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농협조합장에게 바란다
새 농협조합장에게 바란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5.03.18 23:13
  • 호수 2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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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조합장선거에서 보은농협은 최창욱 후보가 당선되고 남보은농협은 구본양 후보가 당선됐다.
당선자들은 오매불망하던 조합장에 당선됐으니 일단 개인적인 영광이겠지만 그 영광스런 마음이 언제까지 갈지 걱정이다. 보은농협이나 남보은농협이나 해결해야할 현안들이 첩첩산중이다.

보은농협은 일단 감자로 인한 결손이 어디까지 갈지 끝이 불투명한 상태다. 2014년 결산에서는 감자로 인해 농협중앙회 감사는 13억500만원, 경남도지부 감사는 적자 규모를 13억8천만원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보은농협부실경영공동대책위는 감자로 인해 타 조합과 농가에 변상해야할 금액이 20억원에서 최대 70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했다.

그럴리 없기를 희망하면서 만에 하나 20억원에서 최대 70억원의 변상액이 확정될 경우 보은농협은 수십년 동안 조합원들에게 한 푼도 배당하지 못할 수 있다. 고령의 조합원들은 아마 생전에는 배당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보은농협이 한 순간에 스러질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최창욱 조합장 당선자의 어깨가 무거운 것도 이 때문이다.

남보은농협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더욱이 남보은농협은 소재지를 끼지 않아 보은농협 보다 사업을 하기가 더욱 어렵다.

보은군 최대 곡창지대를 관할구역에 갖고 있지만 쌀은 남보은농협의 가장 부담되는 작목이다. 가장 높은 수입을 내야 하는 작목임에도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승사과가 유명하다지만 상당량의 사업을 원협에 선정담하고 있다. 많은 조합원들이 충북원예협동조합에도 복수 가입해 원협 이용률이 더 높다.

6개면을 합병한 후 농협중앙회와 농식품부의 무이자 자금이 지원되는 5년간 농협의 뿌리를 튼튼하게 할 신규사업을 발굴하지 못했다.

초저금리 시대 예대마진 역조인 신용사업과 한미, 한중 FTA로 인한 불확실한 경제사업 등 지표적으로 암울한 현실에서, 최창욱 당선자와 구본양 당선자의 갈길이 멀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 어려운 때일수록 협동조합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농업협동조합법에 '지역농협은 조합원의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하여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그동안 지역농협이 법에 명시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왔다면, 농협에 대한 비판과 원성이 지금처럼 높지는 않을 것이다.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책임지고 팔아주고, 조합원들의 영농활동을 돕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최소한의 안전판이 돼주는 협동조합으로서 지역농협의 역할을 할 것을 주문한다. 또 무리한 사업추진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임기 내에 업적을 남기고, 조합원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요량으로 무리한 사업을 벌여 조합을 파탄내는 일 없이 두 조합장이 어려운 두 농협에 새로운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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