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고 머무는 속리산둘레길이 되는 성공전략 ①지리산둘레길에서 성공의 길을 찾다1
찾고 머무는 속리산둘레길이 되는 성공전략 ①지리산둘레길에서 성공의 길을 찾다1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5.05.20 22:26
  • 호수 29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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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둘레길, 지역을 변화시키다
 
 

백두대간을 보전하고 속리산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을 분산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2016년까지 속리산둘레길을 조성된다. 속리산둘레길은 충북의 보은군과 괴산군, 경북의 상주시와 문경시 등 4개 시·군 14개 면을 관통하는 13개 구간 194㎞에 달한다. 보은군 구간은 2개 노선 47㎞으로, 현재 산외면 대원리에서 백석리까지 약 12㎞에 이르는 1차 조성사업을 마친 상태다.
괴산군 구간은 용추계곡, 산막이옛길, 미선나무 자생지 등을 갖고 있으며, 문경시 구간도 백화산을 중심으로 백두대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산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보은군은 괴산군과 문경시에 비해 탐방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매력적인 요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으로, 탐방객을 유인할 수 있고 탐방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춰 타 시군에 비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에 전국적으로 수 십 만명의 탐방객들이 찾고 있는 둘레길을 찾아 보은군이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을 취재 보도함으로써, 속리산둘레길 보은군 구간이 명소가 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대한민국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을 보존하는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지리산둘레길'은 지리산 주변의 전북, 전남, 경남 3개 도와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20개 읍면 140여 개 마을을 이어주는 약 295㎞의 장거리 도보길이다.
2004년 생명평화 탁발 순례단이 지리산권에 사람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순례길의 필요성을 제기하여 지리산권 시민단체가 '걷는 길'을 제안하게 됐다. 이후 2005년 산림청의 후원 속에 민·관·학 거버넌스(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대)가 구성되어 기본구상을 마치고 2007년부터 둘레길 조성에 들어가 2012년 5월 25일 22개 구간이 최종 개통되면서 국내 최초의 장거리 트레일이 조성됐다. 총사업비는 녹색자금 67억원이 투입됐다.
지리산둘레길은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옛길, 숲길, 농로길, 마을길, 강변길 등을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의 다양한 풍속, 역사, 문화 등을 체험하고, 걷기운동을 통한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됐다. 특히, 걸으면서 자기를 성찰 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한국형 트레일 조성의 첫 출발지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동군 구간의 나본마을 박모씨(63)는 "최근 2~3년 사이에 2~5명씩의 종주객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단순히 관광 삼아 단체로 와서 걷는 사람들과 이용 패턴이 다르고 지리산둘레길을 걸으면서 스스로를 성찰하게 되는 길이라고 부르더라"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 톡톡
2008년 4월 27일 지리산둘레길 시범구간(남원 산내~함양 휴천)이 개통되면서 5월부터 탐방객들이 찾기 시작해 2010년 말까지 2년 7개월 동안 49만4천명이 찾았다.
여기에 2010년 인기 TV프로그램인 '1박2일'에 소개되면서 급격히 늘어나, 2011년 34만3천894명, 2012년 39만7천917명, 2013년 48만1천38명이 지리산둘레길을 찾았고, 지난해 55만3천명이 지리산둘레길을 방문해 50만명 시대를 열었다.
이렇게 지리산둘레길을 찾는 탐방객들이 늘어나면서 경제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경남 하동군 대축~삼화실 구간에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서당마을은 과거 마을을 찾는 탐방객들의 편의를 위해 회관을 내어주고 탐방객들이 성의껏 주는 대로 돈을 받았으나, 3년 전 하동군청의 예산을 지원받아 마을회관 2층에 편의시설을 갖춘 숙소를 만들어 1인당 1일 2만원씩 받고 있다. 이익금은 마을기금으로 활용해 마을 자체사업이나 주민 나들이에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하동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삼화에코하우스는 2013년 11월부터 최대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했으며,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갖추고 도농교류거점센터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북 남원시 인월면 구간도 지역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큼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되고 있었다. 과거 인월면은 3개 도를 아우르는 요충지로 크게 번성했으나, 전국의 농촌지역이 그러하듯이 인구가 3천500명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위축됐었다.
하지만, 인월면이 지리산의 주능선을 조망할 수 있고 산촌과 농촌이 만나는 접점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다랭이논을 볼 수 있어 지리산둘레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인월~금계 구간의 시·종점이 되면서 변화는 찾아왔다.  특히, 인월면에는 지리산둘레길 남원(인월)안내센터가 위치하고 있어 대부분의 탐방객들이 센터를 방문해 필요한 정보를 얻은 후, 식사와 숙박,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지역이 됐다.
이로인해 식당과 숙박시설을 중심으로 상권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으며, 인구도 매년 서서히 늘기 시작해 지난해 4천명을 넘어서게 됐다. 지난 5월 15일 인월면은 면 소재지 정비사업과 버스터미널 개선사업으로 면 전체가 활기찬 모습이었고, 흑돼지국밥으로 유명한 재래시장 내 OO식당에서는 점심식사를 하는 탐방객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월면이 고향으로 세탁업을 하고 있는 박연규(59)씨는 "낙후된 고향이 서서히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한 마음"이라며, "세탁소야 별 재미를 보지 못하지만, 식당이나 숙박업소들을 둘레길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5만명이 둘레길을 방문할 경우 인근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생산 26억5천300만원, 소득 4억8천만원, 고용 53명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숲길은 2011년에 34만3천894명이 방문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약 340억4천500만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어 이용자 1인당 평균 9만9천원을 지출한 셈이다.


