느리 생일이다.
내가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서 미역국 끓이고 갈치 구고 고춧 볶고 돼지 갈비 하고 잡채하고 고사리 볶아서 상을 차렸다.
손녀가 지 엄마 생일이라고 케이크도 사왔다.
아들은 삼만오천원 주고 꽃다발을 사주었다.
막내 손자는 양말 사고 편지를 쓰고 이래서 주었더니 며느리가 아주 조와라 해다.
"우리 며느리 시골에 농사짓고 사느라 고생하는데 나도 생일 축하한다."

2015년 7월 5일 일요일
오늘은 아침에 다섯 시에 일어나서 두형제가 밭에 감자를 캐러 갔다.
아침 여덟시가 넘어서도 안오고 하도 안와서 내가 허리는 아픈데 밭에를 갔다.
가보니까 감자가 안열렸고 감자가 굵지도 안하고. 휴
두시가 넘어서 점심을 먹었다.
반찬도 없고 그래서 점심에 콩나물 밥했다.
우리 아들 올해 고생 많이 했는데 안타깝다.
농사 짓기 참 힘들다.
장종남(84, 산외 동화, 흙사랑 한글학교)

장날인데도 사람이 없다

11일 보은장날 장을 보러갔다. 장날인데도 사람은 많지 않았다.
상인들만 오가면서 "장사가 드럽게 안된다"고 하면서 푸념을 하거나 술을 병째로 들고 마시며 생선을 사라고 고함을 지르고 수박, 참외 사라고 골목골목 다니면서 소리를 외쳐도 사는 사람은 없었다.
종합시장에서는 전통시장만들기 행사가 있었다. 장타령 무대가 와서 노래도 부르고 상품도 걸어놓고 했는데 지팡이를 짚고 오신 할머니들만 앉아있다.
추첨권을 가진 할머니들이 라면도 타고 상품을 타신 분은 좋아하시고 안 탄분은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텔레비전 탄 사람은 좋겠다고 하며 더워죽겠다고 했다.
사람들이 가게에 들어가서 물건을 사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가게에서 신발하고 티셔츠를 하나 샀다.
시장 골목골목을 둘러보아도 농약 사는 사람만 있고 일반 가게는 사람에 없다.

고라니, 너구리, 까치
산짐승들 때문에 못 살겠다.
가뭄에 애지중지 하면서 물을 주어서 목숨만 붙어있는 것을 고라니, 너구리가 밤마다 와서 먹어대는데 내가 애간장이 다 탄다.
그래서 밭마다 다니면서 울타리를 했다. 밤 열시까지 하고 왔다.
잠을 자고 식전에 가보았더니 고라니, 너구리는 안왔는데 까치하고 까마귀들이 떼를 지어서 옥수수를 먹고 있었다.
까치, 까마귀는 막을 수가 없었다.
나는 땅에 앉아서 "까치야 우리집에 오면 너 먹는 사료 줄게 우리 손자들 먹을 것 좀 남겨주면 안되겠니", "그리고 고라니야 너도 참깨 조금만 먹어라 할머니 반찬하는데 깨소금 넣어 먹에 내가 힘들게 심었는데 너보다 내가 더 먹어야 하잖니"라고 하소연을 했다.
임재선(73, 수한 질신, 흙사랑 한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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