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도 상품이다, 사진명소로 가꿔라
고개도 상품이다, 사진명소로 가꿔라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5.04.29 19:27
  • 호수 29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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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티고개 나무 제거로 열두 굽이 조망 가능
▲ 나무제거로 S자 도로를 조망할 수 있는 말티고개의 모습이다.
▲ 경남 함양의 오도재. S자형 도로로 유명한 곳이다.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말티고개 주변에 나무가 우거져 열두 굽이의 모습을 한 눈에 보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보은군이 말티고개 주변 나무를 제거함으로써 현재 고개 정상부에서 말티고개 열두 굽이를 조망할 수 있게 됐다. 하늘에서만 조망이 가능했던 풍경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말티고개 잡목이 제거되자 이를 가장 먼저 반긴 사람은 사진작가들이다. 이들은 벌써 열두 굽이를 촬영해 블로그에 담는 등 말티고개를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열중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말티고개'를 이미지로 검색하면 잡목이 제거된 최근의 모습이 올라와 있을 정도다.

다만 잡목을 제거한 후 정비되지 않아 아름다운 모습으로 담기지 않고 또 전망대가 없어 고개 전체를 하나로 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또 보은군이 단풍명소로 가꾼다며 단풍나무를 식재해 몇 년 후에는 말티고개의 열두 굽이가 단풍나무 등 숲에 가려지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사진작가들은 다른 지자체가 고개를 사진 명소로 가꿔 관광지로 홍보하는 것처럼 말티고개도 잡목을 제거한 이번 기회에 사진명소로 가꾸면 좋겠다고 희망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명소가 된 고개가 꽤 있다. 말티재와 같은 구비를 보이는 경남 함양의 오도재는 사진촬영 명소로 전국에 이름나 있다. 지리산 권역에 있는 이곳을 일부러 찾아가 인증샷을 찍는 관광객들이 많다. 영동 민주지산의 도마령, 경북 영양군과 울진군을 잇는 구주령 등도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구주령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선정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이같이 고개가 명소가 되는 것은 사진작가들의 힘이 크다.

사진작가들은 단 한 장의 사진을 포착하기 위해 수차례 방문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그림이 좋은 곳은 계절로 색다르게 연출해 사진으로도 그 곳에 가고 싶게 만든다. 지자체가  돈을 주고 용역을 맡긴 것이 아니라 사진작가들이 알아서 홍보를 해준 것이 관광객 유입에 큰 역할을 한다.

자치단체의 노력에 의해 사진명소로 거듭나면서 관광명소로 발전시키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영동군이다. 매년 속리산 법주사로 한정한 사진촬영대회를 개최해 색다른 사진이 나오지 않는 보은군과 달리, 영동군은 영동군 전역을 대상으로 전국 관광사진 공모전을 개최해 영동군내 명소를 찾아내고 있다. 흔히 알려진 곳 외에도 도마령을 비롯해 솔티고개, 월류봉, 반야사 등을 사진 명소로 만들어냈다. 특히 숲에 가려져 있어 가시권에서는 조망하기가 어려운 도마령은 전망용 데크를 설치해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도마령을 감상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시설, 이미 관광명소가 됐다.

이같이 타 자치단체가 하찮을 수도 있는 고개를 명소로 만드는 등 새로운 관광객 유입정책을 펼치는 것과 같이, 보은군도 적극적으로 사진명소를 발굴해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탄부 임한 솔밭이나 마로 원정 느티나무와 들판, 수리티재의 일몰과 일출 등 사진작가들이 찾아낸 사진명소가 있지만 현장에서는 전망용 데크는 고사하고 안내간판 하나 찾을 수 없는 곳이 보은이다.

사진 명소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은 열두 굽이 말티고개도 이대로 두면 또다시 숲속에 가려진 그저 그런 고개로 전락하게 된다. 열두 굽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전망대를 설치하고 굽이들이 나무에 묻히지 않도록 키가 크지 않은 나무로 바꾸고 단풍나무는 주변에 식재한다면 보은군청이 지향하는 단풍명소도 만들면서 사진찍기 좋은 명소도 될 수 있다.

수십억, 수백억원을 들여 새로운 관광지를 만드는 것도 일견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큰 돈 들이지 않고도 기존의 자원을 명소로 가꾸는 관광정책이 요즘 관광트렌드에 비춰보면 훨씬 더 실속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충북 최고의 관광지인 속리산을 보유한 관광1번지이면서도 관광군으로 각광받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것을 보은군은 이점을 되짚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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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국영 2015-06-15 20:11:12
ㅁ- ㅁ.....
맞습니다. 발전하는 보은을 위해 꼭필요한 말씀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