지역민과 함께해야 둘레길은 산다
지리산둘레길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관리·운영되는 요인으로 지역과 주민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먼저 손에 꼽힌다.
먼저, 지리산둘레길의 노선을 정하고 조성사업을 할 때 주민들의 협력이 필요했다.
둘레길 노선이 사유지를 통과하는 경우, 해당 주민을 만나 둘레길에 대한 의미와 이로 인한 파급효과를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얻었다. 마을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는 유적을 둘레길과 연결시키고, 이용자 편의시설(화장실, 음수대, 간이쉼터 등), 숙박시설, 마을특색을 살린 다양한 상품개발 등도 마을주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었다.
또한, 둘레길 개통 후 원활한 관리운영과 둘레길로 인한 지역민의 민원이 발생했을 경우를 위해서도 주민들과 함께하는 것이 필요했다.
탐방객에게 마을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부터 시작해 길을 묻는 탐방객에는 길안내자 역할을 해야 하고,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묻는 탐방객에게는 해설사 역할을 해주어야 했다. 나아가 숲길해설사, 문화해설사, 안내센터 직원으로 활동하는 활동가도 지역주민들의 참여 없이는 조직 구성자체가 어려운 이야기다.
지리산둘레길이 유명해지면서 주말과 휴일에 일부 구간에는 차량들이 떼로 몰려 마을주민들이 농기계를 이동시키지 못할 정도로 도로를 차지해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데, 지역민과 사전에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 경우에는 해결방법이 없다. 민원으로 둘레길을 폐쇄하거나, 우회하는 둘레길을 새로 만든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이웃에서 과거 지리산둘레길 조성에 참여했고 현재 관리운영을 하고 있는 (사)숲길이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숲길에서는 매년 지리산둘레길 안전기원제를 5개 시군서 진행하고, 또 매월 1회씩 지리산권 종교인과 지역주민, 둘레길 탐방객이 참여한 가운데, 지리산둘레길 마을순례(안녕기원제)를 진행함으로써 지역과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사)숲길 이기원 사무국장은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 지리산 전 마을을 돌아보는 1000일 순례는 마을주민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활동"이라며 "마을주민들과 지리산 둘레길에 대한 의미를 공유하고 소통해 함께 가꿔가는 활동을 하자는 취지"라고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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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범 2015-06-08 10:20:47
기사 댓글 고맙습니다. 차후 유지관리부분까지 염두해두고 둘레길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취재결과 느꼈습니다. 물론 담당 주무관님의 관심과 열정이 제일 중요하구요!! 중부권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명품 속리산둘레길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송광호 2015-06-04 21:33:11
금일 세번째 연재를 읽고 거꾸로 1-2번째 기사를 읽습니다.
속리산둘레길 활성화를 위해 힘써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많이 배워서 실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