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고 머무는 속리산둘레길이 되는 성공전략 ⑥한발 앞서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
찾고 머무는 속리산둘레길이 되는 성공전략 ⑥한발 앞서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5.06.24 19:27
  • 호수 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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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드는 것보다 관리·운영이 더 중요하다
▲ 속리산둘레길 구간인 속리산면 백현리의 달천을 중심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국의 지자체를 중심으로 숲길을 조성했거나 하고 있는 길들이 많다. 지역의 역사, 문화, 생태 등을 접할 수 있는 길을 조성해 지역민들에게는 자긍심을 키우고 지역을 널리 알리면서 외지 탐방객들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이렇게 우후죽순 격으로 길이 만들어지다 보니, 전국에서 이름이 붙어있는 길이 650여개가 넘을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많은 길들이 조급하게 만들어지다 보니, 안내판, 해설판, 길 노선 등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특색을 갖지 못하고 비슷비슷하게 만들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길들은 이용자들이 다시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속리산둘레길의 조성목적도 다른 지자체의 도보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속리산둘레길이 둘레꾼들에게 외면 받지 않고 살아있는 길이 되기 위해서는 앞서 보도한 지리산둘레길, 북한산둘레길, 소백산자락길, 한라산둘레길의 성공사례를 적용해야 한다. 특히 속리산둘레길에서 보은군 구간이 보다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보은군의 지속적인 관심 속에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앞서간 길의 성공사례 도입 필요
당초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속리산둘레길은 2016년 12월 완전개통을 하게 된다. 하지만, 속리산둘레길이 다른 길보다 상당히 늦게 조성하게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속리산둘레길의 조성목적을 빨리 달성하고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앞서서 조성해 놓은 길에서 배울 수 밖에 없다. 

첫째는 지리산둘레길과 소백산자락길의 관계자들도 강조한 것처럼 주민들과의 협력관계이다. 속리산둘레길이 개통되고 나면 민원은 끊이지 않고 발생하게 되는데, 원활한 민원 해결을 위해서는 개통 전 협력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또한, 주민들이 둘레꾼들을 긍정적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둘레길로 인한 소득증대가 이뤄져야 한다. 소득증대가 가시화되고 소문이 나면 협조적일 수밖에 없다.

둘째는 속리산둘레길 만의 특성과 여건에 맞게 개발하고 관리운영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둘레길 관련 지자체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단체가 관리운영을 맡아야 한다. 나아가 관리운영단체는 개인 또는 기업의 후원을 받고, 안내책자 판매, 기념품사업이나 게스트하우스 운영 등으로 자립기반을 구축해 지자체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는 적재적소에 안내(정보)센터를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 둘레꾼들은 늘 정확한 길을 가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고, 민박과 식당에 대한 궁금증도 많이 갖고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나아가 둘레길의 체계적인 관리운영까지 가능한 안내(정보)센터와 인력을 갖춰야 한다. 지리산둘레길의 '이야기꾼 양성과정'이나 소백산자락길의 '생태해설사 양성과정'은 참고할 만하다.

넷째 다양한 홍보전략과 인터넷사이트 운영이다. 대부분의 둘레꾼은 둘레길 방문 전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여행 및 노선정보를 얻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정보를 담은 인터넷사이트(보은군 문화관광사이트 활용)를 개설해 운영하며, 둘레꾼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카페에도 부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속리산둘레길을 걸어본 둘레꾼들의 체험후기나 사진이 올라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관리운영 주체 선정과 지자체 협력이다. 지리산둘레길의 경우 (사)숲길이 관리운영의 주체가 되고, 여기에 관련 5개 지자체가 '지리산희망네트워크'를 구성해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소백산자락길의 경우 관리운영 주체인 (사)영주문화연구회와 관련 4개 지자체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소백산자락길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속리산둘레길 전체를 관리 운영할 전문적인 단체를 선정해야 하며, 4개 지자체도 관리운영과 지원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속리산국립공원과의 원만한 협력관계도 모색해야 한다. 현재 둘레길의 생태자원 보존을 위해서는 지자체간 협조 이상으로 속리산국립공원과의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하다. 나아가 속리산둘레길이 속리산국립공원 구역으로 확대될 경우를 대비하는 목적도 있다.

