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축제 방문객을 정확히 집계해야 하는 이유
대추축제 방문객을 정확히 집계해야 하는 이유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5.03.25 19:34
  • 호수 2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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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이 올해 10월 16일부터 10일간 개최되는 2015 대추축제에 100만 관광객, 100억원의 농특산물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지난 3월 18일 대추축제추진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한 정상혁 군수는 "전국의 많은 축제를 다녀보았는데, 관광객 수를 집계하는 축제는 몇 곳이 되지 않았다"며 "보은군은 임기 2년차였던 2011년 대추축제부터 용역을 주어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 수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추진위원들을 격려했다.

정 군수의 말대로 그동안 보은군이 용역을 주어 파악한 보은대추축제 방문객 수와 판매액을 보면, 2011년 방문객 29만명 농특산물 판매 37억5천만원, 2012년 61만5천명 62억9천만원, 2013년 69만2천명 75억3천만원, 2014년 72만7천명 93억6천만원이다.

지난 4년간 대추축제에 232만4천명이 방문했고, 이들이 구입해간 보은지역 농특산물의 판매액은 269억3천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 수치를 1인당 농특산물 구입액으로 나눠보면, 1만2천원 정도에 불과하다. 매년 수십만명이 대추축제장을 찾음에도 보은지역 농특산물 구매에는 인색했던 셈이 된다.  결국, 대추축제에 와도 사갈만한 물건이 없었다는 것 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하지만, 일부에서 제기하는 대로 방문객 수가 부풀려져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축제장 곳곳에서 중복 집계되어 실제 방문객 수보다 4~5배 가량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에 의하면,  1인당 농특산물 구입액은 5~6만원 선까지 올라가게 된다. 매년 대추축제장을 돌아다니면서 보게 되는 관광객들의 모습은 양손에 농특산물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적어도 1인당 1만2천원의 농특산물을 구입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행정은 계획, 집행, 평가, 환류의 순으로 흐른다. 따라서, 대축축제에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정확히 집계가 되어야 거기에 맞는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또한 보완대책이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

보은군의 발표대로 방문객 수와 판매액이 맞는다면, 보은지역에서 생산되는 구매력이 떨어지는 농특산물인 것이므로, 올해 대추축제를 준비하는 보은군은 농특산물의 질을 높이고 다양화해서 방문객들이 많이 사가도록 하는 것에 방향이 맞춰져야 한다.

반면, 관광객들이 5~6만원 이상의 농특산물을 구입해가는 것이 맞는다면, 올해 대추축제의 방향은 외지 관광객들을 많이 유치해 더 많은 농특산물이 판매되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정확한 방문객 수를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대추축제는 시작되어야 한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정상혁 군수는 취임 2년째인 2011년 대추축제부터 군청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3일간의 대추축제를 10일로 연장하는 강수를 선택했다. 이로 인해 지역 농특산물의 판매가 늘어났고, 지역 농가의 판로 걱정을 덜어준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제 대추축제는 보은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군수의 치적쌓기나 공무원들의 성과 부풀리기에 이용되기에는 보은군민 모두의 축제가 됐다. 대추축제의 내실을 다지고 지역 농가 및 주민, 그리고 방문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정확한 방문객 집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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