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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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5.06.17 21:18
  • 호수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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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날 셋째 딸과 사위가 와서 만수리 계곡을 가보았더니 계곡이 다 말라서 물이 조금밖에 없더라구요.
계곡을 보니 나도 목이 마른 것 같더라구요. 만물 곡식들이 다 말라서 너무너무 안타까워 볼 수가 없더라구요.
하느님도 무심하지 그래도 하늘이 백성을 살려 주시겠지요. 물이 조금 있는 곳을 들여다보았더니 올갱이가 있길래 올갱이를 잡고 있었어요. 그런데 단속반 아저씨들이 와서 올갱이 잡지 말라고 해서 아쉽지만 잡다말고 그냥 집으로 왔어요.
딸 사위는 그 길에 간다고 가고 나는 올갱이를 삶아서 까는데 올갱이가 너무 *잘아서 까기가 힘들더라구요.
*잘아서 : 작아서
이옥순(72, 보은 교사, 흙사랑 한글학교)

내 나이 칠십 살 때는 늙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칠십 삼 세가 되고 보니 정말 늙었다는 걸 느낀다.
둘이 다 무릎이 아파서 농사를 못질 것 같은데 큰 아들이 그렇게 아프신데 농사를 왜 하세요 그 재산 누구를 주려고 고생을 하면서 농사를 지으세요? 제발 다 팔고 그 돈으로 편안하게 지내세요라고 아우성이었다.
그래서 농지를 팔려고 하니 허리끈 졸라매고 산 논이라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하면서 팔았는데 땅을 산 사람이 어머니 저녁에 울지 마시고 아들 말대로 편안하게 즐기면서 맛있는 것 사 잡수시고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사세요. 아프지 말고 재미있게 사세요.
그렇게 말은 해도 마음은 허전하다.
임재선(73, 수한 질신, 흙사랑 한글학교)

"아들아 보아라"
사랑하는 아들아 날씨가 많이 덥구나. 잘 지내고 있느냐.
아들아 회사는 열심히 다니고 있겠지.
그리고 손자들도 공부 열심히 하고 있겠지.
아들아 엄마는 아들만 믿어.
김문자(72, 탄부 상장, 흙사랑 한글학교)

"어머니 죄송해요"
6월 15일 오늘은 날씨가 흐렸다. 어머니 생신이었는데 미역국도 못끓여드렸다.
마지막 생일이 될지도 모르는데 섭섭하고 죄스러웠다.
하루종일 마음이 무거웠다. 메르스 때문에 가뵙지도 못했다.
서울 동서도 전화만 왔다. 큰집 형님도 전화만 하셨다.
어머니 죄송해요. 건강하세요.
홍종예(64, 보은 교사, 흙사랑 한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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