 

보은군 구간 만의 특색이 있어야
속리산둘레길은 보은군을 비롯해 인근 괴산군과 경상북도 문경·상주시에 걸쳐 있는 속리산의 외곽길을 걸으면서 지역의 역사·문화를 체험하고 자연 및 마을 경관을 즐기며 건강을 증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여기에 더해 각 지자체는 둘레길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꿈꾸고 있다.

그런데, 지리산둘레길, 북한산둘레길, 소백산자락길, 한라산둘레길을 취재해본 결과, 도보여행길 자체는 성공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각 시군별, 각 코스별로는 둘레꾼들의 방문은 천차만별이었다. 적어도 지역 경제활성화라는 측면에서는 시군별, 코스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었다. 보은군도 속리산둘레길을 통한 속리산지역과 나아가 보은군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둘레꾼들이 보은군 구간을 많이 찾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몇 가지 방안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 보은군이 속리산둘레길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충북 괴산군 구간은 도비가 지원되어 공사가 진행 중이나, 경북지역은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보은군 구간은 지난해 1차 사업으로 산외면 백석2교에서 대원리 검단산 고개까지 노선공사와 이정표 설치까지 마친 상태이며, 나머지 구간도 50%의 진척을 보이고 있어 4개 지자체 중 가장 빠른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속리산둘레길이 지나는 4개 시군이 고르게 활성화되면 좋겠지만, 타 지역의 사례를 보았을 때 쉽지 않았다. 따라서 빠른 공사 진척율을 바탕으로 시범구간 개통을 먼저 한 후, 지속적인 홍보와 투자가 이뤄진다면 속리산둘레길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둘레길 이외의 사잇길 조성이다. 속리산둘레길을 종주하는 둘레꾼들이 보은에서 오랜 시간 머물러 주변을 둘러보고 숙박까지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존 노선과 연계해 아름다운 자연경관이나 역사·문화를 볼 수 있는 사잇길도 함께 조성돼야 한다. 괴산군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막이옛길'과 '충청도양반길'을 속리산둘레길과 연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은군 구간과 연계되는 사잇길의 추가 조성이 중요해진 이유이다.
둘레꾼들이 많이 이용하게 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해 삼년산성을 넘어 말티고개로 연결되는 길이나 안내센터가 들어설 장안면에서 서원계곡을 따라 삼가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길도 검토해볼 수 있다. 또한 보은지역에는 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를 비롯한 암자와 함께 불교관련 유적들이 산재되어 있는 만큼, 제주도의 종교(불교)순례길이나 충남 홍성의 천주교순례길과 같은 가칭 '보은불교 순례길'을 조성하는 것도 생각해볼 부분이다.  

셋째 특색 있는 길 이름을 지어 보은군 구간의 인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보은군 구간을 몇 개의 코스로 나눌 지를 결정한 후, 해당 코스의 주민들의 참여 속에 각 코스의 특징을 잘 살린 길이름을 짓는다면, 길에 대한 주민들의 애착심도 이끌어낼 수 있고 외지 둘레꾼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게 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둘레길 곳곳에 설치한 이정표도 단순히 남은 거리를 안내하는 역할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보은지역의 특색을 살린 이정표로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가령 속리산 이미지인 '송이정이'를 도입해 보은군 구간 만의 특색있는 이정표를 만드는 것도 검토할 만 하다. 길 이름을 짓는 것에는 별도의 추가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므로, 군에서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

넷째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소프트웨어의 구비다. 속리산둘레길은 장거리 도보길로 걷는 것 자체가 중점이지만, 이와 함께 각종 체험이나 자녀들의 교육까지도 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뒷받침된다면 금상첨화다. 현재 전국에 개설된 도보여행길 대부분이 비슷한 테마와 컨셉으로 개성이 부족한 편인 만큼, 속리산둘레길 보은군 구간에서만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성공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 (사)숲길 이기원 사무국장의 말을 깊이 새겨 들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속리산둘레길을 찾을 둘레꾼들이라면, 전국의 어지간한 도보길이나 숲길은 다 다닌다고 봐도 무방하다. 단순히 둘레길이 멋진 숲길에 불과하다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 않고 다시 찾지 않는다. 따라서 속리산둘레길 만의 특색 있는 도보길을 만들어야 하고,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이 가미돼야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다시 찾게 된다. 나아가 자신의 가족, 친지, 주변 사람들까지 다시 데리고 속리산둘레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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